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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더욱 시원해진 명품 소프트탑, 뉴 사브 9-3 컨버터블

대대로 높은 명성을 얻고 있는 사브의 9-3 컨버터블이 새로운 디자인과 사양, 그리고 가격으로 다시 태어났다. 시원시원해진 외모는 날이 따뜻해질수록 돋보일 것이고, 하드탑 컨버터블이 부럽지 않은 소프트탑 만의 멋스러움은 한겨울에도 빛을 발할 것이다. 가격대비 동급최강의 성능과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스웨덴제 프리미엄 소프트탑, 사브의 뉴 9-3 컨버터블을 만났다.

글 / 민병권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사진 / 고병배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1986년 사브의 첫 오픈카인 900 컨버터블이 데뷔한 이래, 사브 컨버터블은 프리미엄 컨버터블 시장에서 전통의 강호로 손꼽혀왔다. 애초에 미국시장의 요구로 탄생했던 오리지널 900의 컨버터블은 ‘1년 내내 탈 수 있을 만큼 실용적인 4계절 4인승 소프트탑’을 컨셉으로 내세워 히트를 기록했고, 그 뒤를 이어 1994년에 나온 2세대 900의 컨버터블과 개량형인 98년의 9-3 컨버터블은 2002년까지 연평균 15,500대가 팔리며 전체 900/9-3 판매량의 24%를 차지하는 중요 모델로 성장했다. 사브 브랜드가 고급차들 사이에서 6%대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때에도 프리미엄 컨버터블 시장에서만큼은 30~50%대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다는 것이 바로 9-3 컨버터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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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9-3 컨버터블은 2002년에 풀 모델 체인지된 2세대 9-3를 바탕으로 2003년 가을에 첫 선을 보였고, 지난 해 세단, 왜건과 함께 페이스-리프트 되면서 실내외 디자인과 사양의 변경을 거쳤다. 이번에 국내에 출시된 것은 ‘벡터’ 트림으로, 기존에 판매되던 ‘리니어’와 ‘에어로’의 중간급에 해당하지만 성능과 사양만큼은 구형의 에어로에 필적한다.


외관상의 변화폭은 세단과 비슷하다. 날을 세운 앞모습은 강력하며 카리스마가 넘친다. 컨셉카 에어로X로부터 이어진 이 핸섬한 얼굴은 사브 전통의 조개모양 보닛을 부활시켜 머리에 눌러쓰고 있으며, 하얀 눈썹을 연상시키는 헤드램프 상단의 LED 액센트 조명으로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켰다. 측면과 후면은 상대적으로 구형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는 편. 세단과 달리 측면 몰딩이 있는 도어패널을 그대로 쓰고 있는데, 검정색이었던 몰딩류와 도어손잡이는 차체색으로 통일시켜 한결 세련되게 보인다. 도어손잡이는 세단의 것보다 손에 잡히는 느낌이나 작동감이 좋다.

테일램프는 기존의 윤곽을 유지한 채 클리어 타입으로만 변경되었다. 투명한 부분이 검정색 테두리와 대조를 이뤄 얼음덩어리와 같은 시원한 느낌을 주며, 특히 전구에 불이 켜지면 안쪽으로 붉은 색과 오렌지색이 살짝 감돌면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만 그 형상으로 인해 외계 곤충 따위를 연상시키는 면도 있긴 하다. 테일램프 양쪽을 연결해주는 무광택의 금속장식은 실내의 무광 크롬 장식들과 일관성을 갖는 부분. 보통의 승용차처럼 뒷유리에 안테나를 내장시킬 수 없는 만큼, 구형과 마찬가지로 블루투스 등을 위한 샤크 안테나 외에 별도의 탈착식 라디오 수신 안테나를 두고 있다.


