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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X3 3.0d, 스포츠 액티비티 디젤 비클

SAV를 표방하는 BMW X3의 페이스리프트 된 디젤 버전 3.0d는 이전 X3 3.0d에 비해 더욱 단단한 하체를 가져 휘발유 버전 3.0i와 다름없는 탄력을 유지하면서 여전히 강력한 파워와 정숙성, 그리고 매력적인 연비를 모두 보유하게 되었다. 익스테리어는 보다 세련되게 다듬었고, 실내에는 모니터를 더했으며, 여전히 고급스럽다. 파워풀한 컴팩트 SUV를 원한다면 X3 3.0d를 능가하는 경쟁자는 쉽게 만나지 못할 것이다.

글,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컨텐츠 팀장)


강력한 달리기 성능을 자랑하는 BMW가 SUV를 만든 건 의외의 사건처럼 보여지지만, 그리고 과연 BMW가 제대로 된 SUV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과정을 되짚어 보면 BMW가 만든 SUV는 최고의 경쟁력과 함께 BMW의 철학 또한 지켜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시간을 잠시 거슬러 올라가면 BMW가 랜드로버를 소유하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 BMW는 최고의 오프로더 메이커인 랜드로버로부터 기술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고, 그 기술까지 더해서 X5를 개발할 수 있었다. BMW가 처음 선보인 SUV인 X5는 이 후 온로드 지향 SUV의 표준이 되었다. 그 후 랜드로버 뉴 레인지로버와 페이스리프트된 프리랜더 등이 BMW의 영향력 아래에서 속속 등장했다. 이들에게도 BMW의 DNA가 조금씩 이식되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BMW는 X5를 선보인 후에도 좀더 BMW적인 4WD 기술을 개발하였고, 그 결과 X3에 x드라이브 기술을 적용해 선을 보였다. 이 후 페이스리프트된 X5와 승용 4WD 모델들에도 x드라이브가 적용되었다.

SUV임에도 BMW 스포츠세단의 주행 느낌을 잘 살린 SAV(Sports Activity Vehicle) X3가 페이스리프트를 거쳐서 국내에 들어왔다. 예전에는 3.0i와 2.5i 가솔린 버전과 3.0d 디젤 버전이 모두 들어왔지만 이번에는 3.0d 디젤 버전만 들어왔다. 그만큼 디젤 버전의 경쟁력이 높다는 반증일 터다.


내 외장은 안바꾼 듯 살짝 다듬어

외관에서는, 처음 X3 등장 시 검정 플라스틱 범퍼가 장착되어 있던 것이 2005년 X3 3.0d 등장 시 차체 컬러 범퍼로 바뀌었다가 이번에 다시 검정색 범퍼로 바뀌었다. 하지만 라인에 변화가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닮은 라인을 따라 두툼한 턱을 만들고 안개등을 그 위로 배치했다. 한결 정리되고 세련된 느낌이다.
키드니 그릴은 사이즈가 더 커졌고, 램프에는 BMW의 상징이 된 코로나 링이 더해졌다.

옆모습에서는 특별한 변화는 찾아 볼 수 없으며, 새롭게 디자인된 5스포크 알루미늄 휠이 장착되었다. SUV이면서도 노즈가 길고 역동적인 자세를 보이는 옆모습은 여전히 X3의 성격을 잘 말해준다.

뒷모습에서는 차체 걸러 범퍼 아래쪽으로 검정색 플라스틱을 덧대었고, 컴비네이션 램프의 내부 라인을 약간 정리해 L자 형태로 바꾸었다.

실내도 여기 저기 바뀐 부분이 드러난다. 가장 먼저는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이 바뀌었다. 가운데 패드 부분이 넓고 순박한 디자인으로 변했다. 정체가 명확하지 않은 곡선의 사용이 다소 어색하고 림을 도톰하게 처리했던 볼륨감이 사라진 점이 아쉽다. 또한 예전에는 있었던 스티어링 휠 히팅 기능도 생략되었다.

