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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숨길 수 없는 생얼, 기아 K5 1.6 터보



“자 이제 가위바위보 해”


겨울의 끝자락, 퇴근길이 부쩍 밝아진 어느 날. 즐거운 저녁 6시를 앞두고 선임 기자는 나와 다른 선배 기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K5 1.6 터보 모델의 시승을 나와 선배 기자가 번갈아 하기에, 둘 중 한 명은 시승기를 써야 했다. 신입으로서, 그리고 후배 된 자의 도리로서 어찌 가만히 있을쏘냐.


내가 시승기를 작성하겠노라 선뜻 나서기는 했지만, 누군가 한 번 더 물어봐 주길 내심 기대하던 순간, 아무 말 없이 미소를 짓는 편집장을 보자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에 안도하면서 키를 받아들었다.



The Identity, 외모와 다른 성격


시승차와 물아일체를 느낄 만큼 교감이 잘 되는 날이면 마치 오랜 시간 타본 사람처럼 차량에 대한 영감이나 이야깃거리가 솟아오른다. 아마도 차량에 반영된 브랜드의 가치가 나에게까지 온전히 전달될 만큼 정체성이 확고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반대로 오랜 시간 집중해서 주행하더라도 아무런 생각이 없을 때도 있다. 이번 K5 1.6 터보의 경우 후자에 가까웠다. 이른바 ‘과학 5호기’, ‘사이언스 베슬’ 등 도로 위 K5의 명성을 익히 들어온 터라 선입견이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혹은 아주 공격적인 외모에 터보라는 이름까지 추가된 차량의 주행 느낌이 왠지 모르게 익숙하고 편안해 놀라서 그랬는지도. 자세가 나올 만큼 날렵하게 만든 실루엣에서 느껴지는 패밀리 세단의 흔적에 다소 혼란스러웠다. 호기롭게 나섰지만 걱정이 앞선 이유였다.



The Gorgeous Beauty, 실물 영접


디자인에 대한 논란이 많았던 8세대 쏘나타와 달리 K5는 첫 공개 당시부터 극찬이 쏟아졌다. 나 또한 이견이 없었다. 경계가 허물어진 그릴과 헤드램프를 비롯해 얇고 길어진 전면은 미래지향적이며 전체적으로 날렵한 차량의 얼굴로 부족함이 없다.


기존 모델 대비 50mm 늘어나고 20mm 낮아지며 짧은 트렁크 라인과 긴 후드의 비율을 갖춘 K5는 언제라도 앞으로 뛰쳐나갈 준비가 된 스프린터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1세대부터 이어져온 운전자 중심의 센터페시아 배치와 차분하면서도 스포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실내 구성은 중형 패밀리 세단 쏘나타가 지향하는 바와 다름을 명확히 보여준다. 보다 젊고 역동적이며 운전자 개인에 초점이 맞춰진 느낌이다.


신형 K5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담당했던 정인호 기아내장디자인2팀 연구원은 ‘공간감’, ‘볼륨감’, ‘디테일’을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이면서 운전자 중심의 실내를 완성했다고 말한 바 있다. 시원스럽게 뻗은 직선적인 요소들에 화려한 앰비언트 라이트가 더해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10.25인치 내비게이션, 12.3인치 풀 컬러 클러스터, 물리적 버튼이 최소화된 실내는 외관처럼 신형 K5가 미래지향적임을 표현한다.



The Characteristic On The Road, 패밀리 세단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m를 발휘하는 신형 K5의 스마트스트림 파워트레인은 쏘나타 1.6 터보(센슈어스)의 것과 동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5가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들었다.


초반 가속은 딱히 나무랄 데 없다. 배기량의 한계 때문인지 강력한 펀치력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소프트한 가속감과 민첩한 반응은 나쁘지 않다. 1.6 터보 모델에만 적용된 D컷 스티어링 휠은 무겁지 않으면서 조작이 쉽고 무엇보다 패들쉬프트와 함께 심리적인 만족도를 높여준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느껴지는 가상의 엔진사운드는 거친 느낌으로 나름 스포티하고 다이내믹한 주행 감성을 충만하게 채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숙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은 역동적인 주행보다 일상적인 주행에 더 초점이 맞춰진 패밀리 세단임을 상기시킨다. K5는 운전자를 고려한 첨단 편의사양부터 괜찮은 주행 성능까지 단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난 상품성을 갖췄지만, 역시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을 표방한 스팅어와는 지향점이 다르다. 한껏 치장했어도 K5는 쏘나타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형 패밀리 세단임에 틀림없다.



The Comparison, 터보만의 매력?


1.6 터보 모델에는 나름 ‘Exclusive’한 요소가 있다. 전면 하단 범퍼, 터보 모델 전용 휠과 외관 색상 등 차별화된 디자인을 비롯해 R-MDPS 및 8단 자동변속기 적용으로 더 나은 조향 감각과 향상된 연비 효율 등 굳이 나열하자면 강점은 많다. 게다가 배기량 덕분에 2.0 가솔린 모델보다 연간 자동차세 또한 낮다. 참고로 연간 세금 차이는 약 20만원이다.


K5 1.6 터보 기본 트림의 가격은 2,369만원으로 2,293만원인 2.0 가솔린 기본 트림과 76만원 차이다. 하루 이틀 타고 바꿀 게 아니니 길게 보면 더 경제적일 수도 있겠다. 더욱이 조금 더 핫한 외모와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으로 남다른 취향을 자랑하고 싶은 이들에겐 고민할 필요도 없을 듯하다. 한편으론 중형 패밀리 세단 그 이상을 바라는 이들에게 그만한 값어치를 할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터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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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댓글|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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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 2020-05-15 01:18 | 신고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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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d***** 2020-05-12 08:32 | 신고
하이브리드는 그럼.. 고스트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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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d***** 2020-05-12 08:32 | 신고
터보가 사이언스배슬이라니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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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pa****** 2020-04-27 20:15 | 신고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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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pa****** 2020-04-27 20:15 | 신고
멋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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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su***** 2020-04-22 13:01 | 신고
타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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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krw***** 2020-04-17 15:34 | 신고
국산차중 젤이쁜데 뒷태를 스팅어식으로하는것도 괜찮을거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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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a*** 2020-04-17 11:23 | 신고
디자인이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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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ua****** 2020-04-14 23:53 | 신고
꾸준히 잘팔리는 K5. 더욱 젊어진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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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su***** 2020-04-13 11:20 | 신고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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