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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이기적인 사치품, 아우디 A1 해치백


아우디의 엔트리 모델인 소형 해치백 A1. 저렴한 가격이나 효율성, 또는 발랄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강조하는 다른 소형차들과 상반되는 전략을 내세운 아우디의 막내다. 작지만 고급스럽고 품위 있는 디자인에 달리는 즐거움을 더했으며, 결코 만만치 않은 가격을 내세웠다. A1의 상위트림은 A3 하위트림과 가격대가 겹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1을 선택하게 만들, A1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A1 해치백 30 TDI 스포트 프리미엄 모델을 시승해 봤다.

글 / 박혜연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생김새는 전형적인 아우디 패밀리다. 누가 봐도 닮은꼴일 만큼 다른 아우디 모델들과 비슷한 외모다. A1의 특징은 더 작고 더 간결하다는 것. 아담한 체구지만 인상은 정중하다.

작은 체구에 댄디한 슈트를 입었지만 자연스럽게 귀여움이 묻어나온다. 투톤 컬러로 정장에 캐주얼한 느낌을 살짝 더했다. A1은 소형차지만 발랄함이나 경쾌함보다는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고급스러움과 우아함을 내세우고 있다.


실내 역시 아우디 브랜드의 일관된 디자인이 적용됐다. 잘 마감된 조립 품질은 다소 단조로울 수 있는 구성도 고급스럽게 전달한다. 운전석은 꽤 넉넉하고 안락하지만 수동 조절 직물시트는 아쉬운 부분. 넉넉하지 못한 실내공간과 부족한 수납공간, 성인을 태우기엔 미안할 정도의 뒷좌석과 적재공간 등 소형차 특유의 부족함은 A1 역시 모두 해당된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팝업식 6.5인치 디스플레이에는 아우디 통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인 MMI가 기본으로 들어가 있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차량 정보 확인, 라디오, 블루투스 등의 기능들이 있지만 터치 방식이 아닌 다이얼과 버튼을 이용해 기능을 실행하는 건 다소 불편하다. 한글화는 번역기를 돌린 듯 어색한 표현들이 등장하고, 내비게이션 역시 친절한 국산 내비게이션과 다른 부분이 많다. USB 포트가 없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A1은 작을 뿐만 아니라 가볍다. 1,250kg의 무게에 최고출력 116마력의 디젤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부드러운 가속과 충분한 성능을 이끌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는 9.4초가 걸리고 최고시속은 200km다.

A1을 타고 도심을 달리는 것은 분명 만족스럽다. 작은 차로 요리조리 날렵하게 빠져나가는 재미는 물론, 주차도 용이하다. 그러나 중저속에서는 특별한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소형차가 지닌 장점 딱 그 정도. A1의 진정한 매력은 특히 고속으로 달릴 때 뿜어져 나온다.


저속에서 평범한 소형 해치백이라면 고속에선 핫 해치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빠른 속도감이 여과 없이 느껴진다. 그런데 불안하거나 무섭지 않다. 그래서 더 재밌다. 고속으로 달려도 속도가 체감되지 않는 묵직한 세단에게서 느낄 수 없는 즐거움. A1의 주행은 이리저리 요란하게 흔들리고 소음이 커지면서 불안감을 유발하는 그런 소형차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속도가 더해질수록 낮은 차체와 단단한 하체가 안정적인 자세를 잡으며 노면과 밀착한다.


고속 코너링이나 핸들링 역시 뛰어나다. 짧은 차가 가진 장점을 살려 뒷바퀴가 곧잘 따라오고, 요리조리 움직여도 롤링 없이 빠릿빠릿하게 자세를 잡는다. 시종일관 민첩하면서도 안정적이다. 서스펜션만 단단한 것이 아니라 차체의 견고함과 뛰어난 밸런스가 느껴진다. 스티어링의 반응 역시 기민하다. 원하는 데로 원하는 만큼 예리하게 움직인다. 응답성 좋은 브레이크 또한 안심하고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게 한다.


A1에게 안락한 승차감이나 편안함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수납공간도 부족하고 뒷좌석엔 성인을 태우기 미안할 정도다. 마음 편히 세컨드카로 타기엔 가격대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오직 나만을 위한 차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작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임을 드러내는 외모 덕에 결코 만만해 보이지 않고, 실내에서도 싸구려 감성에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다. 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취미나 여가와 같은 즐거움을 위한 도구로 여기는 젊은층에게 A1은 분명히 매력적이다. 달리는 즐거움을 알려주는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사치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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