새롭게 더해진 데시보드 중앙을 가로 지르는 우드 그레인과 센터페시아, 도어 트림을 포함한 전체 우드 그레인은 보다 고급스러운 질감과 무늬로 바꾸었다.
도어 트림에는 그물망으로 되어 있던 수납공간을 트림 일체형으로 바꾸었다.

데시보드 중앙 상단에는 새롭게 팝업식 모니터가 추가 되었다. Z4 쿠페 등을 통해서 이미 선보인바 있는 장치로 트립 컴퓨터를 통한 다양한 정보가 모니터를 통해 제공된다. 따라서 예전에 오디오에 부착되어 있던 조그만 LCD창이 없어져 센터 페시아는 한결 심플해졌다.

오디오는 하이파이 프로페셔널 사운드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만 BMW가 상위 모델에 장착해 왔던 하만 카돈 제품이 아니고 트위터도 없다. 기본적으로는 비교적 우수한 사운드를 제공하지만 음량이 높아지면 선예도가 떨어지고, 음압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기자가 선호하는 하만 카돈 제품이 아닌 점이 무척 아쉽다. CD체인저는 센터 콘솔 박스 안에 내장되어 있다.

계기판은 디자인에서 변한 것은 없지만 속도계 표기가 예전 240km/h에서 260km/h 까지로 바뀌었다. 이 계기판은 예쁜 바늘이 돋보이며, 야간에 들어오는 주황색 불빛은 마치 터널 속을 달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시트는 척추라인을 따라서 두 줄의 장식이 있는 모습 그대로이며 몸을 잘 지지해 준다. 하지만 앞 허벅지 부분의 길이 조절 기능이 생략되었다.
뒷 시트는 간편하게 접어서 화물 칸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뒷 시트 각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없고 시트를 접었을 때 바닥이 완전히 평평하지 않은 점은 여전히 아쉬움이다. 뒷 좌석 공간과 시트의 안락함은 여전히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화물 칸에 장착되는 선반은 화물을 가려주기도 하고 화물 칸과 2열 사이에 그물망을 쳐서 분리시키는 기능도 한다. 탈착이 유난히 쉬운 점도 돋보인다.

그 외 원터치 방향 지시등 기능도 생략되었다. 기자가 시승해 본 BMW 모델 들 중에서 원터치 방향지시등이 없는 유일한 차종으로 기억된다.

파워, 연비, 정숙성의 3 in 1 디젤 엔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엔진에서 변한 부분은 없다. BMW가 자랑하는 직렬 6기통 특유의 매끄러운 엔진음색이 디젤 엔진에서도 여전히 돋보이며, 전체적으로 엔진 소음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다만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난 X3 3.0d 시승 때와는 달리 엔진음에서 발생하는 공명이 실내로 다소 유입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런 점은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서 쉽게 적응이 되고, 이 또한 주행 중에는 완전히 없어져, 주행 중 엔진음은 완벽하게 조용하고, 매끄럽다.

직렬 6기통 2,993cc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18마력/4,000rpm과 최대 토크 500Nm/1,750~2,750rpm을 발휘한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3.0리터 디젤 엔진들과 비교해 보면 페이톤과 아우디 A6, 투아렉에 장착된 V6 3.0 TDI 엔진은 최고출력 224마력/4000rpm과 최대토크 45.9kg∙m/1,400~3,250rpm을 발휘하며, 300C에 장착된 메르세데스-벤츠의 V6 3.0 CDI 엔진은 최고출력이 218 마력/4,000rpm, 최대토크가 52 kg∙m/1,600rpm이다.
각각 출력과 토크에서 서로 양보하며 비슷한 정도의 성능을 발휘한다고 볼 수 있다.

