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성차메이커와 협력업체 간의 데이터교환 및 기업간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KNX(Korea Network eXchange)가 7월부터 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 KNX는 각 업계가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네트워크 대신 품질을 높이고 표준화한 망을 업계 공동으로 이용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된 것. 1999년 10월부터 구축을 시작해 올 7월부터 시범서비스, 8월 상용화를 시작한다. 한창 시범서비스를 준비중인 KNX 현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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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X란
KNX가 표방하는 것은 기존 업체에서 이용되던 전용선과 인터넷의 장점을 결합하는 것.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를 연결하는 기존 전용선은 새로 완성차업체와 거래관계를 맺을 때마다 네트워크를 연결해야 하는 등 확장에 따른 비용증가의 부담이 있었다. 인터넷은 비용이 저렴하고 확장성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간 대용량의 CAD/CAM 데이터 등을 교환하기엔 보안성 및 통신품질에 문제가 있다. KNX는 전용선의 장점인 보안성과 통신품질, 인터넷의 강점인 확장성을 결합한 것이다.
자동차산업의 표준망에 대한 필요성을 먼저 느낀 곳은 미국. 미 자동차업계가 공동망을 이용한 비용절감에 대해 공감하고 94년부터 ANX 구축을 시작, 98년 상용화했다. 이어 유럽이 99년 ENX, 일본이 JNX를 2000년 구축, 상용서비스를 개시했다.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ANX에는 빅3 외에 미국에 진출해 있는 메이저급 부품업체 800여개가 참여하고 있다. 빅3가 ANX를 통해 절감한 비용은 대당 71달러 정도.
초기 KNX 구축에 관여했던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소림 부장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표준화와 공용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었다”며 “이러한 흐름에 맞춰 자동차 3사가 뜻을 맞춰 같이 해 보자는 것 자체가 혁신이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KNX엔 완성차 3사, 부품업체 11사, 완성차업체 거래은행 3곳, 통신업자 2사가 참여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는 르노삼성과 쌍용자동차가 가세할 예정이다. KNX 구축을 추진중인 현대자동차 오우진 과장은 “KNX는 한국실정에 맞게 소규모의 부품업체도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며 “향후 실용화에 들어가면 많은 협력업체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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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X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비용절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우선 부품업체는 완성차업체와 새로 거래할 때마다 자비로 늘려야 했던 전용선 비용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KNX를 통해선 추가 전용선 비용 부담없이 부품업체들이 다수의 완성차업체와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완성차업체와 모든 협력업체 간의 대용량 CAD/CAM 데이터 교환이 확대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도 전용선으로 CAD/CAM 데이터를 교환했지만 한정적이었다. 많은 경우 협력업체 직원들이 완성차업체에 상주해 게스트엔지니어로서 일을 같이 했다.
KNX를 이용하면 모기업과 협력업체 간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송수신하며 신차개발, 부품관리, 재고관리 등을 할 수 있다. 업무흐름이 훨씬 효율적이며 탄력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KNX를 통해 업체의 표준문서(EDI)가 이용되는 것도 큰 의미를 갖는다. 현재 27종의 표준전자문서가 개발됐으며 KNX를 통해 모든 부품업체와 완성차메이커들이 부품 수발주 등에 하나의 표준문서만을 사용, 비용절감이 기대된다.
글로벌아웃소싱이 용이해진 것도 장점 중 하나다. 국내 부품업체 중에서 해외 완성차업체에 부품을 납품하길 원하는 업체는 추가 비용없이 KNX망을 통해 ANX, ENX, JNX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의 기술력있는 부품업체들이 쉽게 글로벌 아웃소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론 그동안 메이커에서 따로따로 운영해 온 협력업체망, 영업소망, 정비망 등의 네트워크도 KNX에 통합될 수 있다. 이 밖에 전사적 자원관리(ERP)나 협력업체 연결관리(SCM)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등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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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X 향후 전망과 과제
KNX가 완성되더라도 수직계열화된 완성차와 부품업체 간 관계가 수평계열화되기는 힘들다. 자동차메이커들이 자신의 부품업체가 경쟁사와 거래하는 것을 용납할 수 있느냐도 문제다.
KNX는 한국의 대표적인 B2B를 표방한다. 현대차 오우진 과장은 “올 연말까지는 자동차부문을 연결하고 내년말엔 해외망, 장기적으로 철강, 전자 등과도 연결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선 가장 큰 부품업체 중 하나인 덴소가 다른 철강업체들에게 JNX에 가입하도록 요구한다”며 “산업의 전후방 효과가 가장 큰 자동차산업 특성상 대표적인 B2B사이트로 갈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KNX 구축을 위해 남은 과제 중 중요한 것은 운영조직인 KNXO를 설립하는 것. 운영조직에선 통신사업자가 사양서대로 하는 지 감시하고 분쟁이 생겼을 때 조정하는 역할 등 전반적인 네트워크 관리를 맡게 된다. ANX에선 총 150명 중 20~30명이 운영조직 요원이다. 오 과장은 “보안, 통신품질, 조정 분쟁 등의 역할을 맡은 KNXO엔 시스템을 이해하며 향후 분쟁이 생길 때 당사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고급인력이 필요하다”며 “얼마나 이러한 인력을 확보하느냐가 사업성공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용진 기자 carandi@hanc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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