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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어 바로쓰기] 삼바리, 시다바리…국적불명 용어 난무


자동차분야에서는 유난히 국적불명의 용어들이 많다. 미국인들은 사용하지 않는 잘못된 영어표현과 엉터리 일본식 발음이 거리낌없이 통용되고 있다. 또 정비업소에서는 잘못된 용어들이 정식 명칭인 양 쓰이고 있어 정비사와 소비자 간 의사소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운전자들이 흔히 쓰는 영어표현의 용어들도 정확치 않은 경우가 많다. 이 뿐 아니라 자동차업계 연구개발분야의 전문 엔지니어들도 국제적 전문용어 문제로 기술 및 학술정보 교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한국의 자동차산업과 기술이 급속히 글로벌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엉터리 외래용어가 난무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잘못된 자동차용어를 바로잡고 올바로 쓰는 일에 관련업계와 학계가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엉터리 일본식 용어 판치는 정비업계
잘못된 용어가 가장 흔히 쓰이는 곳이 정비업소다. 현장에서 정비를 배운 경험많은 정비사들이 일본식 용어만 쓰고 있어 신세대 정비사들마저 이를 사용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

정비업계 관계자는 “우찌바리(도어트림), 잠바카바(실린더 헤드 커버) 등 일본식 용어를 많이 알아야 현장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로 인정받는 분위기여서 엉터리 일본식 용어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식 용어가 대부분이던 건설현장에서 일본식 용어를 우리말로 바꾼 표지판을 현장에 붙여 놓고 용어 사용습관을 바꿔 나가는 노력을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처럼 아직도 정비업계에서는 일본식 용어가 부품, 공구, 단위 등에 마구잡이로 쓰인다. 예를 들면 △부품의 경우 하시라(필러), 미미(마운트), 구찌(타이어 공기주입구), 콘로드(커넥팅 로드), 메다루(메탈 베어링), 샤후드(샤프트) 등을 △공구는 겐사끼(양쪽에 복스렌치가 달린 공구), 메가네(안경처럼 양쪽에 구멍이 있는 스패너), 다가네(정), 로기스(버니어 캘리퍼스), 야스리(줄), 뻬빠(샌딩페이퍼), 아르방(판금용 공구), 뺀치 등의 용어가 통용되고 있다. 단위에도 인치를 나타내는 고부, 니부 등 일반인들이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이 정비현장에서는 다반사로 쓰인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학교에서 정식 명칭을 배우고 현장에 뛰어든 젊은 정비기사들 역시 이들 용어를 익힐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장경험이 풍부하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라도 억지로 일본식 단어를 외우는 것. 그러나 경험이 풍부한 것과 실력이 뛰어난 것은 다르다. 실력이 뛰어난 정비사일수록 정확한 명칭을 쓰는 정비매뉴얼 등을 보고 기술을 익히므로 용어사용도 비교적 정확한 편이다.

◆공학, 설계 전문용어도 통일되지 않아 혼선
정비관련 용어뿐 아니라 자동차공학, 설계, 생산 등 전문분야에서도 용어가 잘못 쓰이거나 통일돼 있지 않아 혼선을 빚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앞유리는 국제적 전문용어로 뭐라고 할까. 프론트 글래스(front glass)를 떠올리기 쉽지만 정답은 윈드실드(windshield)다. 그렇다면 뒷유리와 옆유리는 뭘까. 리어 글래스, 사이드 글래스는 당연히 아니다. 뒷유리는 백라이트(back light), 옆유리는 데이 라이트 오프닝(day light opening)이다.

또 연비가 좋은 차는 고연비차일까, 저연비차일까. 국내에서 연비를 표시하는 단위는 '㎞/ℓ'로 연료 당 주행거리를 뜻한다. 따라서 연비 단위의 수치가 높을수록 연비가 좋은 차다. 그럼에도 국내에선 흔히 연비 좋은 차를 저연비차로 표기한다. 이는 연비의 한자를 '燃費'로 표기, 연료비가 적은 차를 좋게 보는 일본에서 들어온 말이다. 그러나 국내 관련법규에는 연비의 한자를 '燃比'로 쓰고 있다. 또 유럽에선 연비 단위를 국내와 반대 개념인 'ℓ/100㎞'로 쓴다. 이 경우엔 저연비차가 좋은 차다. 차관련 용어가 통일돼 있지 않아 혼선을 빚는 한 단면이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자연스럽게 쓰는 핸들이나 백미러 등의 용어도 막상 외국인들과는 소통이 안되는 잘못된 영어표현이다. 운전대의 정확한 표현은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이다. 핸들(handle)은 손잡이라는 뜻으로 자동차에선 도어 핸들을 말한다. 백미러도 리어 뷰 미러(rear view mirror)가 정확한 영어표기다. 룸미러라는 표현도 괜찮다. 백미러는 승합차나 지프형차에서 주차 또는 후진 때 편의를 위해 차 뒷유리 윗부분에 다는 거울이다.

◆잘못 쓰이는 주요 정비용어
△헷도=실린더헤드(cylinder). 엔진의 뚜껑으로 연료의 연소압력을 받는 부분.