쿠페 모델이 따로 없이 세단에서 그대로 파생된 9-3 컨버터블은 세단과 전장, 전폭, 휠베이스가 동일하지만 앞부분 외에는 공유하는 패널이 눈에 띄지 않는다 지붕을 내리고 있을 때 후측면에서 보면 허리가 길고 뒤가 높아 보여 약간 어색하게 느껴질 때도 있는데, 지붕을 씌우고 나면 해치백이었던 오리지널 900 모델을 연상시키는 멋진 지붕선이 이를 만회하고도 남는다. 지붕색상은 검정색이 기본이지만 옵션으로 파란색이나 모래색등을 선택할 수도 있으니 차체색상에 맞게 적절히 코디하면 하드탑 컨버터블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멋스러움을 발산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우아한 9-3 컨버터블은 커다란 철판 지붕을 억지로 접어 넣느라 어색하기 짝이 없는 비례를 갖게 된 일부 하드탑 컨버터블들과는 격이 달라도 한참 다르게 느껴진다. 소프트탑 임에도 불구하고 추운 나라에서 만든 컨버터블이라 그런지 눈 내리는 한겨울에 타도 잘 어울릴 것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덕분에 ‘4계절용 컨버터블’이라는 수식어도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다. 물론 아무리 잘 만든 소프트 탑이라 할지라도 관리에는 신경을 써주어야 오래도록 좋은 상태로 탈 수 있을 것이다.


실내 디자인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오기 1년여 전부터 이미 구형 9-3에 적용되던 것으로, 그 변화 폭은 크지 않다. 기존의 틀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일부 구성요소의 배치를 바꾸었고, 무광 크롬 장식을 적용해 조금은 다른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 이전부터 독특한 감성의 디자인과 인체공학적인 배치로 높은 평가를 받아온 것이 9-3의 실내이지만, 이번에는 센터페시아에 즐비하게 늘어섰던 버튼들을 몇 개의 다이얼로 대체함으로써 보다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공조장치 조작부가 다이얼(로터리)식으로 바뀐 것은 뉴 9-5와 같은 내용이고, 무광 크롬 테두리를 둘러 운전자 쪽의 대시보드를 강조한 것은 오리지널 900 모델의 실내 분위기를 모사한 것이다. 송풍구 손잡이와 오디오의 원형버튼, 공조장치 다이얼도 모두 은색 테두리를 두르고 있어 통일감을 준다.

대시보드 가운데 상단에 위치했던 보조 액정은 사라졌고, ‘프로파일러(차량맞춤설정)’ 기능은 계기판의 속도계 아래에 위치한 화면과 스티어링휠의 리모컨을 통해 조작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를 통하면 공조장치, 시계, 속도계 조명, 도난경보장치, 주차보조장치, 레인센서 등의 세밀한 설정이 가능하다. 계기판 그래픽은 선명하고 세련되게 다듬어졌으며, 운전에 꼭 필요한 계기만을 보여주는 ‘나이트패널’ 과 터보의 부스트압 게이지, 사브 전통의 녹색계열 조명 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시승차처럼 인포테인먼트 옵션을 선택한 경우에는 센터페시아 상단부에 6.5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 일체형의 AV시스템이 달리고, 이를 통해 내비게이션과 MP3 CD, AUX를 이용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복잡했던 버튼들이 사라져 한결 정돈된 느낌을 주지만, 항공기의 계기반을 연상시켰던 고유의 분위기가 희석되어 허전한 감도 없지 않다. 어쨌든 안전에 대한 철학과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 진하게 녹아 든 실내에는 여전히 개성이 넘친다. 변속기 뒷부분의 센터콘솔에 내려꽂는 뭉툭한 전자식 시동키를 시작으로, 여러 개의 격자를 겹쳐 바람의 방향을 유도하는 송풍구, 업계에서 손꼽을만한 센스를 보여주는 ‘나비효과’ 컵홀더, 센터콘솔에서 파도를 타는 주차브레이크 등등….

