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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새로운 미니멀리즘의 유혹, 폭스바겐 폴로


과하게 치장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명품인 차들이 있다. 기본에 충실하며 동급의 표준과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자동차. 폭스바겐이 다시 한 번 그런 차를 선보였다. 국내에는 처음 출시된 폴로. 수입차 시장에 합리적인 가격대로 등장한 이 소형차는 이미 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호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 / 김동균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폴로는 폭스바겐 디자인의 정체성이 그러하듯 간결하고 세련됨 그 자체를 지향한다. 다른 소형차들이 추구하는 귀여움이나 여성스러움, 재미있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멋스러움이 있어서 남자들도 꽤 선호할만한 디자인.

세련된 색감으로 선보이는 그레이나 블루는 폴로의 디자인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직접 시승한 차는 흰색. 깔끔하고 정제된 느낌이 드는 이 색상은 페인트를 여러 번 덧칠한 것처럼 매우 희고 고운 편으로 퓨어한 감성을 느끼기 충분하다.


실내 인테리어는 그다지 돋보이지 않는다. 기존 폭스바겐에서 볼 수 있던 무난한 디자인에 대부분의 조작법이 간단명료하여 편의성은 뛰어나다. 인체공학적 설계가 적용된 앞좌석 시트는 성인이 앉았을 때 그리 좁지 않으나 뒷좌석은 아무래도 답답하게 느껴지는 편. 작은 차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라면 한 치수 작은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국내 출시된 폴로는 6개의 스피커와 MP3 파일 재생이 가능한 싱글 CD 플레이어, AUX 멀티미디어 단자, 레인센서를 포함한 ECM 룸미러, 전자식 폴딩 기능이 탑재된 사이드 미러 등의 편의장비들을 기본으로 갖췄다. 한글 내비게이션은 딜러 옵션으로 탑재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차세대 커먼레일 시스템이 적용된 4기통 1.6 TDI 엔진, 건식 듀얼 클러치인 7단 DSG 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90마력(4200rpm), 최대토크 23.5㎏·m(1500~2500rpm)를 발휘한다. 이 차의 특징은 실제 주행에서 수치를 뛰어넘는 충분한 힘과 단단하고 묵직한 안정감을 준다는 것에 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장점은 굉장히 우수한 실제 연비. 효율성은 최고수준이다.


폴로의 성능을 체험하기 위해 먼저 타이트한 헤어핀코스로 구성된 카트 경기장을 달렸다. 출발 전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엑셀을 밟는 순간의 가속력은 그다지 신속하지 않지만 주행을 하는 동안의 다부진 힘과 편안함, 코너를 돌아나갈 때의 탄탄한 감성, 타이트한 원을 지속적으로 순회해도 거뜬히 제자리를 찾아오는 여유로움과 탈출 시의 가속력은 운전의 재미와 더불어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어진 도로 주행에서도 출발 가속은 어김없이 경쾌하지 않았지만 불과 몇 분 사이에 도로에서의 실제 주행을 더 빠르게 유도하는 폴로. 달리고 싶게 만드는 차다. 단단한 차체 강성을 바탕으로 매끄러운 회전 질감에 의한 가속과 제법 건실한 브레이킹 능력, 탁월한 코너링 등은 어떤 환경의 도로에서도 운전하는 즐거움을 준다.


시야 확보가 좋아 날렵하게 달려드는데 무리가 없으며, 언덕을 올라갈 때 순간적으로 내는 힘은 놀라울 정도다. 작은 거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전혀 무색하지 않을 만큼의 힘을 자랑하다가도 내리막길에서는 부드러운 안정감을 선사한다. 외진 도로에서 꽤나 빠른 속도로 과속방지턱을 넘어도 가뿐하다. 어지간한 차라면 충격이 심했거나 신경이 곤두섰을 노면에서도 차분한 거동을 보인다.


정해진 시승 코스가 끝나갈 무렵, 카트 경기장과 일반 도로를 달리는 동안 폴로를 타는 즐거움에 물이 든 탓인지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폭스바겐 폴로는 굉장히 야무진 차다. 얼핏 보면 작은 덩치에 특별히 튀는 구석도 없고 마음먹은 대로 움직여줄 것 같지도 않지만, 타면 탈수록 기대 이상의 역동성과 다양한 만족감을 준다. 옆에 두고 오래 타도 질리지 않는 작지만 든든한 친구 같은 자동차. 폴로가 컴팩트 해치백의 표준이라 불리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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