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ways open!!을 외치며 2009년 봄 신형으로 등장한 뉴 미니 쿠퍼 컨버터블. 그 중 먼저 만났던 쿠퍼 컨버터블에 이어서, 이번엔 짜릿한 성능을 겸비한 쿠퍼S 컨버터블과 함께했다. 특유의 하드한 감각과 시원한 개방감이 맞물려 더없이 재미난 드라이빙을 선사해주는 미니 중의 미니, 가장 미니다운 미니인 쿠퍼S 컨버터블을 만나보자.

글, 편집 / 김정균 기자 (메가오토)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자동차를 일컬어 ‘어른의 장난감’이라 표현하는 이유에 잘 부합하는 장르를 꼽으라면 멋들어진 쿠페나 컨버터블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실용성보단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짜릿한 성능이 우선시되어 멋과 스피드를 갈망하는 남성들의 끊임없는 욕구불만을 해소시켜 주는 것.

그런데 이번에 만난 쿠퍼S 컨버터블은, 날렵한 쿠페나 화려한 컨버터블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장난감’이란 단어에 있어서만큼은 최고의 매칭을 보여준다. 그것도 완전 재미난, 갖고 놀면 놀수록 중독되는 장난감이 아닌가 싶다.

스포츠세단, 쿠페, 컨버터블 등등 장르를 불문하고 ‘억’ 소리 나는 고가의 모델들까지 다양하게 시승했던 기자이지만, 그 중 가장 재미난 ‘장난감’을 꼽으라면 단연 쿠퍼S 컨버터블이 아닌가 싶다. 지구상에 닮은꼴을 찾을 수 없는 매력 만점의 톡톡 튀는 실내외 디자인, 그와는 다소 언밸런스한 하드코어적 드라이빙 감성, 이런 상반된 매력들이 맞물려 함께하는 내내 마냥 즐거워지는, 아무리 우울해도 웃게 만들어주는 유쾌한 친구 혹은 애인 같은 녀석, 그게 바로 쿠퍼S 컨버터블의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

평소 같으면 마지막에 들어갈 법한 내용을 처음부터 적어버렸는데, 기왕 이렇게 된 거 디자인은 제쳐두고 녀석의 장기인 주행실력부터 거슬러 올라가 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뚜껑 제대로 열린 \'S\' 엠블럼의 민희씨는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보통 단단한 하체를 바탕으로 한 고성능 모델들은 전반적인 안정감이 뛰어나기 때문에 실제 속도보다 느리게 느껴지기도 하고, 세단의 경우 소프트한 가운데 정숙성이 매우 뛰어나 외부와의 단절감이 커서 속도감이 무뎌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쿠퍼S 컨버터블은 딴딴한 하체를 바탕으로 느껴지는 안정감이 꽤나 훌륭하면서도, 가벼운 몸무게, 짱짱한 터보엔진과 수준 높은 변속기, 즉답식의 무겁고 타이트한 스티어링휠과 페달의 반응, 신나는 화음의 엔진/배기 사운드, 그리고 시원한 개방감까지 추가되어, 주행감성에 있어서만큼은 슈퍼카 못지않을 정도로 하드코어한 감각을 전해주며 실제 수치적인 속도보다 빠르게 느껴진다.

그러한 감각과 속도감을 바탕으로 한 운전재미라는 측면에선 그 어떤 모델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으며, 더 비싼 댓가를 지불한다 해도 쿠퍼S 컨버터블만큼의 재미를 맛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300마력 이상의 고출력 후륜구동과 같은 짜릿함과 스릴은 부족하지만, 주행성을 강조하는 BMW의 DNA가 작은 차체에 충분히 스며들어 있으며, 최근의 BMW는 미국시장을 다분히 의식한 듯 과거보단 소프트한 세팅을 추구하고 있는데, 마치 미니를 통해 하드한 세팅에 대한 욕구를 제대로 풀어내고자 하는 것 같다.


쿠퍼S 컨버터블의 심장은 1.6리터 가솔린 엔진에 트윈스크롤 터보차저 유닛을 추가해 최고출력 175마력(5500rpm), 최대토크 24.5kg.m(1700~4500rpm)의 힘을 발휘하며, 오버부스트시 최대토크는 26.5kg.m까지 늘어난다. 이와 조합된 변속기는 수동모드와 S모드를 겸비한 스텝트로닉 6단 자동으로서, 반응속도와 변속감에 있어서 뛰어난 수준. 연비는 중요 포인트, 신나게 달려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주유게이지를 바라보면 흐뭇할 따름이다.