재미있는 것은, 뛰어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감성품질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벡터 세단과 달리 컨버터블의 만듦새는 그리 흠잡을 곳이 없다는 점이었다. 컨버터블의 실내는 기본적으로 세단의 것과 동일하지만, 천으로 된 지붕을 덮고 있다는 것 외에도 도어가 2개뿐이고, 고루한 우드 트림 대신 메탈 트림을 쓰고 있으며, 차체 색과 동일한 패널이 도어트림의 상단부를 감싸고 있는 것 등 작은 차이들이 미묘한 감성적 자극을 불러일으켜 판단을 흐리게 한다. 이성적인 부분에서 타당한 이유를 찾자면 스웨덴 트롤해탄의 사브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9-3 세단과 달리 컨버터블은 오스트리아 그라츠의 마그나 슈타이어社에서 위탁 생산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야 할 것이다. 아니면 단순히 시승차들의 상태에 편차가 있었던 것이던지. 이유야 어찌됐건, 세단에서 어긋나있거나 헐렁거렸던 부품들이 컨버터블에서는 제자리에 꼭꼭 끼워져서 타이트하게 돌아가는 모습이 사뭇 신기했다. 실내색상은 시승차의 어두운 검정 톤 외에 밝은 베이지 톤도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편의사양은 세단과 마찬가지로 충실한 편인데, 같은 벡터 트림이면서도 컨버터블이 세단보다 더 좋은 편이다. 가령 할로겐 전구를 쓰는 벡터 세단과 달리 컨버터블에는 코너링 램프 기능이 포함된 바이제논 헤드램프가 달려있고, 세단의 에어로 모델에서나 볼 수 있는 스티어링휠의 변속버튼도 적용되어 있다. 목 부분을 가죽으로 감싼 스티어링 컬럼은 수동으로 각도와 거리 조절이 모두 가능하고, 눈부심 방지 룸미러와 전동접이 및 후진시 연동하향이 가능한 사이드미러가 달려있다. 실내 온도는 운전석/동반석을 개별 조절할 수 있고, 지붕 개폐 여부와도 연동된다. 윈도우 스위치 역시 지붕 개폐여부에 따라 개별 작동 및 원터치 업다운 작동방식이 달라진다. 도어를 열면 하단에 조명이 비춰지고, 센터콘솔의 전원소켓 테두리도 조명링을 두르고 있다.

운전석에는 메모리시트가 적용되고 동반석도 전동조절식이다. 세단과 달리 운전석은 요추받침까지 전동으로 조절되며, 시트색상도 세단과 달리 원톤으로 되어있는데, 시트형상 자체가 좀더 뭉툭한 편이다. 과격한 형상에 비해 앉았을 때 부드럽고 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마찬가지. 컨버터블 전용인 이 시트에는 어깨 쪽에 안전벨트가 내장되어 있어 안전벨트를 잡기 위해 요가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고 뒷좌석에 타고 내릴 때 거치적거리지도 않는다. 다만 뒷좌석에 오르기 위해 등받이를 젖힐 때의 레버 조작감은 그리 좋지 않은 듯 하다. 헤드레스트는 추돌사고시 부상을 경감시켜주는 액티브 타입으로 높이조절은 되지만 각도조절은 되지 않으며, 등받이도 일정각도 이상은 눕혀지지 않는다.


뒷좌석에 앉아보니 둔부가 차의 가운데 쪽으로 쏠리고 다리는 바깥쪽을 향하도록 앉은 기분이었다. 즉, 두 사람이 탄다면 자연스레 서로 엉덩이를 붙이고 앉는 흐뭇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다. 약간은 다리를 세워 앉는 자세이고 앞좌석을 높여야 충분한 발공간이 확보되긴 하지만 다리공간은 좁지 않다. 특히 지붕 뒤쪽이 쿠페처럼 가파르게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지붕을 씌운 상태에서도 넉넉한 헤드룸이 확보된다. 앞좌석에 앉았을 때는 잘 모르게 되지만 3중구조인 소프트탑의 안감이 밝은 색인 것도 뒤에 앉은 승객에게는 쾌적함을 더하는 요소다. 뒷좌석을 위한 센터콘솔의 송풍구는 세단에도 달린 것이지만, 지붕을 열고 달릴 때를 생각하면 컨버터블에서 더 반갑다. 한마디로, 4인승 컨버터블로서 손색이 없는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뒷좌석도 헤드레스트의 높이 조절이 가능한데, 헤드레스트 뒤편의 스피커 커버형상 아래로는 차량 전복시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롤오버바가 내장되어 있다. 이부분과 부드럽게 이어지는 토노(tonneau)커버의 볼륨감은 9-3 컨버터블에서 손꼽히는 섹시 포인트다.

