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모터스포츠의 최대 흥행 성공요인으로 캐스트롤BMW와 시그마PAO렉서스의 참가를 꼽는 데 주저할 사람은 거의 없다. 그 만큼 인디고와 오일뱅크 주도로 펼쳐지던 레이스는 \'뻔한\' 승부에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캐스트롤과 렉서스가 경쟁에 뛰어들었으니 레이스는 박진감이 넘쳐나고, 관중들은 예측할 수 없는 결과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91년 국내에 진출한 캐스트롤은 모터스포츠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열정을 갖고 대처하고 있다. 세계 모터스포츠의 최고봉 F1 그랑프리(BMW윌리엄스팀)와 월드랠리챔피언십(WRC, 포드팀) 등 자동차와 바이크를 넘나들며 폭넓게 참여하고 있어서다.
국내 모터스포츠와도 온로드 레이스가 개최되기 전부터 오프로드 드라이버들을 후원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또 2000년에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출전하던 현대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려 했으나 현대의 중도하차로 계획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류재용 캐스트롤 마케팅담당 이사를 만나 모터스포츠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를 들었다.
-캐스트롤의 특징은.
\"91년 국내에 진출했을 때 윤활유시장은 국내 정유사들이 장악해 \'고급\' 브랜드로 승부를 걸어야겠다고 판단했고, 이 같은 판단에 대해 향후 채산성이 매우 좋을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을 내렸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지양하는 대신 차곡차곡 시장을 다져나가는 게 회사의 특징이다. 일본도 캐스트롤이 진입하기 전에는 자국 메이저회사들이 시장을 장악했으나 이제는 다원화됐다. 우리는 일본의 예를 주시하고 있다\"
-현대와의 관계가 돈독했는데.
\"국내 메이저 정유사들과 맞대결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를 극복하고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캐스트롤만의 독특한 \'툴\'이 필요했고, 그 건 세계 레이스를 통해 경험과 기술을 축적한 모터스포츠였다. 이런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현대와 WRC 파트너십 관계를 맺었고, 3년동안 계약했다. 그러나 현대의 활동이 위축된 데다 캐스트롤이 BP와 합병됐고, 현대가 WRC에서 철수하는 등의 변수가 발생해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지 못한 게 아쉽다. 현대와는 중장기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국내 모터스포츠 참여폭이 넓은데.
\"클릭 스피드 페스티벌과 타임 트라이얼에 이어 \'BAT GT 챔피언십\'에서는 GT1 클래스에 참여하고 있다. GT1 클래스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기 위한 도구다. 즉 레이스가 활성화되기 전에 투자하면 활성화된 후의 비용은 5분의 1에서 10분의 1 정도의 자금이 투입된다고 판단했다\"
-경주차가 숙성이 덜 됐다는 평가를 받는데.
\"기술적인 요인들이 아직 해결되지 않아 최고의 성능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스폰서들과 공동 대처하고 BMW도 적극적으로 도와줄 예정이어서 후반기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시행착오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어 항간에서 거론되는 투카 체제는 아직은 시기상조다. 어쨌는 우리는 지금까지 잘 해 왔다고 생각하고 있고, 스폰서들의 반응도 매우 좋다\"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경기장을 찾는데.
\"경기장에서는 철저히 관중 입장이 되려고 한다. 이 때문에 관중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가 뭔가를 찾으려 하고, 관중의 얘기를 듣고 경기가 끝난 후 팀원들에게 알리고 있다\"
-자동차경주로 인한 고민과 이에 대한 해소법은.
\"당연히 추가 예산이 발생하는 것이다. 단기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윗분\'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지 못해서다. 반면 캐스트롤이 지면이나 인터넷에 회자되는 건 큰 기쁨이다. 캐스트롤의 인지도가 매우 높아졌다. 단기적으로 매출에 도움이 안되지만 노출이 누적되면 매출향상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한다\"
-레이스가 끝난 후 팀미팅에선 무엇을 주문하는 지.
\"열정과 꿈을 투자하는 우리가 모터스포츠의 선구자라는 얘기를 주로 한다.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팀과 관계자들이 늘어야만 자동차경주가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봐서다\"
-국내 모터스포츠에 대한 생각은.
\"유럽에서는 레이스 결과에 따라 차 판매실적이 달라진다. 국산차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모터스포츠에 나서 자동차생산 대국에 걸맞는 규모로 키워야 한다. 이미 외국업체들은 국내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모터스포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걸 빨리 자동차회사들이 알아야 한다\"
김태종 기자(kls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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