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고장은 반드시 그 징후를 나타내는 \'전조현상\'을 보이기 마련이다. 이를 일찍 발견한다면 큰 고장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고장의 전조현상을 가장 빨리 알아낼 수 있는 게 운전자의 감각, 즉 오감이다.
▲청각으로 진단하기
운전을 하다 보면 평소와 다른 비정상적인 소리가 들릴 때가 있다. 이상한 소리가 날 때 가능한한 빨리 정비업체를 들러 점검받고 정비하는 게 중요하다.
시동을 걸 때 평소와 달리 경쾌하게 걸리지 않으면 배터리나 충전계통에 문제가 있는 지 확인해야 한다. 엔진 회전속도와 비례해 쇳소리가 나는 건 대부분 밸브장치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액셀 페달을 밟을 때 \"삐~익\"하는 소음이 나는 경우는 V벨트가 늘어져 풀리와 미끄러지면서 나는 것이다. 특히 에어컨을 작동할 때 이 소음이 심하면 에어컨 벨트를 손봐야 한다.
클러치를 밟고 있을 때 \"달달달\"거리는 소리와 함께 차체가 떨린다면 클러치 릴리스 베어링을 교환해야 한다는 징후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바퀴에서 \"끼익\"하는 소음이 나는 수도 흔히 겪게 된다. 이는 브레이크 라이닝의 마모가 심하거나 라이닝에 오일이 묻어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주행중 하체에서 \"달르락\"거리는 소리는 머플러 가운데 장착된 촉매변환기가 파손돼 배출가스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할 때 난다. 울퉁불퉁한 노면이나 비포장도로를 달릴 때 하체에서 \"쿵쿵\"거리거나 \"따각따각\"하는 소리가 나는 건 쇼크업소버 등 서스펜션의 장치를 점검하라는 신호다. 쇠구슬 구르는 소리는 바퀴의 베어링이 손상됐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출고된 지 7~8년 이상된 차는 내장재 등이 낡아 미세한 틈이 벌어지거나 변형을 일으켜 소음을 내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포기하고 그냥 타는 수밖에 없다.
▲시각으로 진단하기
운전중 항상 보게 되는 계기판에는 엔진룸을 열고 직접 점검하는 것 이상의 알짜정보들이 가득하다. 경고등이 들어오면 즉시 운행을 중단해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계속 운행해도 별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다. 엔진오일, 배터리, 주차 브레이크 경고등이 켜지거나 냉각수 온도게이지의 바늘이 올라가면 즉시 차를 멈춰 점검한 뒤 운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엔진오일 경고등은 엔진오일 양이 부족하다는 걸 알리는 것으로 최악의 경우 실린더와 피스톤이 녹아붙어 엔진을 교환해야 할 수도 있다. 배터리 경고등은 발전기가 더 이상 운행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발전기 자체의 결함이나 이를 구동시키는 팬벨트가 끊어졌을 때 켜진다. 이를 무시하고 계속 운행하면 얼마 안가 엔진이 멈추거나 과열된다. 주차 브레이크 레버를 내려도 주차 브레이크 경고등이 들어오면 브레이크 액량이 적은 것이다. 당장 제동하는 데 문제가 없더라도 원인을 파악한 뒤 운행해야 한다.
냉각수 온도계의 지침이 H(Hot)를 지시하는데도 주행이 어려울 정도가 돼서야 엔진이 과열됐음을 알아채는 경우가 있다. 엔진이 과열되면 열팽창에 의해 금이 가거나 변형돼 정비 후에도 고칠 수 없는 불안정한 공회전을 유발한다. 초보 운전자들은 엔진체크 램프가 들어오면 엔진체크라는 용어 때문에 겁을 먹기도 하는데,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당장 차를 멈출 필요가 없다.
배기가스 색으로도 차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푸른색 배기가스가 나오는 건 엔진오일이 실린더 안으로 흘러들어 함께 연소되는 상태를 뜻한다. 낡은 엔진에서 자주 발생하는 이 현상은 피스톤 링을 교환하면 대부분 해결된다. 검은 색 배기가스가 나오는 건 연료가 엔진 실린더 안으로 규정치보다 많이 분사돼 불완전 연소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후각·촉각으로 진단하기
후각으로도 차의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종이가 타는 듯한 냄새나 다림질할 때 옷이 눌어붙는 것 같은 냄새는 브레이크 패드나 라이닝이 비정상적으로 마모되는 상태다. 이런 냄새가 나면 즉시 브레이크계통을 점검해야 한다. 오래된 차에선 고무나 플래스틱 녹는 냄새가 나는 때가 있다. 이는 전기배선에 이상이 있거나 배선이 타서 녹는 냄새다. 타는 냄새가 심하면 즉시 차를 세우고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기름이 타는 냄새가 차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는 엔진오일이 새는 것이다. 이 때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무리하게 운행하면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다. 휘발유 냄새는 연료가 새는 것이므로 즉시 차를 멈추고 새는 부분을 찾아 수리해야 한다. 달콤한 냄새는 냉각수가 새는 것이다. 냉각수에 들어 있는 부동액이 기화돼 냄새를 맡게 되면 건강에 좋지 않다. 엔진에서 휘발유가 연소될 때 발생하는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일산화탄소는 독성이 강하지만 무색무취이므로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장시간 운행 때는 수시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주는 게 안전하다.
차의 진동은 촉각으로 느낄 수 있다. 평소와 다르게 운전대나 페달에서 진동이 발생하면 어딘가 이상이 있다는 뜻이므로 주의를 기울여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진동은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기가 어렵다. 자동차 고장 외에 도로나 바람 등 다른 원인도 있을 수 있으므로 감각만 너무 믿지 말고 전문가와 상의하는 게 좋다.
김기호 기자 kh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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