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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탁월한 주행감성, BMW 뉴 X1


소비자들의 갈대 같은 마음은 기상청 일기예보처럼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SUV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더니, 올해 상반기에는 세단의 인기에 밀려 주춤하다가 하반기부터는 다시 SUV의 인기가 도드라지게 상승하고 있다. 이런 SUV 열풍 속에 BMW X1을 시승했다. 디젤 SUV의 장점인 경제성과 넓은 실내 공간 등이 돋보이지만, 무엇보다 BMW 특유의 탁월한 주행감성이 가장 인상적이다.

글 / 김태준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김상준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2세대로 진화하며 SUV다운 이미지가 강해지긴 했지만, 전체적인 실루엣은 여전히 날렵한 해치백과 흡사하다. 일반적인 SUV의 투박한 이미지와 다르게 최저지상고가 낮아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을 뿐만 아니라 M 스포츠 패키지만의 앞, 뒤 범퍼와 사이드스텝, 단조롭지만 역동적인 18인치 휠 등이 X1을 더욱 스포티하게 보이도록 한다. 아울러 음각과 양각의 조화로 이뤄진 입체적인 형상의 도어와 테일게이트가 눈을 즐겁게 해준다.


X1은 낮은 차체 덕분에 정통 SUV들처럼 있는 힘껏 다리를 들어 올려 운전석에 오를 필요가 없다. 전고를 유지하면서 최저지상고를 내렸기 때문에 실내 공간이 확대됨과 동시에 천장이 높아졌다. 덕분에 앉은키가 큰 성인 남성이 자리에 앉아도 여유로운 헤드룸 제공한다. 또한, 1열 탑승자가 시트를 넉넉하게 뒤로 빼도 2열이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후륜구동 기반이었던 이전 세대와 달리 전륜구동 기반으로 변경되면서 전반적인 실내 공간이 확실히 업그레이드됐다.


실내 인테리어는 BMW 특유의 모던한 디자인에 메탈 트림과 블루 스티치의 조합이 산뜻한 분위기를 만든다. 플라스틱 소재의 센터페시아도 고급스럽진 않지만 분위기를 해칠 정도로 촌스럽진 않다. 몸을 적당히 잡아주는 가죽시트와 두툼한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은 이차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시승차는 X1 x드라이브 20d M 스포츠 패키지 모델로, 2.0리터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이 적용되어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을 발휘한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리고, BMW 소형 라인업에 적용되는 UKL2 플랫폼에 전륜구동 기반의 네바퀴굴림 구동계인 x드라이브를 사용한다. 0-100km/h 가속시간 7.6초라는 수치에서 알 수 있듯 1,750rpm의 낮은 회전수부터 최대토크가 발휘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가속 성능은 탁월하다.


시동을 걸면 디젤 엔진 특유의 엔진음이 느껴지지만 귀에 거슬리거나 기분 나쁜 음색은 아니다. 일반적인 시내주행에서 신경 쓰일만한 소음은 아니며, 고속주행에서의 음색은 조금 둔탁하다.

운전자 취향에 따라 디젤 엔진의 소음이 거슬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주행감성만큼은 가히 일품이다. 일반적으로 SUV라 하면 높은 무게중심으로 인해 코너 진입과 탈출 시 차체 쏠림으로 인한 불안감이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X1의 경우 낮은 무게중심과 탄탄한 서스펜션, 사륜구동 시스템 덕분에 어지간한 세단 못지않은 핸들링을 선사한다.


본격적인 시승 전에는 BMW가 처음 선보이는 UKL2 플랫폼의 전륜기반 사륜구동 방식이 자칫 BMW 특유의 스포티한 주행감성을 해치진 않을까 우려했었다. 그러나 X1은 구동방식의 변화와 상관없이 BMW다운 주행감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가속 페달의 깊이에 따른 엔진 반응도 빠르고 매끄러우며, 브레이크 페달 역시 밟는 만큼 직관적인 제동력을 제공해 믿음직스럽다.


BMW는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자동차를 생산하기보다는 가격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스포티한 주행감각을 느끼고 싶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다. ‘진정한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브랜드 슬로건이 SUV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어있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잘 달리고 잘 서고 잘 도는 기본기와 흡족한 주행감성에 있어서만큼은 가히 최고의 브랜드라 할 수 있다.

시승기와는 번외로 한 마디 덧붙이자면, 우리나라의 독과점 제조사는 그러한 부분에서 여전히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들을 끊임없이 일삼고 있다. 최근 출시한 해치백 모델은 낯부끄러운 단어와 비현실적인 드리프트 영상으로 스포티함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기도 했다. 이런 제조사가 언제쯤 BMW X1과 비슷한 수준의 주행감성을 지닌 국산 SUV를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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