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사람들을 마니아로 끌어들이는 자동차들의 공통점이다. 적어도 이 중 1~2개의 요소를 가지고 있어야 ‘미친 듯이 몰두하는 마니아’들을 거느릴 수 있다.
폭스바겐 골프 GTI는 일반인들이 보기엔 그저그런 차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차의 진가를 알아보는 이들에겐 전설과도 같은 존재다. 골프 GTI라면 만사 제치고 달려드는 마니아들이 국내에는 적지 않다. 지난 2월 국내에 데뷔한 이 차가 발표하는 날 다 팔릴 수 있었던 건 이 같은 마니아들 덕분이다. 일부는 직접 구매에 나서고, 또 일부는 이 차에 대한 세세한 정보와 장점, 칭찬을 퍼트리며 살 만한 사람들이 지갑을 열게 작용한 결과다. 바로 마니아의 힘이다.
골프 GTI 외에 BMW 미니, 아우디 TT 쿠페와 S4, 포르쉐, 랜드로버 등이 앞서 말한 조건들을 고루 갖춘 브랜드와 모델들이다. 아우토반을 달리며 대형 세단을 제압한 소형 해치백의 전설에 마음을 빼앗겨 골프 GTI에 열광하고, 깜찍한 디자인과 파워풀한 성능이 좋아서 미니 마니아가 됐고, SUV의 전통을 간직한 랜드로버에 무조건 충성하는 골수 마니아라서 이 차 말고는 다른 차를 타지 않겠다는 이들이 많다. 남들이 알아주건 알아주지 않건 상관이 없다. 오히려 이들은 자신들이 열광하는 차의 매력을 모르는 사람들을 비웃는다. 그래서 이들은 \"차 좀 안다\"고 자부한다.
\'뜨거운 열정, 이것저것 재지 않는 우직한 충성, 직언을 서슴지 않는 냉철함\'
미칠 만큼 차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의 특성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차라면 며칠 밤을 새면서라도 얘기할 수 있고, 그 차를 타고서 떠나기를 주저하지 않는 열정이 있어야 비로소 마니아라고 할 수 있다. 무조건적이라고 할 만큼 그 차, 혹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서 좋아하는 차에 대해서는 거의 무한정의 애정을 보낸다. 축구의 \'붉은악마\' 못지 않는 충성도를 갖는다.
반면 이들은 때로 냉철하게 비판하기도 한다. 해당 차의 품질, 마케팅 등에 일일이 간섭하며 온·오프라인 상에서 압력을 행사하는 일도 있다. 받는 것 없이 무조건 좋아하는 이들이니 날 선 비판도 거침없이 자유롭다. 때론 마니아들이 메이커나 딜러들과 대립하며 대척점에 서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마니아층은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심없이 지적하는 날카로운 비판이 회사나 자동차에게 꼭 필요한 지적일 수 있어서다. 입에 쓰지만 먹어두면 좋은 약이라는 것이다.
이동훈 랜드로버코리아 상무는 “마니아들 때문에 때론 불편해지기도 하지만 오히려 브랜드나 본사 입장에서는 반드시 보완해야 하는 필요한 지적을 해줘서 장단기적으로 꼭 필요한 존재들”이라고 강조했다.
미니의 마케팅담당 한상윤 이사는 “마니아들이 차에 대해 많이 알아서 오피니언 리더가 된다\"며 \"영향력이 있을 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마니아들은 클럽, 혹은 동호회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오프라인 모임은 주로 회원들끼리의 친목에 집중하고,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나눈다. 랜드로버클럽코리아는 정기적으로 오지마을을 찾아 의료봉사활동을 펼친다. 값비싼 4륜구동차를 타는 사람들의 모임인 만큼 사회적으로 모범을 보이겠다는 것. 일반 승용차가 가기 힘든 험한 지역을 찾아 진료활동을 하면 주민들이 매우 좋아한다고. 랜드로버코리아는 이 같은 행사에 비용 일부를 지원한다.
다른 클럽들도 동호회 활동을 할 때 기념품이나 행사비의 일부를 자동차회사가 지원해준다. 행사를 할 때 우선적으로 초청대상이 되기도 한다. 아우디 TT와 골프 GTI의 신차발표 파티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 중 상당수는 이들 마니아와 동호회 구성원들이었다. 로버 미니 1주년 기념파티 때도 마찬가지였다. 마니아들 중에는 강한 구매력을 가진 이들도 있어 해당 차종을 판매하는 회사에서는 더더욱 이들을 무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해당 차종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고, 직접 타고 다닌다면 주변에 끼치는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
포르쉐를 판매하는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는 아예 동호회를 자체적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곧 실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포르쉐 오너들을 중심으로 클럽을 만들어 다양한 활동을 지원해주는 한편 마케팅활동에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인사들과의 접촉을 마쳤고, 지속적으로 클럽활동을 할 의지와 열정이 있는 사람들을 회원으로 받아 클럽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싱가폴에서는 포르쉐클럽이 3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고 해외활동에도 적극적”이라며 “포르쉐는 클럽 위주로 마케팅을 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차, 그 차에 목을 매는 마니아들에겐 이 처럼 무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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