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승기

슈퍼 스페셜, 애스턴 마틴 & 맥라렌


애스턴 마틴과 맥라렌의 국내 공식 딜러인 기흥인터내셔널이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인제스피디움 서킷에서 기자단과 고객들을 초청해 기흥인터내셔널 트랙 데이를 진행했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애스턴 마틴과 맥라렌 차종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체험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 애스턴 마틴 DB9, 맥라렌 650S 쿠페와 함께 달려봤다.

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고성능 럭셔리 GT - 애스턴 마틴 DB9

애스턴 마틴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은 바로 ‘본드카’다. 007 시리즈에 꾸준히 등장하며 인지도를 쌓아올렸다. 파워, 뷰티, 소울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영국 고유의 유산을 간직한 영국 태생 애스턴 마틴. 그중 DB 시리즈는 1945년 데이비드 브라운이 애스턴 마틴의 오너로 취임한 뒤 그의 이름 이니셜을 따서 만들어졌다.


매끈하고 날렵한 인상의 DB9은 4인승 쿠페로 6.0리터 V12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 517마력, 최대토크 63.3kg.m를 발휘하며 6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0-100km/h 가속시간은 4.6초, 최고속도는 295km/h다. 실내로 들어서자 가죽과 알칸타라의 향연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발산한다. 아날로그 계기판,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스타트 버튼과 기어 셀렉트 버튼 등에서 클래식한 감성이 묻어난다.


짧지만 강렬했던 DB9과의 만남은 롱 슬라럼 코스에서 시작됐다. 일반적인 슬라럼보다 라바콘의 간격을 넓혀 중속 코너링을 느낄 수 있도록 마련된 코스. 가속페달을 밟자 엔진과 배기 사운드가 뒤섞여 흥을 돋운다. 덩치에 비해 노면을 박차고 나가는 느낌이 경쾌하며, 서스펜션이나 핸들링 반응은 타이트한 스포츠카의 느낌보단 부드럽고 여유 넘치는 GT다운 성향이다.

카본 세라믹 대용량 브레이크의 제동력과 피렐리 P 제로의 조합은 출력에 비해 과분할 정도로 성능이 우수했다. 영화에서 본 애스턴 마틴 차량은 까다롭고 다루기 힘들 것 같았지만, DB9은 예상과 달리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을 선사하며 제대로 된 영국 신사의 젠틀함을 보여줬다.


타짜, 진정한 놀이터를 만나다 – 맥라렌 650S

맥라렌이란 이름을 듣고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F1’이라면, 아마도 모터스포츠에 관심 많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맥라렌의 역사는 뉴질랜드 태생의 전설적인 카레이서 부르스 맥라렌으로부터 시작됐다. F1의 기술력을 집약시켜 처음 탄생한 차량이 바로 맥라렌 F1이다. 이후에도 맥라렌은 항상 F1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양산차를 제작했다. 현재는 2011년에 선보인 MP4-12C의 디자인큐를 이어가고 있으며, 공도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인 하이브리드 슈퍼카 맥라렌 P1의 뉘르부르크링 서킷 랩 타임이 큰 이슈가 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와 모터스포츠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패독에서는 맥라렌 650S 쿠페와 스파이더 차량이 기다리고 있었다. 650S를 타고 달리게 될 인제 서킷은 총 길이 3.9km로 고저차가 크기 때문에 블라인드 코너가 많고 뱅크가 깊어 국내 서킷 매니아들에게 인기가 높다. 차와 코스를 익히기 위해 전문 인스트럭터의 주행에 따라 코너 진입과 브레이킹 포인트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기로 했다.


차량에 탑승하기 전, 녀석의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며 외모를 관찰해본다. 낮게 깔린 차체는 튀어나갈 듯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 같다. 부메랑 형상의 헤드램프, 루프라인을 따라 흐르는 유려한 곡선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카본 파이버가 아낌없이 사용된 차체는 경량화와 멋스러움을 모두 살렸다. 그 외에도 전륜 19인치, 후륜 20인치의 경량 알로이 휠과 뛰어난 그립을 자랑하는 피렐리 P 제로 코르사 타이어, 대용량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등이 장착되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에어브레이크 기능을 하는 가변식 스포일러 밑으로는 거친 사운드를 뿜어내는 머플러 팁이 자리 잡고 있다.


맥라렌 F1부터 시작된 시그니처 다이히드럴 도어는 하늘을 향해 열리며 운전자를 맞이한다. 카본과 알칸타라로 뒤덮인 실내에서는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겨 나오지만 애스턴 마틴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심플하고 간결하며 오로지 달리기 위한 목적의식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버킷시트에 몸을 맞추고 본격적인 피트 아웃. 낮게 깔린 포지션과 묵직한 페달의 압력은 레이싱카의 DNA를 그대로 이어 받은 듯하다.


실내 공간 뒤쪽으로 엔진이 위치한 미드쉽 형태의 650S 쿠페는 3.8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650마력, 최대토크 69.1kg.m를 발휘한다. 이 엔진은 SSG 7단 변속기와 결합되어 0-100km/h 가속을 3.0초에 해치우고, 최고속도는 333km/h에 달한다.

가속페달에 힘을 더하자 무섭게 노면을 박차고 나가는 650S 쿠페.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다음 코너가 기다리고 있다. 많이 달려본 서킷이지만 한 차원 높은 가속력에 브레이킹 포인트를 놓치고 말았다. ‘아차’ 하는 순간, 브레이크 페달을 밟자 중력을 거부하듯 에어브레이크가 함께 작동하며 제동에 들어간다. 과도한 진입으로 언더스티어가 발생할 뻔 했으나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와 에어 브레이크, 고성능 타이어가 삼합을 이뤄 원하는 라인으로 공략이 가능하도록 운전자를 돕는다.


더블위시본 구조의 서스펜션은 노면 정보를 고스란히 엉덩이로 전달하면서도 끈덕지게 노면을 부여잡는다. 승차감이 좋고 나쁨을 논할 여지가 없다. 오히려 노면 정보를 전달해주는 것에 감사할 뿐. 코너에 과감하게 찔러 넣어도 머리부터 엉덩이까지 흐트러짐 없는 회두성을 자랑한다. 달리는 내내 올라간 입 꼬리가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짜릿한 쾌감과 하드코어한 드라이빙에 아드레날린이 끝없이 분비되어 계속해서 코너를 공략하고만 싶어진다.


모든 주행이 끝나고 차에서 내려 650S를 바라보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얌전하게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무척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벌써부터 다시 만나게 될 날을 그리는 아쉬운 마음만 가득. 이번 행사를 개최한 기흥인터내셔널은 서킷에서의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애스턴 마틴과 맥라렌 브랜드의 가치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기회가 됐다고 한다. 쉽게 접할 수 없는 고가의 브랜드이긴 하지만 누구에게나 문은 활짝 열려있다는 얘기다.






Copyright © CARISYOU. All Rights Reserved.

토크/댓글|0

0 / 300 자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