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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강의 수퍼카, 부가티 베이론 16.4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쉽게 나타나지 않을 수퍼카? 바로 부가티 베이론 16.4이다. 컨셉트카 시절부터 숱한 화제를 뿌렸던 베이론은 천 마력이 넘는 최초의 양산차이자 100년이 넘는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높은 출력을 보유한 모델로 기록되는 것이다.
‘부가티’라는 전설적인 이름과 4개의 터보를 갖춘 8리터 16기통 엔진, 7단 DSG, 400km/h를 넘나드는 최고 속도, 정지에서 300km/h까지 14초만이 필요한 초유의 가속력, 그리고 놀랄 만큼 높은 차값 등 베이론은 모든 면에서 경외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모든 이들이 동경하는 수퍼카, 그 정점에 위치한 부가티 베이론 16.4를 상세히 들여다보자.

베이론, 궁극의 최고를 원했던 피에히의 마지막 꿈

베이론을 이야기 할 때 전 폭스바겐 그룹의 회장 페르디난트 피에히를 빼놓을 수 없다. 뛰어난 엔지니어 출신인 피에히가 경영자로서의 능력까지 탁월했던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
그의 힘은 1990년대 들어서 더욱 빛을 발해, 어려움에 빠져있던 폭스바겐을 완벽히 되살린 데 이어 벤틀리, 람보르기니, 부가티와 같은 명문 브랜드까지 잇달아 사들여 ‘국민차’가 아닌 종합 프리미엄 그룹으로서의 야망을 드러냈다. 오늘날 폭스바겐이 아우디, 세아트와 스코다, 그리고 위에 열거한 3개 브랜드까지 거느린 그룹으로 위세를 떨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피에히의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엔지니어로서의 화려한 경력에 탁월한 경영 능력까지 유감없이 발휘한 그는 은퇴가 가까워질 때쯤 길이 남을 두 가지 프로젝트를 구상한다. 그것은 바로 1리터로 100km의 거리를 갈 수 있는 1리터카, 또 하나는 사상 최고 성능의 수퍼카였다. 베이론 16.4의 출발은 바로 여기서 부터이다.

모두가 맥라렌 F1이 보유하고 있는 386.561km/h의 최고 속도 기록이 쉽게 깨지기는 어려우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피에히는 기록 경신은 물론 한걸음 더 나아가 400km/h 이상의 영역까지 내다보았다. 물론 피에히도 만만한 일이 아님을 알고 있었지만, 그의 엔지니어링 경력으로 볼 때 결코 불가능은 아니었다.

포르쉐 박사의 외손자이자 최고의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아버지라 불리는 페리 포르쉐의 조카이기도 한 피에히는 타고난 엔지니어였다. 포르쉐의 수석 엔지니어 시절 그는 역대 최고의 레이싱카라 불리는 917/30 캔 앰을 창조한 바 있으며, 이때 벌써 (레이싱카이지만)1,100마력의 출력과 386.4km/h의 최고 속도를 달성한 바 있다. 그가 만든 917 레이싱카는 그야말로 무적이었다. 917 개발 스토리는 그의 자서전인 ‘Cars’에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어쨌든 파워와 속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물이 바로 피에히이다. 피에히는 아우디 재직 시절 콰트로 랠리카에 천 마력 터보 엔진을 얹은 적도 있다.
사실 부가티는 경영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 브랜드였고, 그룹 내에서도 반대가 있었지만 (단순히 성능만이 아닌)사상 최고 성능의 수퍼카를 위해서 특유의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400km/h, 그 이상을 향해

우선 베이론 16.4를 풀이해보면, ‘베이론’은 1939년 르망 24시에서 우승한 부가티의 드라이버 피에르 베이론를 뜻하고, ‘16.4’는 엔진의 기통수와 터보의 개수를 의미한다.

