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사전적 의미는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혹은 작품이다. 볼보 XC90은 우리에게 다소 낯설고 먼 나라인 스웨덴 태생의 프리미엄 SUV이며, 지난 6월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 뉴 XC90은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무려 12년 만에 등장한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이름을 제외한 모든 것을 진화시켜 진정한 명품으로 거듭난 뉴 XC90을 시승했다.
글 /
김상준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이전 세대 모델이 투박하고 남성적인 디자인이었다면, 새로운 XC90은 부드럽고 유연한 디자인을 선보이면서도 확연히 커진 차체로 웅장한 느낌을 준다. 실물을 보기 전까지는 크기를 짐작하기 어려웠으나, 실제로 마주한 뉴 XC90은 당당한 체격으로 경쟁차종들과 비교해도 전혀 위축되지 않을 풍채를 자랑했다.
새롭게 추구한 디자인의 리듬과 매력을 유지하면서 세련되게 다듬은 헤드램프와 크롬으로 멋을 낸 그릴 등은 전면부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측면은 눈에 띌만한 디테일이 없지만 선과 면을 적절하게 배합해 단정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후면부는 완성도 높았던 이전 세대의 디자인을 밑그림삼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완성했다.
가죽과 원목 소재로 구성된 실내는 운전자뿐 아니라 동승자에게도 상당한 만족감을 준다. 겨울이 길고 추운 탓에 실내거주 문화가 발달한 스웨덴은 차량의 인테리어를 아늑하게 꾸미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뉴 XC90 또한 고급주택의 거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구성을 자랑한다. 따뜻한 질감의 화염자작나무를 아낌없이 사용해 시각적인 만족도를 높였고, 몸이 닿는 공간 대부분을 최상급 나파가죽으로 감싸 편안함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스웨덴의 예술의 전당격인 고텐부르크 콘서트홀을 재연했다는 B&W 오디오의 음장감은 대단히 뛰어나다. 넉넉한 실내 공간감과 더불어 우아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이 오감을 만족 시킨다. 2열 역시 부족함 없는 편안한 환경으로 마련됐으며 공간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필요시 3열 공간도 활용 가능하지만 협소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탑승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5인 가족 기준으로 일상생활과 여행을 위한 활용도는 충분하다.
시승한 뉴 XC90은 T6 AWD 모델. 2.0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32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슈퍼차저와 터보차저기술이 결합된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 및 상시사륜구동 시스템과 맞물려 눈에 보이는 수치뿐만 아니라 실주행 영역에서도 높은 만족감을 준다.
다운사이징된 2.0리터 가솔린 엔진이 육중한 차체를 감당하기 버거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가속성능과 순발력 모두 기대 이상으로 흠잡을 데 없다. 승차감은 거대한 호수를 가르는 유람선처럼 부드럽다가도 곡선구간에 진입하면 예상외로 탄탄하게 차체를 잡아주기 때문에 SUV인 점을 감안하면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는 편이다.
뉴 XC90 T6 AWD 모델의 공인연비는 11.9km/L이며, 시승 결과 다소 가혹하게 주행한 실제 연비는 7km/L 내외, 연비주행을 염두에 둔 실제 연비는 8~9km/L 정도로 나타났다. 첨단 엔진 기술로 충분한 성능을 구현하지만 가솔린 엔진과 커다란 덩치의 조합이기 때문에 고효율의 연비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
안전장비는 하나씩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다채롭게 탑재되었으며, 그 종합체가 파일럿 어시스트2(반자율주행) 기능이다. 파일럿 어시스트2는 카메라와 레이더를 통해 전방의 차량과 차선을 감지하고 운전자가 설정한 차간거리에 맞춰 반자율주행을 구현한 기능이다. 인식률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며, 약 10km 구간에서 8분가량 테스트한 결과 안전하고 정확한 주행이 가능했다. 다만 운전자가 파일럿 어시스트 시스템을 맹신하고 산만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0초에 한 번씩 스티어링 휠을 터치하도록 세팅되어 있다.
웅장하고 멋진 외관, 안온하고 고급스러운 실내, 출중한 주행성능 및 각종 안전보조장비까지, 새로운 XC90은 단점을 끄집어내기 어려운 차다. 그러나 굳이 옥에 티를 찾아보자면 바로 판매 가격이다. 그간 볼보는 한국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 왔다. 뉴 XC90은 이전 세대보다 훨씬 더 뛰어난 상품성을 갖췄지만 그만큼 가격의 상승폭도 상당하다. 진입장벽을 조금만 더 낮춘다면 더 많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뉴 XC90은 명품의 칭호가 아깝지 않은 SUV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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