△미션, 밋숑=트랜스미션(transmission)의 일본식 발음. 우리말에 변속기라는 단어가 있으므로 자동변속기, 수동변속기로 말하는 게 좋다.

△데후=디퍼렌셜 기어(differential gear). 엔진의 힘을 직각으로 변환하고 차가 커브를 꺾을 때 안쪽과 바깥쪽 바퀴의 회전차이를 허용하면서 동력을 균등하게 공급하는 톱니바퀴다. 데후는 오랫동안 써 온 말이지만 우리말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차동기어 또는 영어표현대로 디퍼렌셜로 쓰는 게 바람직하다.

△세루모다=올바른 용어는 스타트 모터(start motor) 또는 시동모터다.

△리데나=리테이너(retainer) 또는 실(seal)을 말한다. 변속기 출력축이 나오는 부분 등에 변속기 오일이 새지 않도록 부착해 놓은 고무링. 정식 용어는 오일 실(oil seal) 또는 O링(O-riong)이다.

△오무기어=스티어링 기어(steering gear) 또는 조향기어가 올바른 용어다. 구식 승용차들은 지금의 네바퀴굴림차들처럼 스티어링 기어가 웜기어(worm gear) 방식이었다. 따라서 웜기어를 오무기어라고 부른 것. 요즘은 스티어링 기어가 랙&피니언 방식으로 바뀌었으나 계속 오무기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화케이스=트랜스퍼 케이스(transfer case)의 일본식 발음. 네바퀴굴림차에서 앞뒤바퀴로 엔진동력을 연결 및 차단하는 보조변속기다.

△로아다이=로어암(lower arm). 서스펜션 부품으로 위쪽의 맥퍼슨 스트럿을 지지한다. 어원은 로아+다이(대)로 추정된다.

△볼 엔도=타이로드 엔드 볼 조인트(tie rod end ball joint). 스티어링 기어에서 나온 타이로드와 서스펜션이 연결되는 부분은 회전운동과 상하운동을 모두 하기 우해 볼과 소켓 형식으로 된 볼조인트를 사용한다.

△링구갈이=피스톤 링 교환작업의 정비현장 용어. 승용차 엔진은 이 작업이 거의 없으나 대형 상용차 엔진은 피스톤 링이 마모돼 새 것으로 교환하는 일이 있다.

△삼바리=클러치 디스크 커버(clutch disk cover). 동력차단판.

△우찌바리=도어트림(door trim). 문짝 안쪽의 내장제다. 여기에 파워윈도 스위치, 오디오 스피커 등이 붙어 있다.

△시다바리=차체의 아랫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다. 높은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땅에 닿는 부위다.

△미미=엔진 마운트(engine mount). 엔진을 차체에 고정하는 고무부품. 고무로 만들어져 엔진의 진동을 완충시킨다.

△비후다=디스트리뷰터(distributor). 엔진점화를 위해 고압발생기에서 나온 고압전류를 순번에 맞게 점화플러그로 보내주는 부품이다.

△다시방=대시보드(dashboard). 각종 운전정보를 보여주는 계기판, 오디오, 시계, 공조시스템 등이 붙어 있는 앞유리 아래쪽 구조물 전체를 말한다.

△잠바카바=실린더 헤드 커버. 실린더 헤드에는 캠축과 밸브장치가 들어 있다. 그 위를 덮어 윤활오일이 튀지 않도록 해주는 커버를 말한다. 요즘은 엔진 경량화를 위해 플라스틱으로 만들기도 한다.

△스베루=미끄러짐의 일본말. 클러치판이 닳아서 엔진출력을 못견디거나 팬벨트의 장력이 부족해 미끄러질 때 '스베루가 있다'고 말한다.

△에바=에어컨 증발기(evaporator). 에어컨에서 액화시킨 프레온 냉매를 기화시켜 냉기를 생성하는 알루미늄 라디에이터다. 실내 조수석 발 윗부분에 숨겨져 있다.

△후앙=팬(fan). 엔진 냉각팬.

△후까시=가속. 엑셀러레이션(acceleration).

△핸들=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

△마후라=머플러(muffer). 배기 소음기.

◆'경음기=차나팔'…북한의 자동차용어
북한에서는 우리의 표준어와 달리 이른바 '문화어'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한자어는 한글 고유어로 대체하고 고유어가 없을 때는 그 뜻을 풀어 쓴다. 외래어도 고유어로 바꾸고 과학기술용어와 대중화된 한자어 및 외래어는 그대로 쓰기도 한다. 자동차용어도 그들 나름대로 고유어로 고쳐서 사용하는 것. 다음은 남한과 북한의 주요 자동차용어 비교.

△시동=첫돌림
△공회전=헛돌림
△직진=앞걸음
△후진=뒷걸음
△추월=따라 앞서기
△전조등=앞등
△후미등=뒤등
△경음기=차나팔
△운전대=방향손잡이
△트럭=뜨락도르
△냉각팬=바람개비
△사이드브레이크=제동손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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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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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oz*** 2019-12-15 22:08 | 신고
내가 니 차체 아랫부분이가?!
에바가루의 그것이 저 에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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