베이론 개발 초기에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200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프로토타입은 양산형이라 생각될 만큼 완성도가 높았고, 1,001마력의 W16 엔진, 7단 DSG, 네바퀴굴림 등 기계적인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았다.
원래의 양산 시점은 2003년 초. 그러나 실제 주행 테스트에서 문제점이 돌출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엔진의 냉각과 핸들링. W16 엔진은 다이나모미터에서 무리 없이 장담한 출력을 발휘했지만 엔지니어들은 냉각의 중요성을 깊이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또 막강한 토크로 인한 핸들링의 불안함도 쉽게 해결하지 못했다.
양산 시기가 계속 늦춰지면서 베이론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이 도마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부가티의 사장 칼-하인츠 노이먼과 수석 엔지니어가 교체되기도 했다.

작년 2월, 맥라렌 F1의 기록이 신생 메이커 코닉세그 CCR에 의해 깨져버렸다. 코닉세그 CCR의 기록은 388.01km/h. 그러나 코닉세그의 기쁨도 잠시.
불과 3개월 후인 5월, 베이론이 폭스바겐 소유의 에라-레지엔 테스트 트랙에서 400.085km/h를 기록하며 속도의 역사를 다시 썼다. 그리고 8월에는 정식으로 쇼룸에 베이론이 전시되었으며, 이 사이 최고 속도는 407.2495km/h까지 올라갔다. 예정보단 늦었지만 피에히는 결국 약속을 지켜냈고 꿈을 이룬 것이다.

4개의 터보 갖춘 W16기통 엔진

베이론의 핵심은 역시 W16 엔진이다. 1,001마력의 힘은 6,000rpm에서 나오고, 127.5kg.m의 막강한 토크는 2,200~5,500rpm 사이에서 고르게 발휘된다. W16 엔진이 최대 출력을 발휘할 경우 시간당 302리터가 넘는 연료가 필요하다. 분당 5리터가 넘는 연료와 4만 5,000리터의 공기가 필요한 것이다. 베이론의 평균 연비는 약 10mpg, 풀 스로틀 할 경우 2mpg까지 떨어지며, 100리터의 연료 탱크를 단 20분 만에 비울 수 있다.
힘의 원천은 기본적으로 배기량이다. 양산차 중 가장 높은 8리터의 배기량을 16기통에 담아냈다. 밸브수만 64개. 여기에 끊임없이 가변되는 가변 타이밍 기구가 4개의 캠샤프트를 컨트롤한다. 사실 여기까지만 해도 출력은 양산차 중 최고 수준이지만 피에히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4개의 터보를 더했다. 터빈의 부스트는 1.1바. 빠른 리스폰스를 위해 터빈의 배기 날개에는 가변 지오메트리까지 추가했다.

W16 엔진의 보어×스트로크는 86×86mm으로 정확히 스퀘어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압축비는 9.3:1로서 터보 엔진으로서는 비교적 높게 설정된 것이 특징. 압축비를 높게 세팅할 수 있었던 것은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FSI 직분사 시스템 덕분으로, 연소실 안으로 직접 분사되는 연료가 불완전 연소를 막아주고 빠른 냉각을 돕는다. 높은 압축비 덕분에 W16 엔진은 더욱 강한 힘을 얻을 수 있었다.
W16 엔진은 파워를 제외하더라도 기술적 측면에서 대단한 성과를 이뤄냈다. 그 이유는 바로 컴팩트이다. W8이라 불렸던 VR8 엔진을 두 개 붙여 만든 엔진이 바로 베이론의 W16이다. W16 엔진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710×889×730mm에 불과해 V12 엔진보다도 자리를 적게 차지한다. 이 컴팩트함 덕분에 베이론은 엔진을 최대한 자동차의 중심에 배치할 수 있었다.

