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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원조의 진가, 토요타 뉴 프리우스


1997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카로 등장한 프리우스가 3번의 완전변경을 거쳐 진화를 거듭한 4세대 모델로 출시됐다. 특히 이번 4세대 프리우스는 이전 세대의 친환경성을 더욱 끌어올리고, 이에 더해 감성을 움직이는 스타일과 인간중심의 인테리어, 운전의 즐거움과 안전성을 개발 컨셉으로 잡고 많은 변화를 꾀했다. 이전 세대 프리우스에서 친환경성에만 초점을 맞추느라 놓친 부분들을 보완한 것.

글 / 박혜연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토요타는 프리우스 4세대 모델의 디자인에 대해 ‘감성을 움직이는 스타일’, ‘멋스러움을 돋보이게 하는 저중심 스타일’ 등으로 표현하는데, 실제론 호불호가 갈리는 스타일이다. 독특하고 강렬한 인상을 자아내는 것은 분명하다. 날카롭고 예리한 헤드램프 디자인과 뒤로 갈수록 올라가는 측면 캐릭터 라인이 이전 세대 모델보다 공격적이고 역동적인 인상을 만들어 낸다. 친환경성만을 내세운 순한 이미지를 벗어내고, 주행성능도 부족하지 않은 역동적인 모델이라는 것을 외관에서 표현하려는 듯하다.


차체 크기는 이전 세대에 비해 전폭 15mm, 전장 60mm가 늘어났다. 토요타의 새로운 플랫폼인 TNGA를 바탕으로 저중심 패키징을 융합, 3세대 모델 대비 노즈 앞 끝은 70mm, 후드 뒤 끝은 52mm 낮춰 전방 시야를 향상시켰으며, 높이는 20mm 낮췄다. 전체적으로 더 낮고 넓고 길어졌으며, 공기저항을 감소시키기 위해 루프 피크를 170mm 앞으로 옮겨 공기저항계수 0.24Cd를 실현했다. 리어스포일러 역시 공기저항계수를 낮추기 위해 치밀하게 계산된 위치에 적용됐으나, 후방 시야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것은 아쉽다.


토요타가 4세대 프리우스를 설명한 단어 중 가장 납득 가능했던 것은 ‘아이코닉 휴먼-테크’다. 외관은 한눈에 프리우스임을 알 수 있고, 실내는 인간 중심적이다.

실내는 외관과 달리 단순하고 무난한 디자인이며, 무엇보다 실용적이다. 공간을 최대한 넓게 활용하고자 한 노력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을 분리하고 센터콘솔 높이를 낮춰, 센터콘솔에 물병을 놓아도 운전자의 팔에 닿지 않고 가방 등의 물건도 놓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토요타 측은 낮은 센터콘솔에 대해 좁은 주차장에서 운전석 문을 열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다른 좌석으로 넘어가 문을 열고 내려야 하는 상황까지 배려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스티어링 휠이 차가울수록 더 춥게 느껴지기 때문에 특수 재질을 사용해 스티어링 휠의 온도 변화가 크지 않도록 했다. 즉 추울 때는 덜 차갑고, 더울 때는 덜 뜨겁다는 얘기다. 곳곳에서 토요타만의 세심함이 드러난다.


트렁크는 하이브리드 배터리의 크기를 줄이고 뒷좌석 아래로 이동시켜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이는 10mm 낮아진 파워트레인과 함께 저중심 설계에도 한몫을 한다.


98마력의 엔진과 72마력의 모터는 최고 122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14.5kg.m다. 여기에 CVT 무단변속기가 맞물린다. 국내 기준 복합연비는 22.6km/L. 파워트레인은 힘을 끌어올리는 대신 고효율에 집중했다. 주행감각을 파워트레인 성능으로 개선한 것이 아닌, 플랫폼과 서스펜션을 통해 조율했다는 점에서 바탕은 역시 친환경 하이브리드라는 것이 드러난다.


운전석에 올랐다. 시트 포지션은 이전 세대 모델보다 확실히 낮아졌고, 전방 시야도 더욱 시원해졌다. 정숙성은 하이브리드 모델에 흡차음재를 보충하기까지 했으니 진동 및 소음 모두 더할 나위 없다.

시승은 연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토요타가 거듭 강조한 주행감각 개선을 체감하기는 힘들었지만, 대신 이날 기록한 실제 평균연비는 30km/L를 훌쩍 넘어섰다. 공인연비가 무색해지는 흐뭇한 수치다. 운전 중에 인상적이었던 점은 가속하거나 에어컨을 켜도 연비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 모터의 반응속도와 효율을 개선해 4세대 모델부터는 모터만으로도 가속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가속 시 연비가 급속히 떨어지는 현상을 막으면서도 오히려 더 수월하게 가속되며, 전반적으로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전고는 물론, 파워트레인과 배터리 위치까지 낮춘 덕인지 차체 중심이 낮아져 거동에 안정감이 높아졌다. 정숙성과 함께 고속주행 시 안정감 역시 훌륭한 편. 토션빔에서 더블위시본으로 변경된 서스펜션도 안정적인 주행에 힘을 더한다. 차체의 진동도 적고, 서스펜션이 적당히 충격을 걸러준다. 단단한 하체라기보다 낮아진 무게중심에서 오는 안정감. 하체는 단단하기보다는 적당히 융통성 있는 편에 가깝다. 주행의 즐거움까지는 모르겠지만, 의도한 대로 충분한 운동성능을 보여준다.


4세대 프리우스는 파워트레인의 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플랫폼과 패키징으로 저중심화를 이뤄 주행감각을 개선했다. 특히 효율을 높인 파워트레인은 연비와 주행성능 향상을 동시에 이뤄냈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욕심을 부리기보단 강점을 더욱 살리면서도 단점을 보완했다. 결국 4세대 프리우스는 모든 면에서 원조 하이브리드카의 진가를 여실히 드러낸다.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다양한 하이브리드 차종들 중에서 프리우스를 선택할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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