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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공기 같은 여유, 쌍용 티볼리 에어


티볼리는 쌍용차의 판매량을 확 끌어올렸다. 쌍용차의 국내 판매량 중 절반이 티볼리다. 이에 힘입은 쌍용차는 소형 SUV 티볼리의 단점인 다소 부족한 적재공간을 늘려 준중형급 SUV 티볼리 에어를 새롭게 출시했다. 넉넉해진 공간으로 공기처럼 삶에 필수적인 토대가 된다는 의미에서 ‘에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고 한다.

글 / 박혜연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티볼리 에어는 바벨 모양으로 범퍼 디자인을 바꾸고, 쌍용 엠블럼 대신 티볼리 에어 전용 엠블럼을 적용해 기존의 티볼리와 차별화를 꾀했다. 가장 큰 특징은 전장 245mm, 전고 35mm를 늘리며 적재 공간을 넓혔다는 것. 휠베이스는 그대로 둔 채, 리어 오버행만 쭉 잡아 늘렸다. 쌍용차에 의하면 리어 오버행을 무작정 늘린 것이 아니라, 폭스바겐 골프 바리안트, 메르세데스-벤츠 CLA 슈팅 브레이크, 아우디 A4 올로드 콰트로 등의 왜건형 모델들의 비율을 분석해 적용했다고 한다. 여기에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 아우디 Q3 등 준중형급 SUV들의 높이 비율도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실내 디자인은 기존의 티볼리와 거의 흡사하다. 티볼리에서부터 거듭 강조한 D컷 스티어링 휠은 물론 센터페시아와 시트 등이 모두 동일하다. 물론 적재공간을 넓혔기 때문에 공간 크기의 차이는 있지만 디자인 자체는 다를 게 없다. 늘어난 기본 적재공간은 720리터이며, 2열 시트를 접으면 1,440리터까지 확장된다.


파워트레인은 티볼리 디젤 모델과 동일한 1.6리터 e-XDi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최고출력은 115마력, 1500-2500rpm 구간에서 발휘되는 최대토크는 30.6kg.m이다. 옵션으로 사륜구동 시스템도 선택할 수 있다.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가 적어도 티볼리만큼의 주행 성능을 발휘하도록 노력했다. 차체가 길어지고 50kg 무거워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볼리와 비슷한 주행 및 제동 성능을 내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한다. 자체 테스트 결과 최고속도는 티볼리 171.5km/h, 티볼리 에어 172.1km/h이며, 제동거리는 마른 노면에서 시속 100km부터 정지까지 티볼리가 42.4m, 티볼리 에어는 42.5m다.


기존 티볼리의 주행 평가는 꽤나 괜찮았다. 티볼리 에어 역시 티볼리에 못지않도록 개발했다고 하니 기대를 갖고 차에 올랐다. 일단 소음과 진동은 거슬리지 않는 편. 주행을 시작하자 낮은 회전수부터 발휘되는 최대토크 덕에 경쾌하게 속도를 올려간다. 속도가 붙은 이후 추가로 가속할 때 힘이 부족한 것은 사실. 급가속은 조금 답답하지만, 차급과 엔진에 비해 전체적인 가속력이 모자란 수준은 아니다. 쌍용차가 제시한 최고속도보다 실제로는 더 높은 속도까지도 주행이 가능했으며, 그 속도를 유지하는데도 어려움이 없다.


최고속도에서 풍절음이 상당히 커지긴 하지만, 스티어링 감각이나 차체의 거동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겉모습만 보면 고속주행에서 불안감이 존재할 법도 하지만 실제론 전혀 그렇지 않다. 더군다나 초반부터 느껴지는 단단한 세팅의 하체는 편안한 승차감보단 안정감을 높이는데 한 몫 단단히 한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는 물론,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급격하게 조향할 때도 추가적인 반동 없이 안정적으로 자세를 잡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잘 선다. 제동 시 답력이 고르게 분포되어 제동거리가 쉽게 가늠되고, 급제동에서도 예상한 거리보다 더 일찍 멈춰준다.

결과적으로 티볼리 에어의 주행 성능은 가속, 조향, 제동 모두 만족스러웠다. 이 차급에 기대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이다. 다만 모든 시승이 온로드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단단한 하체가 오프로드에서는 불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티볼리 에어는 SUV보다 왜건의 성격에 더 가까워 보인다. 짐을 많이 적재할 수 있고 온로드에서 잘 달리는 디젤 왜건 같다. 평일엔 도심에서의 출퇴근 용도로, 주말엔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기에 적합한 그런 차. 물론 티볼리 에어에 5명이 타고 트렁크 공간까지 모두 채운다면 달리는 힘이 부족하다 싶을 수도 있겠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질주하기보단 여유롭게 즐기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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