최소한의 크기에 8리터의 배기량, 16기통, 64밸브, 4개의 터보, 가변밸브 타이밍, 고압축비가 모여 있는 W16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익히 알려진 대로 ‘열’이었다. 이는 기본적으로 뱅크각(15도)이 좁은 데서 유래된 것.
오버히트의 위험성은 개발 내내 따라다닌 것으로, 폭스바겐은 이를 이겨내기 위해 4단계 윤활 시스템과 5개의 라디에이터(인터쿨러 2개 포함)을 추가했다. 엔진 회전수가 비교적 낮은 6,300rpm에서 제한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윤활 시스템도 무게 중심을 낮추는 한편 복잡하게 얽혀있는 엔진 내부에 원활한 오일 공급을 위해 드라이 섬프를 적용했다.
또 노킹과 실화를 막기 위해 BIS(Ion Current Sensing) 시스템까지 추가했다. BIS는 각각의 스파크 플러그에 내장된 센서가 점화 시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한다. 만약 노킹이나 실화가 감지되면 점화 시기를 늦추거나 해당 실린더를 정지시켜 엔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엔진과 기어박스를 합친 파워트레인의 전체 무게는 무려 650kg. 이는 다른 수퍼카의 두 배에 해당하는 무게이다.

드라이브트레인과 브레이크, 타이어까지 모두 극한

7단 DSG는 베이론의 또 다른 기술적 성과이다. 127.5kg・m의 최대 토크를 받아낼 수 있는 기어박스가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접근이 필요했다.

폭스바겐은 영국의 스페셜리스트인 리카르도에게 고출력 대응 기어박스를 주문함과 동시에 7단 기어와 DSG 시프트까지 동시 적용을 원했다.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DSG는 다음 변속을 위해 또 하나의 클러치가 변속을 미리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면서도 매끄러운 시프트 업이 가능하고, 완전 AT 모드까지도 지원한다. 변속에 걸리는 시간은 단 0.15초. 이 7단 DSG는 정확한 무게 배분을 위해 엔진 앞에 놓이며, 대응 토크는 152.1kg.m을 넘는다.
베이론 같은 고성능 차에 네바퀴굴림은 필수. 베이론의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할덱스의 다판 클러치가 앞뒤에 토크를 배분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토크 배분은 앞뒤 30:70. 스핀이 감지되면 할덱스 클러치는 곧바로 토크를 보내 트랙션을 회복시킨다.

400km/h 이상의 속도를 위해서는 타이어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다. 미쉐린이 베이론을 위해 파일럿 스포트 PAX를 특별히 개발했다.
폭스바겐이 미쉐린에 주문한 것은 2톤의 무게를 400km/h 이상의 속도에서도 견뎌낼 수 있는 것과 스키드 패드에서 1.3G의 횡가속도를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사이즈는 프론트가 265/35ZR20, 리어는 365/25ZR21의 장착되는데, 리어 타이어는 일반 도로용으로서는 가장 넓은 사이즈이다.
브레이크 역시 평범치 않다. 엔초 페라리처럼 브렘보가 제공한 카본-세라믹 디스크(앞-400mm 8피스톤, 뒤-380mm 4피스톤)가 기본이다. 이 카본-세라믹 디스크는 페이드를 모른다. 또 고든 머레이가 맥라렌 F1과 메르세데스 SLR에서 선보였던 ‘에어 브레이크’ 아이디어도 빌려왔다. 200km/h 이상의 속도에서 제동 시 리어 스포일러는 0.5초 만에 최대 각도(70도)로 일어서 제동력을 증대시키고, 이때의 공기저항계수는 0.68까지 올라간다. 부가티에 따르면 405km/h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10초, 100→0km/h의 제동 거리도 31.4m에 불과하다.

섀시와 에어로다이내믹

카본-파이버 섀시와 보디는 수퍼카의 공식. 베이론 역시 프론트 윙과 도어를 제외하고는 모두 카본-파이버로 제작되었다.
프론트 윙은 카본-파이버로 제작하기 힘든 디자인이어서 알루미늄으로 대체되었고, 도어는 다름 아닌 ‘소리’ 때문. 카본-파이버 도어의 경우 문을 닫을 때의 소리가 너무 공허해 폭스바겐이 원했던 품질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본-파이버 모노코크 하우스에 콕핏을 담고 있는 섀시 구조는 기본적으로 엔초 페라리와 비슷하다.