뒷좌석 뒤로 지붕이 수납되므로 등받이에는 당연히 스키쓰루나 폴딩 기능이 없다. 지붕을 접어 넣은 상태에서는 트렁크에 ‘ㄴ’자 적재공간이 생기는데, 이때 적재용량은 235리터이다. 지붕을 씌운 상태에서는 352리터로 늘어나 골프백 2개를 실을 수 있다. 시승차의 트렁크 바닥 한 켠에는 옵션으로 딸려온 국내업체의 내비게이션 유닛이 부착되어 있었다. 밑바닥안쪽에는 역시 임시타이어가 자리하고 있다.


지붕의 개폐버튼은 센터페시아의 모니터 왼편에 위치하고 있다. 다른 버튼들보다 좀더 튀어나온 이 버튼(레버)을 아래로 누르면 지붕이 열리고 위로 젖히면 지붕이 닫히게 된다. 별도의 조작이 필요 없긴 하지만 한번 누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열리거나 닫힐 때까지 손가락을 대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잠시나마 ‘팔 들고 서있어’류의 벌을 서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실제 작동에 소요되는 시간은 20초가 채 되지 않지만 말이다. 독일 CTS社에서 공급하는 루프 시스템은 높은 명성만큼이나 부드럽고 세련되게 작동한다. 주행 중이더라도 시속 30km/h를 넘지 않으면 여닫을 수 있고, 트렁크 뚜껑을 가만히 둔 채 토노커버만 수평 이동하면서 지붕을 넣거나 빼기 때문에 뒷범퍼 너머로 5cm의 여유만 있으면 작동이 가능하다. 지면으로부터 천정까지의 높이는 2.2m 이상이면 된다. 지붕을 접고 나면 도어안쪽에서부터 토노커버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차체색상의 ‘서라운드 트림’이 멋스러움을 더한다.

9-3 세단과 마찬가지로 뉴 사브 9-3 컨버터블은 유로엔캡(EuroNCAP)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했다. 비틀림 강성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도록 단단하게 보강되었기 때문에 와인딩에서도 삐걱거리는 잡소리 없이 하체가 잘 지지된다. 대신 몸무게는 루프 시스템과 보강재로 인해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쓰는 9-3 벡터 세단에 비해 125kg이 더 무겁다. 힘이 부족한 차라면 적잖이 부담이 될 수도 있는 무게차이이다. 다행히 국내 시판되는 뉴 9-3 컨버터블은 최고출력 210마력의 2.0리터 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구형의 에어로 모델에 탑재되던 것과 같은 엔진으로, 5,300rpm에서 리터당 100마력을 상회하는 210마력의 최고출력을 낼뿐더러 2,500rpm에서 30.5kgm라는 상당한 양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토크곡선에 따르면 이 수치는 4,000rpm을 넘어서까지 이어진다. 고rpm에서 힘이 빠질지언정 실용영역에 충실한 세팅이기 때문에 제원상의 수치가 공허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덕분에 컨버터블의 잉여 몸무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늘어난 중량이 주로 뒤쪽으로 쏠렸는지, 60:40인 세단과 달리 50:50에 가까운 무게 배분을 갖게 된 것도 컨버터블의 재미있는 특징이다.


0-100km/h 가속이 8.8초인 세단에 비해 컨버터블은 0.7초가 더 걸린다. 제원상으로는 처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 더 빠르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컨버터블쪽이다. 세단에서 숨을 죽이고 귀 기울여야 들을 수 있었던 터보의 쉭쉭 거리는 소음이 한결 생동감있게 실내로 침투하는 것도 그렇고, 세단보다 부드럽고 유연하게 느껴지는 하체도 감성적인 면에서 더욱 기분 좋게 다가온다.

와인딩 코스를 달려보면 상대적으로 더 많은 폭의 좌우 쏠림을 느낄 수 있지만, 신기하달 정도로 중립적인 코너링 라인이 잘 유지된다. 차체거동에 따라 후륜의 방향을 적절히 비틀어 4륜 조향의 효과를 내주는 ‘리액스(ReAxs)’ 시스템 외에 235/45R17 사이즈를 쓴 컨티넨탈 스포트컨택2 타이어도 한몫 단단히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구형 에어로 2.0T 컨버터블은 225/45R17의 피렐리 P제로 로소를 끼웠었다.) 세단 못지 않게 노련한 솜씨로 와인딩을 공략할 수 있지만, 막상 달리고 나면 외관에 어울리지 않는 주행을 해버렸다는 자책을 하기에 좋은 차다.

