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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비운의 보검, 쉐보레 뉴 크루즈 디젤



쉐보레가 가솔린 모델밖에 없던 크루즈 라인업에 디젤 모델을 추가했다. 크루즈 디젤을 출시하며 경쟁차종 아반떼의 다양한 라인업에 대항하는 동시에 크루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최근 철수설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잠식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그러나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의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아반떼만 해도 올해 3분기까지 신차등록대수 중 디젤 모델 비율은 6.1%에 불과하기 때문에 크루즈 디젤도 비슷한 비율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크루즈(J400) 가솔린 모델의 주행성능은 지난 봄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아반떼와 비교시승을 통해 경험한 바 있다. 쉐보레측은 가솔린 모델보다 무거운 디젤 모델을 위해 서스펜션과 차체 밸런스를 손봐 디젤의 완벽한 퍼포먼스를 발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공회전중인 크루즈 디젤의 소음은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상당히 정숙하다. 디젤의 본고장 유럽에서 ‘속삭이는 디젤’이란 닉네임을 얻었다는 이 엔진은 올란도와 트랙스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1.6리터 4기통 엔진으로, 6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해 최고출력 134마력, 최대토크 32.6kg.m를 발휘한다. 



도심주행에서는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그닥 거슬리지 않으며, 가솔린 엔진보다 토크가 풍부해서 좀 더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정차 시 엔진이 자동으로 꺼지고 다시 켜지는 스톱&스타트 기능을 해제할 수 없어 수동 모드에서만 재빠른 스타트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고속주행에서는 디젤다운 소음 유입이 상당하지만 시종일관 밀어주는 힘은 일품이다. 탄탄한 하체를 바탕으로 날렵한 급차선 변경도 가능하다. 동급 유일의 랙타입 전자식 파워스티어링(R-EPS) 시스템은 속도가 높아져도 운전자에게 안정적인 감각을 전달한다.



장소를 이동해 굽이진 산길 와인딩 코스를 달렸다. 치고 올라가는 능력은 부족하지만 스티어링 감각이 무딘 경쟁 차종과 비교하면 크루즈의 코너 탈출 능력은 분명 수준급. 코너 진입 전 급격한 감속에서의 제동능력도 무난하다. 탄탄한 하체는 좌우 쏠림을 최소화하고, 직관적인 스티어링 감각과 더불어 날카롭고 빠른 코너링을 가능케 한다.



쉐보레 크루즈는 상당히 뛰어난 주행능력을 갖춘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대중적인 전륜구동 준중형 세단의 범주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그러한 주행성능 차이를 크게 인식하지 않으며, 실제 구입할 경우에는 더더욱 성능보단 가격과 옵션 등을 우선시한다.


크루즈 디젤의 판매 가격은 아반떼 디젤보다 최소 130만원에서 최대 420만원 더 비싸다. 소비자들은 이 가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데일 설리번 쉐보레 영업 AS 마케팅 부사장은 “권장 소비자가 조정은 없지만, 프로모션을 활성화해 탁월한 제품이라는 것을 알리는데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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