신형으로 오면서 구형 대비 편안해졌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하드한 미니의 감각은 여전, 게다가 쿠퍼보다 한 차원 높은 쿠퍼S의 단단함은 완전 남자를 위한 것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 된다. 하지만 최근 통계에 의하면 국내 수입차 중 여성의 구입 비율이 가장 높은 차가 바로 미니이며, 두 대중 한 대는 여성 오너라는데... 물론 S 엠블럼 없는 쿠퍼가 많겠지만, 디자인으로 여성을 사로잡고 성능으로 남성을 사로잡을 수 있는 양면의 매력을 제대로 갖춘 차가 미니이며, 그로 인해 남 여 오너 비율이 1:1에 가까운 것이다. 남성 오너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타 차종 동호회 입장에선 마냥 부러울 수도.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 모두 무거운 답력으로 즉답식의 반응을 보이며, 스티어링휠도 한 손으론 돌리기 힘들 정도라 조금만 움직여 봐도 ‘S’ 엠블럼의 존재가 확실히 각인된다. 단, 후진기어를 넣으면 스티어링휠이 확 가벼워져 보다 수월한 주차를 도와주기도 하는데, 사실 주차만큼은 스티어링휠의 무게와 상관없이 앙증맞은 차체 사이즈로 인해 협소한 공간에서도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 덩치 큰 차가 쩔쩔 매고 있을 때 한 방에 칼 같은 주차가 가능.


개성 있는 디자인의 동그란 키를 밀어 넣고 자그마한 시동버튼을 누르면 우렁차게 걸리는 시동음부터 스포츠카의 느낌이 물씬 풍겨나오고, 머플러가 미세하게 떨리는 듯 나지막한 배기음이 베이스로 깔리는 것 또한 달리고 싶은 감성을 자극해댄다.

시트는 단단하면서 몸이 잘 밀착되는 타입으로, 수동이지만 틸트-텔레스코픽 스티어링휠과 함께 적당한 자세를 잡고 나면 스포츠 드라이빙에 부족함 없는 정도의 안정감과 편안함이 느껴진다. BMW가 만든 모델에서 자세잡기 힘들거나 착좌감이 불편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는데, 어찌 보면 사소한 기본기지만 사소한 것 때문에 실망스러운 차가 의외로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프리미엄 브랜드는 기본기부터 한 차원 앞서있는 것 같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여하튼, 자세를 잡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엔진음이 힘차게 울리고 뒤이어 배기음이 터지며 즉답식으로 반응하는 가속이 초반보다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점점 더 빠르게 상승하는 느낌으로 완전 커다란 속도계의 바늘이 쭉~ 치켜 올라간다. 그대로 고속까지 밀어붙이면 확실히 구형 대비 힘이 좋아졌음을 느끼게 되고, 짧은 휠베이스와 딱딱한 하체 때문에 노면이 고르지 못한 직선 구간에서 추월을 반복할 땐 톡톡 튀면서 살짝 불안해지기도 하지만, 이후 완만한 코너에서의 묵직한 안정감을 느낀 다음 구불구불한 코너를 반복해 달릴 땐 타이어의 트레드가 많이 부족한 상태였음에도 어지간해선 무거운 스티어링휠의 예리한 조향감각 그대로를 벗어나지 않았다.

투구모양의 기어변속레버를 왼쪽으로 돌려 S모드로 달리면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 모두 한층 더 활발해지고, D모드로 달리다가도 SPORT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S모드가 되면서 앙칼지게 변한다. 변속버튼을 사용해 원하는 기어단수에 맞춰놓으면 순차적으로 변속되며 엔진브레이크의 반응이 보다 확실히 전해져오고, 즉답식의 브레이킹 성능 또한 만족스럽다.


시승차의 소프트탑은 데님 소재 비슷한 느낌으로, 신형으로 오면서 갈색 소프트탑과 함께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소프트탑은 우선 파노라마 썬루프처럼 넓게 열리고, 한 번 더 조작하면 완전히 오픈시킬 수 있는데, 주행 중에도 작동 가능하기 때문에 갑작스런 빗방울에 대한 대처가 용이하다.