베이론의 서스펜션은 차고 조절 유압 시스템이 포함되어 있다. 차고는 3단계(스탠다드, 핸들링, 톱 스피드)로 자동 조절되고 드라이버가 수동으로 높이를 선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220km/h 이하의 속도에서는 차고가 125mm, 220~375km/h 사이에서는 앞-80mm, 뒤-95mm로 내려가 무게 중심을 낮출 뿐 아니라 다운포스를 증가시키는 역할까지 한다. 리어 스포일러의 각도 역시 속도에 따라 6~25도 사이에서 자동 조절된다. ‘다운포스 모드’ 일 경우 베이론은 350kg의 다운포스를 발생한다. 공기저항계수는 넓은 전면투영면적 등의 영향 때문에 0.39~0.42 사이로 높은 편이다.

베이론 16.4는 오너의 안전을 위해 375.13km/h에서 속도 제한이 걸려 출고된다. 오너가 최고 속도를 원할 경우 별도의 키를 이용해 ‘톱 스피드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차고는 앞-65mm, 뒤-70mm로 더욱 내려가고, 프론트 디퓨저는 닫히며, 리어 스포일러는 2도가 더 눕는다. 이 세팅에서는 공기저항계수가 0.36까지 내려간다.

사실 베이론에 완전히 새로운 신기술은 찾아볼 수 없지만 기존에 갖고 있던 기술적 완성도를 극대화 했고 초유의 성능을 뽑아내기 위해 엄청난 정성이 들어갔다. 그런 노력은 가격에 반영되어, 베이론의 차값은 세금 포함해서 1백만 유로. 엔초 페라리의 두 배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부가티는 6년 동안 300대를 생산할 계획. 2005년 말까지 41명의 오너가 베이론의 주인이 됐다.
만약 차체 중량이 1.5톤 내외였다면 어느 정도의 성능을 발휘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베이론은 무겁다. 베이론의 공차 중량은 무려 1,888kg. 유럽 DIN 규정(전체 용량의 90% 연료 등)에 따른 무게는 2톤에 육박한다. 1,138kg의 맥라렌 F1, 1,365kg의 엔초 페라리와 큰 차이를 보인다. 베이론은 뉘르부르크링에서 2년 동안이나 테스트를 실시했지만 랩타임은 공개되지 않았다.

부가티의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수퍼카에 필요한 와이드 스탠스(전장×전폭×전고는 4,462×1,998×1,204mm)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 부가티 타입 57C의 클래식한 요소를 더했고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인 말굽형 그릴과 투-톤 컬러를 강조했다. 실내는 고전미에 현대적인 요소를 적절히 융합해 클래식 부가티의 느낌을 충실히 재현했다.
대부분의 수퍼카들이 그렇듯 실내는 경량 소재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죽과 알칸타라, 알루미늄을 맘껏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시트도 카본-파이버 소재에 가죽을 덮었다.

초유의 가속력, 0→400km/h 1분 이하

최고 속도도 대단하지만 더욱 인상적인 것은 바로 가속력이다. 베이론의 0→100km/h 가속 시간은 단 2.5초로 맥라렌 F1이 갖고 있던 3.2초의 기록을 가볍게 깨버렸다.
베이론은 0→200km/h 가속 시간도 7.3초로 맥라렌 F1의 8.8초를 앞섰고, 0→300km/h까지도 단 16.7초만이 필요하다(맥라렌 F1은 22.4초). 정지에서 톱 스피드에 가까운 400km/h까지의 가속 시간도 55초로 1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최고 속도를 비롯해 가속에 관한 모든 기록을 베이론이 갖고 있는 것이다.

글 / 메가오토 한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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