제동성능도 상당한 수준으로, 고속에서 급제동을 실시해도 불안한 거동이나 심한 노즈다이브 없이 몹시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멈춰 선다. 신차발표시의 제원상으로는 전륜만 벤틸레이티드 디스크를 쓰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시승차는 후륜까지 V.디스크를 달고 있었다. 세단에서는 에어로 모델에만 적용되는 고성능 제동 시스템이다.

벡터 세단의 사양에서 제외되어 섭섭함을 자아냈던 스티어링휠의 변속버튼도 컨버터블에는 달려있다. 오른쪽 엄지가 시프트 업, 왼쪽 엄지가 시프트 다운을 맡는 방식이고, 변속레버를 수동모드 쪽으로 옮겨놓아야만 작용한다. 자유도가 적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다지 조작감이 좋지 않은 변속레버를 만지는 것 보다는 운전의 즐거움이 월등하다. 계기판 오른쪽의 ‘S’ 버튼은 귀찮은 수동 조작 없이 스포츠 모드의 변속패턴을 즐길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용하다.


풀 가속시의 자동변속포인트는 6,000rpm을 살짝 넘긴 시점으로, 각각 60, 95, 150km/h 부근에서 시프트업이 진행된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은 상태에서 그대로 버티면 5,500rpm에서 200km/h를 넘어서면서 5단으로 시프트업이 이루어지고, 아주 더디게 220km/h까지 가속된다. 물론 지붕은 닫고 달렸는데, 이렇게 달리는 동안에도 소프트탑은 차분할 따름으로, 90km/h를 넘어서면서부터 뒷부분의 바람소리가 두드러진다는 것 외에 별다른 이상징후는 발견할 수 없었다. 지붕을 내리고 고속으로 달릴 때 들이치는 바람의 양은, 사진의 모양새를 위해 윈드 디플렉터를 달지 않고 달렸음을 감안하면 흠잡을 데 없는 수준이었다.

100km/h 정속 주행시의 엔진회전수는 5단 2,000 / 4단 2,750 / 3단 4,000 rpm. 총 주행거리가 2,600km를 갓 넘긴 시승차의 트립 컴퓨터에 남아있는 지금까지의 평균 연비는 7.4km/리터였다. 공인연비는 10.2km/리터로 벡터 세단과 같다.

3,69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표를 달고 나온 9-3 벡터 세단에 비하면 5천 만원 대 초반의 가격인 컨버터블은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정밀하고 세련된 루프 시스템과 한결 좋은 사양, 품질감, 컨버터블만의 매력이 가격차이를 정당화한다. 게다가 가격폭탄을 투하하기는 이쪽도 마찬가지로, 구형에서는 에어로가 7천 만원, 175마력의 리니어가 6천 만원이었음을 고려하면 사양이 더 좋아진 새 모델의 가격은 기름기 쫙 발라낸 담백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동급 경쟁모델들과 비교해보면 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이번에 만나본 뉴 9-3 컨버터블은 세단 대신으로 구매해 퍼스트카로 써도 좋을 것만 같은 매력적인 차였다.











사브 9-3 컨버터블 벡터 2.0 Turbo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전고 : 4,647 ×1,762×1,437mm,
휠 베이스 : 2,675mm
트레드 (앞/뒤) : 1,524/1,506 mm
공차중량 :1,680kg
구동방식 : FF

엔진
형식 : 직렬 4기통 터보
배기량 : 1,998cc
최고출력 : 210마력/5,300rpm
최대토크 : 30.5kgm/2,500rpm
보어×스트로크 : 86×86mm
압축비 : 9.5:1

트랜스미션
형식 : 자동 5단
기어비 : 4.575/ 2.979/ 1.947/ 1.317/ 1.000/ R: 5.024
최종감속비 : 2.440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 V. 디스크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35/45 R17

성능
0~100km/h 가속 : 9.5초
최고속도 : 225km/h
최소회전반경 : 5.4m

연료탱크 용량 : 58 리터
트렁크 용량 : 352 리터 (루프격납시 235리터)
연비: 10.2 km/리터 (공인연비)

차량 가격 (VAT포함) : 52,900,000원 / 인포테인먼트 옵션 포함시 55,5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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