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권익에 소홀했던 국내 중고차시장에 엔진·변속기 보증상품이라는 소비자보호장치가 처음 선보인 지도 1년이 지났다. 이 상품은 매매업체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빠르게 뿌리를 내렸다.
그러나 이제는 이 상품의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군소업체들이 뛰어들면서 품질은 더 이상 향상되지 않고 오히려 중고차값만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차의 일부만 보증하는 것으로는 높아져만 가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일부 업체들은 질낮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품질은 그대로이고 가격은 더 내렸다는 식으로 선전, 정비지식이 부족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엔진·변속기가 고장나면 더 오래된 중고부품으로 교환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5년된 차의 엔진이 고장나면 이보다 연식이 오래된 차에서 엔진을 떼내 바꿔주고 있다는 얘기다. 3년 이상된 엔진은 현행법상 재활용이 불가능하므로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셈. 한 업체는 자동차메이커 협력정비체인망과 계약을 맺고 고장 시 신품으로 교환해 주고 있어 좋은 대조가 되고 있다.
보증대상 부품이 고장날 일이 적은 쇳덩어리로 제한된 점도 문제다. 실제로 대다수 엔진·변속기 보증보험업체들이 고장이 자주 나는 부품은 모두 제외시킨 채 실린더 블록이나 크랭크샤프트 등 고장이 거의 없는 부품만 보증해 준다는 게 정비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들 업체는 또 1회 수리한도를 60만원, 총 수리회수 한도를 3회로 한정하고 있는 데다 소비자가 3개월마다 지정정비업소에 들러 정기점검을 받도록 규정해 뒀다.
엔진·변속기 보증상품은 이처럼 그 실효성을 의심받고 있으나 소비자들은 판매업체의 선전에 속아 신차와 같은 개념의 보증수리가 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매매상사들은 이같은 소비자 심리를 이용, 품질은 생각치 않고 값만 싼 업체를 골라 가입한 뒤 단순히 판촉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상사는 품질을 보장받은 상품이라며 해당 차값을 몇십만원 올려 소비자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최기성 기자 gistar@hancha.com>
추가정보를 입력해주세요!
서비스(이벤트, 소유차량 인증 등) 이용을 위해, 카이즈유 ID가입이 필요합니다.
카이즈유 ID가 있으신가요?
카이즈유 ID를 로그인 해 주세요.
SNS계정과 연결되어, 간편하게 로그인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