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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운전할 때 면허증과 함께 ‘개념’ 챙겨라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등록대수가 2천만대를 돌파했다. 2천만대 돌파는 전 세계에서 15번째이며 아시아에서는 4번째 기록으로, 자동차 등록제도가 처음 시행된 1945년의 7,000여대보다 무려 2,700배나 증가한 수치다. 이는 빠른 경제 성장과 국민 소득 증가에 따른 결과로 우리나라가 자동차 생산 강국임과 동시에 세계적인 자동차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음을 대변해주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의 고속 성장에 비해 국내 자동차 문화나 운전자들의 교통 법규 의식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 중에는 너무나도 쉽게 발급받을 수 있는 운전면허 취득 방식과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운전자들의 무한 이기주의가 포함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1대당 인구수는 2.56명으로, 사실상 성인이라면 대부분 운전대를 잡고 도로 위를 달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마주치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비상식적인 운전자들의 유형은 다양하다.


정지선 위반
신호대기 시 마치 100m 달리기의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육상선수마냥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며 슬금슬금 앞으로 나아가 횡단보도로 진입하는 차량들이 많다. 심지어 뒤쪽에 있다가도 빠져나와 횡단보도를 가로질러 맨 앞으로 자리하는 차량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정지선 위반 처벌수위가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정지선 위반은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신호등의 시야도 가리게 돼 제대로 신호 인식을 할 수 없다.


교차로 꼬리물기
특히 출퇴근길 도로 정체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교차로 꼬리물기다. 진행 방향 신호여도 교차로가 정체 상황이라면 무작정 교차로 안으로 진입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많은 운전자들이 생각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정체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끼어들기
자동차 전용도로 진입로나 출구에서 흔히 겪게 되는 상황으로, 뒤늦게 진출로에 합류하기 위해 직진 차량의 통행까지 방해하며 늘어서는 차량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진출 차로는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대기 행렬을 무시하며 선행 차량들 앞에 끼어드려는 얌체족들 역시 도로 위 정체를 부르는 주범들이다. 한참 뒤에서부터 차선을 지키던 운전자들은 절로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진행 차량 방해
의외로 이 부분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 못한 운전자들이 많다. 우회전 시 진행방향 반대차선에서 유턴하는 차량들과의 갈등으로, 유턴 차량이 신호에 맞춰 유턴하면서 우회전하는 차량과 맞물려 정체를 유발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만약 우회전 시 반대편 차선에서 유턴 신호를 받고 유턴하는 차량이 있다면 유턴 차량이 우선순위에 있기 때문에 반드시 양보해야 한다.

또한, 사거리 우측 차선에서 신호대기로 인한 정차 시 뒤에서 경적을 울리거나 상향등을 켜는 운전자들도 많다. 그러나 직진과 우회전이 동시에 가능한 차선일 경우 맨 앞에 정지한 차량이 뒤에 서있는 차량을 피해줘야 할 의무는 없다. 정지선이 우선이기 때문에 오히려 양보하다가 범칙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 다만 우회전 표시만 되어있는 우회전 전용 차선일 경우에는 절대로 직진을 위해 정차해서는 안 된다.


이처럼 운전을 하면서 갈등을 겪게 되는 대표적인 사례들을 살펴보면, 많은 운전자들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교통 법규임에도 불구하고 ‘나 하나쯤은’, ‘이정도 쯤이야’라는 이기적인 마인드로 우리나라 교통 문화의 질적인 수준을 떨어뜨리고 있다. 대부분의 운전자가 얌체 운전자들에게 휩쓸리지 않고 ‘내가 먼저’라는 생각을 ‘양보 먼저’로 바꾼다면 도로교통 문화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 수월하게 뚫리지 않을까.

강현구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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