실내 분위기는 쿠퍼S와 동일, 다만 타코미터 옆에 붙은 ‘올웨이즈 오픈 타이머’가 소프트탑의 오픈 시간을 표시해주는 것이 재미있다. 속도계와 송풍구를 비롯해 모든 디자인의 주제가 동그란 원으로 마무리된 것 또한 여전한 모습. 아기자기하고 독특한 미니의 디자인은 언제나 만지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며 정말 장난감 다루듯 이것저것 조작해보게 되기도 한다.

윈도우 조작을 센터페시아 하단에 쭉 나열된 토글스위치 중 하나로 해야 한다는 것은 위치상 불편하지만, 편의성보단 디자인과 개성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리라. 속도계 상단에 봉긋 솟아오른 비상등 조작버튼도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운전 자세에선 손이 닿지 않아 몸을 앞으로 약간 숙이고 팔을 뻗어줘야 하지만, 요걸 손바닥으로 톡 쳐서 조작할 땐 묘한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인체공학적인 인테리어 설계 따위 필요 없다. 미니이기 때문에 조금 불편한 부분도 재미로 느껴지며 즐기게 된다,


신나는 주행을 만끽하고 아기자기한 실내를 충분히 감상한 후, 이제야 녀석의 앙증맞고 귀여우면서도 뭔가 다부져 보이는 외관을 살펴본다. 엄청 짧은 앞 뒤 오버행과 네모지만 둥그런 차체, 그리고 앙증맞은 디테일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 또한 재미난 구경거리가 아닐 수 없다.

쿠퍼S 엠블럼이 여기저기에 박혀서 “나는 강한 아이야” 라고 말하는 듯 하고, 묘한 아이보리 빛깔 차체와 적당한 크롬 장식들, 데님 소프트탑 등이 맞물려 훌륭한 믹스매칭을 이루어낸 모습.

그런데... 중국엔 미니가 드문가? 뙤약볕에 땀을 흘리며 우리의 쿠퍼S 컨버터블과 기자는 얼짱 각도로 이리저리 포즈를 잡고 사진기자님은 바쁘게 셔터를 눌러대고 있는데, 저 멀리서 중국인 관광객들 한 무리가 미니를 향해 종종걸음으로 뭐라 떠들면서 다가오는 것이었다. 개념이 좀 없다고 생각한 것이, 대게 시승차의 촬영은 한적한 곳에서 이루어지긴 하지만 카메라가 촬영을 위해 집중하고 있을 땐 그 앞을 지나가는 분은 뒤로 돌아서 지나가 주시거나 셔터를 누를 때 까지 잠시 기다려 주시는데, 그 중국인 관광객들은 촬영 중이었음에도 주변에 몰려들어 기자들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쿠퍼S 컨버터블 옆에 서서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으며 호들갑을 떨었다.

처음엔 어이가 없어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관광객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마칠 때까지 잠시 기다려줘야 했는데, 그래도 쿠퍼S 컨버터블 덕분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활짝 웃으며 신나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쁘진 않았기에, 그냥 웃어넘기고 다시 촬영에 임했다.


에필로그
날이 갈수록 장르와 차종이 세분화되면서 개성 있는 차량들을 시승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와중에, 엄청난 성능을 가졌거나 매우 럭셔리한 차종이라 해도 가격을 떠나서 정말 ‘갖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다양한 차종을 일로 접하는 데에서 오는 정신적 폐해가 존재하기 때문.

하지만 이번에 만난 쿠퍼S 컨버터블은, 함께 달리면 달릴 수록 ‘참 갖고 싶은 녀석이네’ 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기자 뿐만 아니라 누구나 미니를, 특히 쿠퍼S 컨버터블을 경험해 본다면, 디자인부터 시작해 성능까지 온통 재미로 똘똘 뭉친 녀석이라는 것과, 갖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 있어서만큼은 공감하게 될 것이다. 새롭게 태어난 S 엠블럼의 뚜껑 제대로 열린 미니는 매력 만점, 그 이상의 사랑스런 모습으로 뭇 선남 선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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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오토] 뉴 미니 쿠퍼S 컨버터블 프리미엄 갤러리
[메가오토] 뉴 미니 컨버터블 프레스 갤러리
[메가오토] 뉴 미니 컨버터블 신차발표회
[메가오토] 뉴 미니 쿠퍼 컨버터블 시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