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각종 친환경 모델을 앞 다퉈 쏟아내고 있다. 하이브리드부터 전기차, 수소차까지. 친환경차 시장은 가히 춘추전국시대다. 대세는 전기차로 흐르는 추세지만, 짧은 주행거리와 이를 보완할 충전시설 부족으로 전기차의 대중화는 시기상조인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 아우디가 내놓은 해답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e-트론(e-tron) 라인업이다. 내연기관을 더해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만을 담았으며 주행성능마저 업그레이드했다. 친환경과 효율, 여기에 성능까지 얄밉도록 똑똑하게 다 챙겼다. 아직 전기차가 어색한 대중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서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글, 사진 /
박혜연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아우디는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A3 스포트백을 택했다. 1.4리터 가솔린 터보차저 엔진이 들어간 A3 스포트백에 전기모터를 더해 A3 스포트백 e-트론이 탄생했다. 전기모터만으로도 최대 5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전기를 모두 소모하면 엔진으로 배터리를 충전시켜 다시 전기모터만 사용해 주행할 수 있다. 물론 두 개의 심장을 모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드도 가능하다. A3 스포트백 e-트론은 전기만 사용하는 EV 모드, 하이브리드 홀드, 하이브리드 차지, 하이브리드 오토 등의 네 가지 방식으로 주행 가능하다.
외관은 A3 스포트백과 비교해 차체 사이즈가 약간 더 길어지고 낮아졌다. 여기에 e-트론임을 강조한 배지가 그릴과 펜더 등 곳곳에 붙어있다. 매트 블랙 색상의 싱글프레임 그릴은 14개의 얇은 수평 크롬 스트럿으로 이뤄졌다. 새롭게 디자인된 리어 범퍼 하단에는 머플러 팁 대신 크롬 라인이 들어갔고, 머플러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실내 디자인은 다른 A3 라인업과 동일하지만, 계기판을 비롯해 다양한 부분에 e-트론 로고가 새겨져 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전면이 곡선 형태이며 전체적으로 얇고 평탄하다. 운전자 쪽을 향하고 있는 센터페시아와 어우러져 마치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제트 엔진 디자인의 크고 둥근 송풍구와 공조장치 조작부 사이에는 EV 모드와 하이브리드 모드 등 드라이브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이 위치해 있다.
계기판의 타코미터를 대체하는 파워미터는 시스템의 전체 출력뿐 아니라 드라이브트레인 상태와 배터리 충전 상태도 함께 보여준다. 엔진 회전수는 속도계와 파워미터 사이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시동이 걸리면 팝업되는 모니터에서는 그래픽으로 시각화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에너지 흐름이 표시된다.
A3 스포트백 e-트론은 1.4 TFSI 엔진, 전기모터, 6단 S-트로닉 듀얼클러치 변속기 등 크게 3개의 유닛으로 구성돼 있다. 시스템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7.6초가 걸리며, 최고속도는 222km/h이다.
34kg의 무게를 가진 디스크 형태의 전기모터는 엔진과 기어박스 사이에 위치해 연결이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이 전기모터는 거의 출발과 동시에 33.6kg·m의 최대토크를 뿜어내기 시작해 약 2,200rpm에 이를 때까지 꾸준한 힘을 유지한다. 최고출력은 75kW(102마력)이며, 전기모터만으로 정지 상태에서 60km/h까지의 초반 가속을 4.9초 만에 해치운다.
100% 전기모터만을 사용하는 EV 모드가 아니더라도 시동을 걸고 초반 가속을 담당하는 것은 전기모터의 몫이다. 따라서 엔진이 작동하기 전까지는 소음도 진동도 존재하지 않는다. EV 모드로 달리면 온전히 노면소음만 들려올 뿐이다. 엔진에 의한 진동이 없어 승차감도 더 좋게 느껴진다.
EV 모드에서는 기어를 드라이브 상태로 놓아도 차가 움직이는 클리핑 현상이 없다. 가속페달을 조금이라도 눌러줘야 움직이기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초반부터 전기모터의 강한 토크가 차체를 힘차게 이끌고 나간다. 중저속에서는 가속하는 내내 힘이 남아도는 느낌이 든다.
전기모터로 낼 수 있는 최고속도는 130km/h이며, 그 이상의 고속으로 넘어가기 위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하이브리드 홀드 모드로 자동 전환되면서 엔진이 함께 작동한다. 또한 M, D, S로 나뉜 드라이브 모드 중 S 모드를 선택해도 역시 하이브리드 홀드 모드로 전환된다.
