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가격대비 성능을 인정받으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인피니티가 처음으로 선보인 하드탑 컨버터블.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에 있어선 뚜껑 열리는 G37 쿠페라 해도 무방할 만큼 닮은꼴이지만, 시원한 오픈 에어링, 약간 부드러운 주행감각, 최상의 사운드 시스템, 쿨링시트 등으로 차별화를 꽤하면서 G 의 높은 상품성을 유지한 채 컨버터블만의 매력을 잘 나타내고 있다.
글, 편집 /
김정균 기자
(메가오토)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른바 ‘오픈카’라고 불리는 차들을 도로에서 마주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해가 바뀔수록 다양한 차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차를 즐길 줄 아는 소비자들 또한 늘어남과 동시에 다양한 컨버터블 모델들이 연이어 선을 보이고 있는 상황.
그래서인지 이젠 탑을 열고 시승할 때도 주위의 따가운 시선이 줄어든 편이고, 복잡한 도심 한복판 신호대기에 정차 시 탑을 여닫는 퍼포먼스를 선보여도 무료한 운전 중의 재미난 눈요기 거리 정도일 뿐, 예전만큼 신기해하거나 감탄하면서 넋을 놓고 쳐다보게 되진 않는 것 같다.
그만큼 다양한 컨버터블이 등장하고 도로를 누비기 시작하면서, 이젠 단지 뚜껑 열리는 오픈카로 통일되어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컨버터블끼리도 저마다의 개성과 장점을 표출하고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번엔 인피니티 특유의 뛰어난 주행성능을 기본으로 갖가지 구성 또한 만족스러운 모습을 갖춘 G37 컨버터블과 함께했다.
기자 개인적인 취향으론 온통 곡선으로만 이루어진 유선형의 차체 디자인은 그리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너무 네모반듯한 차도 마찬가지이지만 직선과 곡선이 적당한 조화를 이룬 디자인을 좋아하는데, 그런 기자의 눈으로도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인피니티, 그 중에서도 G시리즈, 특히 G37 쿠페는 직선이라곤 사이드의 희미한 캐릭터라인 뿐인데도 참 괜찮아 보였다.
낮고 와이드한 전형적인 쿠페 형상에 날카로운 곡선들이 자연스럽게 넘나들면서 전체적인 덩어리가 매끈하게 빠진 모습. 그런 쿠페 대비 컨버터블은 하드탑 루프라인이 다르고 리어램프 디자인이 살짝 변한 정도로, 탑을 닫으면 언뜻 봐서는 확연히 구분되지 않는다.
보통 컨버터블의 라인은 탑을 닫았을 때 부자연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G37 컨버터블 디자인의 가장 큰 장점은 3조각으로 나뉜 루프가 닫혔을 때나 열렸을 때 모두 꽤나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본판이 워낙 미끈하게 잘 빠졌으니 컨버터블도 따라가는 분위기랄까. 인피니티도 이러한 장점을 최대한 마케팅에 이용하려는 듯 G37 컨버터블의 디자인을 ‘듀얼 뷰티(Dual Beauty)’ 라며 따로 이름지었다.
전동식 하드탑 루프의 작동 시간은 최근의 추세에 비하면 약간 길게 느껴지지만, 마치 트랜스포머가 떠오르듯 멋들어진 동작을 보여준다. 주행성능이 우선시되는 만큼 앞 뒤 무게배분을 위해 탑이 열렸을 때의 트렁크 공간은 대부분 희생했고, 탑을 닫았을 땐 G37 쿠페와 비슷한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인피니티만의 ‘스크래치 쉴드 페인트’는 당연한 듯 적용되어 자잘한 스크래치들을 스스로 복원하는데, 일부러 스크래치를 낼 수는 없는 노릇이라 확인해보진 못했다.
실내에 들어서면 기존의 G 세단, 쿠페와 다른 부분이 기어변속레버 하단에 보인다. 기존의 열선시트 뿐 아니라 새로 추가된 쿨링 기능까지 조작하는 다이얼과 하드탑 조작버튼이 그것. 쿨링시트는 무더운 날씨 속 대낮에 탑을 열고 달리는 와중에도 엉덩이와 등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여름철엔 가장 만족도가 높은 장비. 하지만 3단계 최대로 가동했을 때 쉭~ 하고 들리는 소음은 같은 기능의 다른 모델들보다 약간 큰 편에 속하기 때문에 3단계 중 2번째 강도가 시원함과 소음을 타협한 적정선인 것 같다.
그 외의 깔끔한 실내 인테리어는 다른 G들과 거의 동일. 다만 쿠페의 버킷시트보단 착좌감이 소프트한 시트모양이 조금 다르고, 여기엔 G37 컨버터블이 자랑하는 ‘오픈 에어 사운드 시스템’ 의 일부인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피커가 장착되어 있다. 기존에도 G 만을 위한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만족스러웠는데, 이번에도 컨버터블만을 위한 사운드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실내에 장착된 내장 마이크로 주행 조건, 탑의 개폐 여부에 따라 음질을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오디오 파일럿 시스템II’를 적용하고 총 13개의 스피커로 훌륭한 사운드를 선사해준다.
실제로 탑을 열고 음량을 최대로 키워 달려보니 확실히 뭔가 다르긴 달랐다. 주변 소음과 오디오 사운드가 별개라는 느낌이랄까, 헤드레스트 양 옆의 스피커도 한몫 단단히 거드는 것 같다.