페이톤은 중량이 2,252kg으로 네 바퀴를 굴리며, 0~100km/h 가속 8.8초와 최고속도 234Km/h를 낸다. 300C는 1,835kg에 뒷 바퀴를 굴리며, 0~100km/h 가속 7.6초와 최고속도 230Km/h를 낸다.
X3는 1,850kg으로 네 바퀴를 굴리며 0~100km/h 가속 7.7초와 최고안전속도 210Km/h를 낸다. 300C보다 중량이 약간 더 무겁고 네 바퀴 굴림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시판되는 디젤 차량 중 V10 TDI를 장착한 투아렉을 제외하면 가장 강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처럼 강력한 엔진은 가벼운 3시리즈와 매치되면 당연히 최강의 운동성능을 뿜어내겠지만 그 보다 무거운 5시리즈 혹은 7시리즈에 얹어도 결코 부족함이 없을 만큼 넉넉한 파워가 돋보인다. 이제 풀 모델 체인지된 X5를 통해서도 국내에서 BMW의 디젤 엔진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욕심을 더 내 본다면 3, 5, 7시리즈의 승용차에도 적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스텝트로닉 자동 6단 변속기도 훌륭하다. 335i 시승기에서 이야기했듯이 무늬만 팁트로닉이 아닌 제대로된 수동 기능을 갖추고 있다. 특이한 점은 디젤의 넉넉한 토크를 감안한 때문인지 수동모드에서 차가 정차하면 1단이 아닌 2단에 세팅되는 점이다. 2단으로도 충분히 넉넉하게 가속할 수 있다. 다만 이 변속기에서 아쉬운 점은 D에서 S로 전환해도 회전이 크게 상승하지 않는 점이다. 대부분의 BMW에 장착된 변속기가 비슷한데, 스포츠모드 보다는 수동 모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한 세팅으로 보인다.

100km/h로 정속 주행할 때 회전수는 1,800rpm으로 역시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이 때 이미 최대토크가 발생되고 있는 만큼 이 속도에서도 엑셀을 지긋이 밟으면, 기어 변속없이 통쾌하게 가속해 나갈 수 있다. X3 3.0d에서 가장 매력적인 순간이라 할 만하다.

정지상태에서 급 가속해 보면, 40, 70, 110, 150km/h에서 각각 변속이 이루어지고, 제원상 최고 안전속도인 210km/h에는 약 3,750rpm 근처에서 도달한다. 0~100km/h 가속 7.7초가 말해 주듯 초반 가속은 거의 스포츠카의 그것과 다름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가속 중반까지도 가속은 시원하게 이루어지며, 170km/h 근처부터 칼날이 조금씩 무뎌지기 시작한다.

X3 3.0d의 이러한 강력한 달리기 실력은 이전에 국내에서 판매되었던 가솔린 X3 3.0i의 8.1초 보다 가속력이 뛰어나고 최고 속도는 동일하다. 이처럼 동일한 가격에 달리기 실력이 더 뛰어나고 연비는 월등히 뛰어나며, 정숙성에서도 부족함이 없는 상황이니 X3 3.0i를 퇴출시키기에 이른 것이다.


탄탄한 하체로 역동적인 달리기 부추겨

뉴 X3 3.0d에서 두드러지는 점 중의 하나는 이전 3.0d에 비해 더욱 단단해진 하체다. 이전 3.0d는 가솔린 버전과는 달리 다소 안락함이 가미된 하체로 부드러운 주행에 좀 더 무게를 두었다면 (그래도 타 SUV에 비해서는 단단한 편이었지만) 새롭게 선보인 3.0d는 가솔린 버전과 다름없는 탄탄한 하체로 바뀌었다. 일상적인 시내 주행에서는 좀 심하게 딱딱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키 큰 SUV가 굳이 이렇게 딱딱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역동적인 X3의 달리기 실력을 경험하고 나면 그 필요성과 X3 역시 BMW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단단한 하체는 당연히 다이나믹한 주행에서 보다 안정적인 달리기를 제공한다. 자동차 전용도로 등에서 과감하게 차들 사이를 누비고 다니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직접 와인딩 로드를 달려 보진 않았지만 이 정도라면 와인딩에서 조차 SUV로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강력한 성능을 보일 것이 확실하다. 특히 X3의 등장과 함께 선보였던 BMW의 강력한 4륜 구동 시스템인 x드라이브와 능동형 주행 안정 장치인 DSC(Dynamic Stability Control)가 함께 작동하면 와인딩을 제압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나 마찬가지다.

