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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같은 얼굴 다른 성격, 포드 뉴 몬데오


포드는 다양한 세그먼트의 폭넓은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다. 1993년 처음 등장했던 몬데오는 2007년 3세대 모델을 마지막으로 퓨전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자취를 감췄지만, 유럽으로 유학을 떠난 퓨전의 유러피언 감성을 이어받으며 다시 4세대로 부활했다. 현재 퓨전은 북미지역에서 생산되고 몬데오는 유럽에서 생산된다.

1분기 국내 수입차 시장의 70%를 유럽산 디젤 차종들이 선점한 반면, 미국산은 대부분 가솔린 차종이라는 점에서 고전하고 있다. 그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몬데오는 디젤 엔진과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장착해 고효율을 내세우며 독일차에 밀리지 않는 상품성을 과시한다.

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포드 유럽의 패밀리룩인 키네틱이 적용된 몬데오의 외관은 퓨전과 매우 흡사하지만 소소한 디테일의 차이가 있다. 약 500개의 LED가 적용된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는 선명하고 진한 눈매를 가졌다.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이 가변으로 작동되는 차량들이 있는 반면, 몬데오의 경우는 각각 분리되어 있다.


크롬 라인이 들어간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태는 마치 애스톤마틴의 그것과 흡사하다. 디자인 디렉터인 모레이 칼럼이 애스톤마틴에 근무했던 경험을 포드에 고스란히 녹여놨기 때문. 두툼한 캐릭터 라인과 쿠페 스타일의 유려한 라인을 따라 누운 A필러와 C필러는 몬데오를 굉장히 날렵해 보이게 한다. 후면부는 LED 리어램프와 범퍼 일체형인 머플러 등 퓨전과 같은 모습이다.


실내 역시 퓨전과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같은 레이아웃을 사용하며 소소한 변화를 가미한 정도. 하지만 계기판이 듀얼 LCD로 구성됐던 퓨전과 달리 아날로그 방식과 4.2인치 LCD의 심플한 형태로 달라졌고, 센터페시아 하단 오디오와 공조기 조작부가 터치식에서 버튼식으로 변했다. 퓨전에서 불편하게 느껴졌던 조작감이 직관적으로 달라진 것은 만족스럽다.

다기능 버튼이 장착된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과 조작성이 우수한 편. 내비게이션과 SYNC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나타내는 8인치 LCD모니터는 그대로다. 포드 SYNC를 제어하는 시스템은 아직까지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안타깝다.


시트의 착좌감은 부드럽게 몸 전체를 감싸주며, 엉덩이 부분은 깊고 허벅지를 잘 지탱해준다. 쿠페 스타일의 외관을 가졌기에 뒷좌석의 경우 머리 위 공간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무릎 공간은 충분히 여유롭다. 트렁크 공간은 차의 급을 감안했을 때 평균적인 수준. 그 외 전반적인 조립 품질이나 마감은 흠잡을 곳 없다.


가솔린 엔진이었던 퓨전과 달리 몬데오는 2.0리터 TDCi 디젤 엔진을 품고 있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며 습식 듀얼클러치 6단 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건식 클러치에 비해 습식 듀얼클러치는 변속 충격이 적은 편. 오토 스타트-스톱 시스템까지 적용된 연비는 복합기준 15.9km/L로 동급의 독일차들과 비교해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몬데오와 함께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파주 헤이리에서 경기도 연천까지 이어진 구간은 고속도로부터 굽이진 와인딩 코스까지 뒤섞인 다채로운 도로 환경. 가속 페달을 밟자 예상외의 경쾌한 몸놀림으로 노면을 박차고 나간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미비하지만 디젤 엔진 특유의 소리는 실내로 유입되는 편. 핸들링은 가벼운 감각에 속하지만 반응이 느리거나 둔하지 않고 즉각적이다.


안타깝게 비가 내리고 노면에 모래가 흥건한 상황이 자주 연출됐지만,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몬데오. 서스펜션은 전형적인 미국차의 감각이었던 퓨전보다 약간 단단해졌다. 어딘가 느슨한 듯한 기분이 들다가도 코너에서 쉽사리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 점은 인상적이다. 브레이크는 초반 답력이 다소 예민해 발을 살짝만 올려놔도 바로 제동을 시작한다. 전반적인 주행 밸런스가 뛰어나기 때문에 장시간 운전에도 피곤하지 않은 특성을 지녔다.


포드는 올해 초 신형 머스탱의 판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했다. 그동안 가솔린 차종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고효율을 중요시하는 최근의 시장 상황에 맞게 유럽 태생의 몬데오를 내세웠고, 다양한 연령대가 만족할만한 패밀리 세단으로 충분한 상품성을 지녔다. 몬데오가 동급의 독일차들을 견제하면 할수록 소비자들의 즐거운 고민은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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