뒷좌석은 4인승 컨버터블이라 해도 성인이 탑승하기엔 무리인 대부분의 모델들과 달리, 최소한의 탑승 가능한 공간을 갖고 있다. 앞 시트를 밀어젖혀야하는 승하차가 불편할 뿐이지 성인 3명이면 장거리 여행도 가능할 것이다. 조수석 탑승자가 시트를 앞으로 많이 당겨서 앉아준다면 금상첨화. 따라서 키가 작은 사람이 조수석, 큰 사람이 뒷좌석에 앉는 편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G37컨버터블의 주행은 비슷하게 생긴 쿠페와 비교하자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강성이 느껴지면서도 좀 더 부드러운 가운데 변함없이 빠른 속도를 발휘한다고 보면 되겠다.
경쟁모델로 꼽히는 BMW 335i 쿠페, 컨버터블과 비교해볼 수도 있겠는데, 기자의 관점에서 종합적인 성능이 아닌 전체적인 감각만으로 하드한 쪽에서 소프트한 쪽으로 정리해보자면 G37 쿠페 > 335i 쿠페 = G37 컨버터블 > 335i 컨버터블 정도가 되겠다. 각각의 차이는 아주 미세하며 세련된 하체나 세밀한 핸들링에선 BMW가 살짝 앞서있는 듯 하지만, 주행성을 강조하는 두 메이커의 성격은 매우 닮아 있다.
여하튼, G37 컨버터블은 유명한 VQ엔진의 최신버전인 배기량 3.7리터 VQ37VHR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가 매칭되며, 최고출력 329마력(7000rpm), 최대토크 37kg.m(5200rpm)의 출력을 발휘, 고회전을 부추기는 매끄럽고 폭발적인 성능이 돋보인다. 333마력인 G37 쿠페, 330마력인 G37 세단과 미세하게 차이나는 마력은 각 모델의 조금 다른 성격을 나타내기 위한 메이커측의 표기인 것 같고, 기어비도 같은 G 3종 세트의 실제 출력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출력 이외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감각이 약간 다를 뿐.
서스펜션, 휠-타이어, 브레이크 등의 하체 구성은 쿠페와 동일하고, 스티어링이나 페달류의 감각 또한 차이를 느끼기 힘들지만, 각각이 아닌 모든 게 전체적으로 맞물려 주행할 때의 특성은 쿠페 대비 약간 소프트하고 여유가 있다. 실제 속도가 느려서가 아닌, 쿠페 대비 떨어지는 강성을 고려해 너무 하드코어한 주행을 부추기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 정도.
탑을 오픈하면 확실히 엉덩이가 더 무거워지긴 하지만, 주행 밸런스만을 놓고 봤을 때 트렁크공간을 희생한 만큼의 보상이 느껴지면서 인피니티 특유의 날카로운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가속페달을 마구 밟아대면 역시나 거침없이 뻗어나가며 고회전 영역에선 눈앞에 펼쳐진 도로의 라인을 마음먹은 대로 치고나갈 수 있다. 공도에서 더 빠를 필요 없을 만큼의 정점까지 달려주는 빼어난 성능은 역시 매력적.
다만 코너링에선 쿠페 대비 부족한 강성이 느껴지기 때문에 와인딩 코스를 질주하는 와중에 분명 더 빠르게 돌아나갈 수 있지만 몸이 먼저 반응하면서 살짝 자제하게 되곤 했다. 물론 출력이 높기 때문에 그렇게 달려도 어지간한 녀석들보다 속도 자체는 훨씬 빠르지만, 최근 들어 시승차를 내차 다루듯 너무 몰아붙이지 않는 주행으로 시승을 진행하는 성향이 생긴 이유로 더 그랬던 것 같다. 평생 사고 한 번 나본 적 없는 기자이지만, 테스트를 위해 달리다가 이따금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 찰나의 스트레스는 오히려 간 튜닝이 업그레이드될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은데, 뭣도 모르고 달렸던 시절과 뭘 좀 알고 달리는 지금은 마음가짐부터가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여하튼, G37 컨버터블의 주행 특성은 쿠페 대비 살짝 소프트하지만 고출력 후륜구동의 짜릿함과 함께 인피니티 특유의 매끄러운 고회전으로 빠르고 신나는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포인트다. 오픈 에어 사운드 시스템이나 쿨링시트 등의 장비는 결국 주행의 즐거움과 쾌적함을 배가시켜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들. 또한, 코너링 램프를 비롯해 G37 컨버터블에 마련된 갖가지 안전장비들은 빠르게 달리기 위한 사전준비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음을 잘 보여주고 있어 믿음직스럽다.
에필로그
인피니티가 처음 선보인 하드탑 컨버터블은 예상대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특유의 주행성능과 풍부한 장비들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결국 인피니티의 \'G\' 는 세단, 쿠페, 컨버터블 모두 높은 상품성으로 여전한 인기를 구가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이번에 만난 컨버터블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있어서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 같다. 인피니티의 슬로건인 \'가장 빛나는 지금\' 이란 문구에 최적인 모델, 바로 G37 컨버터블이 아닌가 싶다. 시승기 제목엔 본토에서 불리는 이름인 \'스카이라인\' 을 사용했다.
{del}
[메가오토] 인피니티 G37컨버터블 프리미엄 갤러리
[메가오토] 인피니티 G37컨버터블 프레스 갤러리
[메가오토] 인피니티 G37컨버터블 신차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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