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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일렉트릭 핫 해치, 폭스바겐 골프 GTE


해치백의 교과서라 불리며 전 세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폭스바겐 골프는 효율을 중시하는 경제적인 모델부터 레이싱 DNA를 품은 고성능 모델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7세대부터는 자사의 유연한 플랫폼인 MQB를 이용해 다양한 파워트레인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선택의 폭을 더욱 넓혔다.

폭스바겐은 친환경 고효율이 화두로 떠오르기 오래전부터 하이브리드 모델 연구에 힘써왔으며, 마침내 MQB 플랫폼으로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내연기관 엔진에 전기모터를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는 장르로 골프 GTE를 탄생시켜 본격적인 상용화에 돌입했다. 바로 그 차를 타고 서울 도심과 경기도 파주 일대를 달려봤다.

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LED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C’자 형상의 주간주행등과 크롬 라인 등이 산뜻한 느낌을 주는 외관은 ‘GT’라는 이니셜이 붙은 만큼 스포티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기존의 고성능 모델인 골프 GTI, GTD 등과 흡사한 차체 곳곳에는 하이브리드임을 나타내는 포인트가 들어갔다. 전면 헤드램프와 그릴을 가로지르는 라인, 브레이크 캘리퍼, GTE 엠블럼 등이 폭스바겐의 전기차를 상징하는 블루 컬러다. 18인치 투톤 알로이 휠과 적당한 사이즈의 타이어는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모델과 달리 성능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실내 디자인 역시 골프의 다른 고성능 모델들과 흡사하다. 차이가 있다면 GTI는 레드, GTD는 그레이, GTE는 블루 포인트로 꾸며졌다는 것. 계기판은 GTE 전용으로 타코미터 대신 에너지 사용을 표시하는 파워미터가 달려있다. 아울러 6.5인치 디스플레이 컴포지션 미디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드라이브 모드를 설정해 기어노브 주변의 E-모드와 GTE 버튼으로 상황에 맞는 주행설정이 가능하다. 배터리가 2열 시트 하단 쪽에 내장되어 있어 트렁크 용량은 약간 줄어들었다.


두 개의 심장을 가진 골프 GTE는 150마력의 출력과 25.5kg.m의 토크를 가진 1.4리터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기반으로 102마력의 전기모터를 결합해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발휘한다.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매칭되어 0-100km/h 가속시간 7.6초, 최고속도 222km/h를 기록하며, 전기모터로만 주행할 경우에는 최고 130km/h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연비는 유럽기준 66.6km/L에 이른다.


GTE는 5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제공하며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에 맞는 모드를 운전자가 직접 설정하고 계기판 다기능 디스플레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 충전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완충 상태에서 시동을 걸면 바로 E-모드에서 시작한다.

E-모드는 순수 전기모드로 가까운 출퇴근 거리나 도심 주행에서 최대 50km까지 운행할 수 있고, 미리 설정한 최저 배터리 한계에 도달하면 자연스럽게 내연기관 엔진이 작동한다. 순간적으로 고출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E-모드가 해제되면서 엔진과 전기모터가 함께 구동된다. E-모드에서는 기어레버를 D에서 B로 바꾸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바로 감속하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배터리 재생 강도를 조절해 순수 전기차 같은 느낌이 든다.


배터리 사용과 충전은 주행모드에 따라 달라지고, 엔진을 이용한 충전과 전기 충전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가정에서 220V 전원을 통해 충전하면 완충까지 3시간 45분이 걸리며, 폭스바겐에서 제공하는 3.6kW의 카포트 월 박스를 이용할 경우 2시간 15분이 소요된다. 차량에서 바로 충전을 시작하거나 어플리케이션인 카넷 앱을 이용해 충전 시간을 지정할 수 있고, 차량의 마지막 위치를 추적해 실내 온도 설정을 휴대폰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도심을 벗어나 고속화도로에 올라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기어레버 좌측에 위치한 GTE 버튼을 누르자 사운드 액츄에이터가 작동해 듣기 좋은 소리를 낸다. 도심 속에선 순수 전기 모드로 차분하고 여유롭게 달리다가도, 한적한 도로에서는 GT라는 이름에 맞는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하다. 가속페달을 짓누르면 엔진과 모터가 동시에 작동해 묵직하면서도 빠르게 튀어나간다.


앞이 무거운 전륜구동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목적으로 GTI와 GTD에 XDS가 적용되어 있다면 GTE에는 배터리가 있다. GTE는 전기모터와 배터리 때문에 무거워질 수밖에 없지만 다른 부품들의 경량화를 통해 공차중량을 GTD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했고, 뒤쪽에 실린 배터리로 인해 앞 뒤 무게 배분이 개선되고 무게 중심이 낮아져 안정적인 주행에 도움을 준다.

코너에서는 뉴트럴한 움직임을 나타내며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수준급. 서스펜션 반응은 다른 GT 모델들보다 약간 부드럽고 한층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늘어난 무게 대비 브레이크 용량은 커지지 않아 반응은 빠르지만 페달의 답력 대비 제동력이 살짝 부족한 느낌이라는 것.


골프 GTE는 기존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들과 확연하게 다른 성격을 표방한다. 기존에는 가격이 너무 높거나 만족할만한 수준의 성능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소 과해보이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에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골프 GTE는 골프라는 친숙한 이미지와 세련된 디자인, 완성도 높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추고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선 아직까지 현실이 아닌 다가올 미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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