BMW가 선보인 x드라이브는 오프로드에서 물론 험로 주파 능력을 향상시켜 주지만, 그 성격을 잘 살펴보면 온로드 주행에서 그 진가를 더욱 잘 발휘할 것으로 보여진다. x드라이브는 기본적으로 앞 뒤 구동력 배분을 38:62로 유지함으로써 뒷바퀴 굴림의 다이나믹한 특성을 살리고 있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콰트로 시스템이 5:5의 구동력 배분을 최근 4:6으로 바꾸어 다이나믹함을 살리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x드라이브는 이러한 구동력 배분을 바탕으로 필요할 때는 즉각적으로 구동력을 0:100까지 전환할 수 있어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나고 다이나믹한 특성을 잘 살려 준다.
만약 코너 진입 속도가 높아 언더스티어가 발생한다면 x드라이브 만으로도 구동력을 순식간에 뒷바퀴로 전달하기 때문에 언더스티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거기다 DSC가 개입하면 미처 운전자가 응급 조처를 취하기도 전에 상황을 마무리해 준다.

BMW는 뉴 X3를 선보이면서 주행 안정 장치인 DSC를 개선해 기존의 주행 안정성 향상 기능 외에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급히 뗄 경우 위험 상황임을 감지해 신속히 제동할 수 있는 브레이크 스탠바이 기능(Brake standby), 눈길이나 빗길에서 브레이크가 젖을 경우 건조시켜 제동력을 향상시키는 브레이크 드라이 기능 (Brake Dry), 브레이크의 온도가 올라갈 경우 브레이크 압력을 자동 조절하여 브레이크 성능을 최적화하는 페이딩 컴팬세이션 기능(Fading Compensation), 비탈진 오르막길에서 차량이 출발할 때 뒤로 밀리는 현상을 방지하는 스타트-오프 어시스턴트 기능(Start-off Assistant) 등이 추가되었다.

센터 페시아 하단의 버튼을 눌러 DTC (Dynamic Traction Control)를 선택하면, 앞 뒤 트랙션을 조절해 접지력이 떨어지는 노면에서 쉽게 탈출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X3는 본격적인 오프로더가 아님은 분명하다. 더 큰 타이어와 더 높은 지상고, 완전히 잠글 수 있는 디프렌셜 등, 본격적인 오프로드를 위한 장비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 부드러운 모래밭이나 심하게 경사진 언덕길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X5를 통해서 가장 먼저 선보였던 내리막 주행 장치 HDC는 험한 내리막을 내려올 때 아주 유용하다.

X3 3.0d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머니 머니’ 해도 기름값을 절약할 수 있는 뛰어난 연비다. 신나게 달린 후에 바라보는 연료계는 괜히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만든다. 연비는 1등급으로 11km/L에 이른다.

뉴 X3 3.0d는 온로드에서 최강의 전투력을 갖춘 SAV이다. 넉넉한 실내 공간과 내려다보는 운전자세를 즐기는 타입이라면, 많은 장비를 가지고 레저를 즐기면서도 다이나믹한 주행성을 함께 원한다면, 장거리를 이동하면서도 뛰어난 연비를 원한다면… X3 3.0d를 반드시 눈여겨 보시길 바란다.

BMW X3 3.0d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569×1,853×1,674mm
휠 베이스 : 2,795mm
트레드 (앞/뒤) : 1,424/1,542mm
차량 중량 : 1,850kg

엔진
형식 : 직렬 6기통 DOHC
배기량 : 2,993cc
보어×스트로크 : 84.0×90.0 mm
압축비 : 17.0 : 1
최고출력 : 218마력/4,000rpm
최대토크 : 500Nm/1,750~2,750rpm

트랜스미션
스탭트로닉 6단 AT
기어비 / 후진 4.171/2.34/1.521/1.143/0.867/0.691/3.403 /
최종감속비 : 3.46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조인트 스프링 스트럿/센트럴 컨트롤 암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구동방식 : AWD

성능
0-100km/h : 7.7초
최고속도 : 210km/h
최소회전반경 : 5.85m
타이어 : 235/50R17
연비 : 11.0km/ℓ
연료탱크 용량 : 67리터

가격
7,1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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