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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스포츠] \'우리는 라이벌, 맞짱 한 판 뜨자\'


라이벌이 존재하지 않는 스포츠의 세계는 무미건조하다. 흥미를 유발할 수 없을 뿐더러 관중을 불러모으는 데도 실패한다. 그래서 어느 세계에서든 맞수는 존재한다. 맞수의 대결은 자신들의 상품가치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건 물론 열성팬을 양산한다.

\'왜\'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재미있으니까 경기장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자신을 대신해 달리고 있는 맞수의 대결을 손에 땀을 쥐며 감상하다 보면 진한 희열에 흠뻑 젖는다.

올 시즌 국내 모터스포츠를 뜨겁게 달궜던 맞수는 바로 투어링카 클래스 최고종목인 GT1의 김의수와 이재우(이상 인디고)다. 2001년부터 한솥밥을 먹기 시작한 두 사람은 제5전을 마친 BAT컵 GT챔피언십시리즈에서 불과 4점 차이로 나란히 1, 2위를 달려 최종전은 그들의 말대로 \'피와 살이 튀는\'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로선 김의수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처럼 보이나 결과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안다. 돌발상황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 건 레이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너무도 당연히 올 시즌 두 드라이버 중 한 명은 웃고 나머지는 쓰디쓴 잔을 들어야 한다. 바로 최종전에서 챔피언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김의수는 2연패의 깃발을 꽂을 기세고, 반대로 이재우는 두 번의 도전이 결코 물거품이 될 수 없다는 듯 당차게 붙어보자는 기운을 뿜어낸다.

두 드라이버의 경쟁은 마주선 기관차가 전 속력으로 상대를 향해 돌진하는 것 같아 그들만의 팬도 끌어들인 지 오래. 상대의 허점을 보면 반드시 찌르고 들어가는 날선 칼처럼 사생결단을 낼 듯 한 치의 양보도 없다. 평소 단짝으로 지내지만 운전대를 잡고 경기를 시작하면 입은 자물쇠를 굳게 채웠고, 시종일관 상대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으려는 눈에서는 광채가 번뜩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대방에 대한 평가도 엇비슷하다. 지난 8월24일 제5전이 끝난 후 우승컵을 거머쥔 김의수는 \"재우(형)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드라이버\"라고 평하면서 \"최종전에서는 그야말로 피가 튀는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만큼 이재우는 김의수에게 강력한 라이벌로 각인돼 있다.

이재우는 \"의수가 드라이빙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음에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노력의 결실을 챙기는 것 같다\"고 밝힌다. 그러면서도 그는 \"어차피 겨뤄야 할 승부라면 반드시 이기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두 드라이버가 라이벌로 성장한 건 작년부터다. 온로드와 오프로드로 나뉘어 길을 걸었으나 김의수가 99년 팀에 합류했고, 작년 종합챔피언의 영예를 차지했다. 국내 최강의 드라이버란 타이틀은 덤이었다. 2001년 8월 인디고 유니폼을 입은 이재우는 작년 시즌을 2위로 마치며 김의수의 강력한 라이벌로 성장했다.

팀에서도 둘의 경쟁을 은근히 부추기고 있다. 박상규 인디고 대표는 \"어떤 상황에서도 팀 오더는 있을 수 없다\"며 \"둘의 보이지 않는 경쟁은 팀에도 활력을 불어 넣어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전(10월12일)을 남긴 상태에서 올 시즌을 잡을 드라이버는 누가 될 지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태종 기자(kls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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