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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보통이 아닌 선택, 닛산 맥시마


닛산이 플래그십 세단 맥시마를 한국에 선보였다. 현재 한국닛산의 볼륨 모델인 알티마의 윗급. 국내에는 첫 출시지만, 이미 완전변경을 7번이나 거친 8세대 모델이다.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플래그십 모델을 소개할 때 고급스러움과 첨단 기술을 내세우는 반면, 맥시마는 유독 미래지향적인 독특한 외관과 뛰어난 주행 성능을 강조하고 나섰다. 심지어 닛산 자체적으로는 ‘스포츠’ 세단이라는 표현까지 덧붙였다.

글, 사진 / 박혜연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한국닛산


맥시마의 외관은 2014년 공개한 스포트 세단 컨셉트와 흡사하다. 컨셉트카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낸 플래그십 세단 맥시마는 역동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닛산이 그리는 미래의 방향성을 짐작케 한다.

닛산의 패밀리룩인 V모션 그릴과 부메랑 형상 헤드램프는 강인하고 민첩한 인상을 만들며, 휠 아치 볼륨을 강조해 물결처럼 흐르듯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은 역동성을 강조한다.


루프 라인은 마치 쿠페처럼 트렁크 부분까지 이어지지만 뒷좌석 공간이 중요한 세단이다보니 진짜 쿠페처럼 C필러를 기울인 건 아니고 트렁크 부분을 높여 쿠페처럼 이어지도록 디자인했다. 블랙으로 처리된 모든 필러와 C필러에서 트렁크 쪽으로 뻗은 블랙 라인은 마치 지붕이 떠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낸다. 덕분에 차체가 더욱 날렵해 보인다.

후면의 리어램프도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부메랑 형상. 그런데 방향지시등이 붉은색이다. 국내 법규에는 황색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FTA로 인해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의 경우 문제될 건 없다.


실내는 전반적으로 넉넉한 공간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선보인다. 여기에 스포티한 요소들이 살짝 가미됐다. D컷 스티어링 휠과 운전석 쪽으로 살짝 틀어진 센터페시아가 그러한 요소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8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고 있으며, 계기판 사이에도 7인치 디스플레이가 들어가 운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시계에서 착안했다는 커멘드 컨트롤러와 다이아몬트 퀼팅 디자인 시트 등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배가시킨다.


닛산이 맥시마를 소개하면서 거듭 강조한 것은 퍼포먼스. 엔진은 3.5리터 6기통 가솔린 자연흡기 방식의 최신 VQ 엔진. 최고출력은 303마력으로 동급에서 보기 드물게 300마력이 넘고, 최대토크는 36.1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닛산의 특기인 무단변속기가 조합된다. CVT는 ‘스포츠’ 세단이라는 설명과 어울리진 않기에 우려스럽기도 했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가속 성능과 질감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큰 차체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출력을 바탕으로 경쾌하게 달려 나간다. 흔히들 펀치력이라고 표현하는, 머리가 뒤로 젖혀질 그런 정도까진 아니지만 저속에서부터 고속까지 꾸준하게 거침없고 매끄러운 감각으로 속도를 높인다. 무단변속기라는 걸 흠잡을만한 요소는 없다.

맥시마는 경쾌하고 시원하게 잘 달리는 만큼 잘 서기도 한다. 매끄러운 가속처럼 제동력도 마찬가지. 울컥거리는 현상 없이 모든 영역에서 일정하고 고르게 답력이 걸린다. 원하는 순간에 원하는 만큼 멈춰 설 수 있게 하는 안정적인 브레이크 덕분에 가속 성능을 즐기게 된다.


고속에서도, 제동 시에도, 코너링에서도 맥시마는 한결같이 안정적이다. 차체 밸런스가 뛰어나며 코너에서 롤링도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차체가 균형을 잃어 운전자가 기지를 발휘해야 할 경우는 거의 없을 듯하다. 고출력을 발휘하지만 전반적으로 운전자의 능력과 상관없이 쉽고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은 묵직하고 유격이 없어 고속에서는 굉장히 안정적인 감각. 하지만 저속주행이나 주차 시에는 무게감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승차감 자체는 플래그십 세단이라기엔 결코 부드럽지 않다. 노면의 충격이 꽤나 전해지는 성격.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의 거동이 세련되게 느껴지진 않는다. 반면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이 불필요한 소음을 제거해주는 정숙성이 돋보인다. 드라이브 모드는 노멀과 스포츠 두 가지로, 스포츠 모드에서 액티브 사운드 인핸스먼트가 스피커를 통해 좀 더 증폭시키는 엔진 및 배기 사운드를 제외하면 주행 성능에서 큰 차이는 와 닿지 않는다.


맥시마는 상당히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을 지녔다. 그리고 그러한 장점들을 있는 그대로 전면에 내세운다. 다른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세단과는 반대 방향이라고 할 만한 행보다.

국내 반응은 한국닛산의 기대를 넘어섰다. 한 달 만에 150대의 사전 계약이 진행됐다고 하니, 미리 확보한 3개월치 물량이 대부분 팔려나간 셈이다. 비슷비슷한 동급 세단들 속에서 다른 대안을 원했던 이들에게 좋은 답안이 된 것일까. 다른 건 몰라도 매력적인 가격대비 가치에 있어서만큼은 최고의 만족감을 안겨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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