하이브리드 홀드 모드는 주행을 위해 전기모터와 엔진을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모드다.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고 남은 양을 유지한다. 엔진을 사용해 적극적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하이브리드 차지 모드와는 달리,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고 남은 양을 유지한다. 기어노브를 아래로 잡아당겨 S모드로 변환하면 204마력의 최고출력을 체감할 수 있다. 빠르게 가속하고 힘 있게 달려 나가는 A3의 다이내믹한 주행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하이브리드 차지 모드는 배터리 충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전기모터는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정지 상태에서도 엔진을 계속 회전시켜 배터리를 충전한다. 엔진만으로 달리면 전기모터보다 토크가 약해 상대적으로 차가 무겁게 나가는 느낌이 든다. 하이브리드 차지 모드를 사용하면 일반 가정용 전기로 충전하는 것보다 배터리가 빠르게 충전된다.
하이브리드 오토 모드로 주행하면 엔진과 전기모터를 최적으로 사용하며 장거리 주행 시에도 연료 소모를 최소한으로 줄인다. 별다른 고민 없이 편안하게 주행하면 최적의 연비를 뽑아준다. 남은 배터리 잔량도, 연료 사용량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전반적인 주행감각은 기존의 A3와 상당히 비슷하다. 탄탄한 차체와 단단한 하체까지 그대로 닮았다. e-트론 모델이 더 무거운 탓에 둔할 것 같지만 저속부터 꾸준하게 발휘되는 전기모터의 토크 덕분에 오히려 더 날쌔게 치고 달린다. 무겁기 때문에 득이 되는 부분도 있다. 배터리가 뒤쪽에 실려 있어 앞 뒤 무게배분이 우월하고, 더욱 안정적인 운동성능을 뒷받침한다.
꾸준한 제동력을 이어가는 브레이크 또한 믿음직하다. 초반에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다른 A3 모델들과 다르게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정도와 비례해서 멈춰 선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고속에서는 타력주행으로 에너지를 회수하고, 중저속에서는 두 동력원 모두 완전히 비활성화 되어 더 이상 제동 토크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브레이크 에너지 회생 시스템은 급제동 상황만 제외하고 작동된다.
아우디는 A3 스포트백 e-트론의 연료탱크 40리터를 가득 채울 경우 최대 94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순계산으로는 리터당 23.5km/L의 연비가 나오는 셈이다. 추가 충전 없이 하이브리드 오토 모드로 주행하면 알아서 연비가 조절된다. 실제 100km의 거리를 시승하는 동안 70km 정도를 전기모터로만 달릴 수 있었다. 배터리 완충까지는 산업용 전기를 이용하면 2시간 15분가량 걸리고, 가정용 전기로는 독일 기준 약 3시간 45분 정도 소요된다. 가정용 전기의 경우 독일은 230V, 한국은 220V를 사용한다.
현존하는 순수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은 장거리 주행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도심 안에서 가까운 거리만 이동한다면 매력적일 수 있지만, 다른 지역을 넘나들기엔 부족한 충전시설과 긴 충전시간 등이 발목을 잡는다. 고속주행에서 급격하게 떨어지는 주행가능거리 또한 불안요소다.
A3 스포트백 e-트론은 그러한 전기차의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만을 가져왔다. 이동거리 50km 이내에서는 얼마든지 충전을 반복하며 전기차로만 사용할 수 있고, 그 이상의 거리는 엔진을 함께 사용하며 스스로 충전도 가능하다. 결국 도심에서의 출퇴근과 장거리 이동 모두에서 최적의 효율을 발휘한다. 게다가 출중한 성능과 운전재미까지 제공하니,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효과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이 모든 것을 실현한 시스템이 어색하거나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운전자가 차에 적응할 필요 없는 굉장한 완성도를 갖췄다. A3 스포트백 e-트론의 국내 공식 출시는 올해 하반기로 예정되어 있다.
추가정보를 입력해주세요!
서비스(이벤트, 소유차량 인증 등) 이용을 위해, 카이즈유 ID가입이 필요합니다.
카이즈유 ID가 있으신가요?
카이즈유 ID를 로그인 해 주세요.
SNS계정과 연결되어, 간편하게 로그인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