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승기

매력지수 급상승 - 인피니티 뉴 G37세단

현행 G 시리즈는 가격 대비 가장 뛰어난 차종으로 평가받으며 꾸준한 인기 행진을 계속해 온 인피니티의 주력이며, 그 중 볼륨 모델인 G 세단은 파워트레인이 먼저 업그레이드된 이후 다시금 실내외 디자인까지 변경되면서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진정한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G37세단을 만나보도록 하자.

글, 편집 / 김정균 기자 (메가오토)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G37 세단이 속해있는 등급은 차종 선택에 있어 가장 고민되는 세그먼트일 것이다. 5천 전후의 가격대에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불문하고 쟁쟁한 녀석들이 무수히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그 중 한 녀석을 선택해야 한다면 며칠 밤을 고민해도 답이 안 나올 법 하다.

하지만 정답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어떤 차종이 더 나은가에 대한 수많은 갑론을박에 흔들리지 말고 오너의 취향과 성향을 가장 먼저 고려하면 그만인 것이다.

인피니티 G를 타고 규정 속도에 훨씬 못 미치는 속도로 거북이처럼 달리는 여사님을 볼 때면 남편이 누구인가 궁금해지기도 하고, 동일 가격대의 배기량 적은 BMW나 벤츠 모델을 타면서 출력에 불만을 갖는 젊은 남성 오너를 봐도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다.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차를 타면서 핸들링이나 하체가 마음에 안 든다는 불평을 하거나, 반대의 경우 왜 국산차만큼 크고 넓지 않은가 투덜댄다면 당신은 이미 첫 단추를 잘못 맞춘 셈이다.


자동차를 선택할 때에는 자신이 가장 우선시하는 몇 가지를 정해 놓고, 그 순서에 부합하는 녀석들을 선별한 후에 범위를 차츰 좁혀나가면 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름값, 디자인, 성능, 크기, 내구성, 유지비, AS 중에서 가장 중요한 순서대로 나열하는 방법 등이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인피니티 G37 세단은 일단 확실한 장점 한 가지를 깔아놓고 시작한다. 바로 동일 가격대의 다른 모델에게서 절대 발휘될 수 없는 고성능. 그 외의 부분들도 평균 이상은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인기가 있고, 특히 기자와 비슷한 연령대인 30대 중반 기준으로 전 후 10년 안팎의 연령대에서 성능을 우선시하는 오너에겐 가장 먼저 눈에 띌만한 녀석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기자도 인피니티 G 시리즈를 시승할 때마다 마치 입에 딱 맞는 음식을 먹을 때처럼 기분 좋은 포만감이 느껴지곤 한다.


디자인부터 살펴보면, 일단 전면 마스크가 더 날카롭게 변해서 G 쿠페의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와 비슷해졌다. 기존 모델의 뭔가 약간 어벙했던 그 모습이 사라졌다고 해야 할까, 직접 비교해 보면 바람직하게 변경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크롬이 가미된 블랙배젤 헤드램프가 적용되면서 위로 더 치켜 올라갔고, 범퍼의 형상도 스포티하게 변하면서 안개등이 추가되었다.


G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곡선 위주의 라인이 조화롭게 맞물려 있으며, G 세단의 경우에도 측면에서 보면 다른 세단에 비해 롱 로즈 숏 데크 형태로서 가만 서있어도 속도감이 느껴지는 스포츠카의 비율이 스며든 후륜구동 세단의 모습이다. 휠 사이즈의 경우 프리미엄 모델의 17인치는 비율상 너무 작아 보이는 경향이 있어 스포츠 모델에 적용된 18인치 이상은 되어야 외관 디자인과 성능 모두에 부합할 수 있겠다. 차체 색상은 어두운 색보다 밝은 계열이 더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실내를 얼핏 훑어보면 기존과 변경된 모습을 찾아내기 힘들지만, 보다 깔끔해진 계기판과 화려해진 기어변속레버 주변부가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좌측 하단에 숨어있었기에 알아채기 힘들지만 기존 스포츠 모델에 적용되었던 AFS(Adaptive Front lighting System) 조작버튼이 사라진 것은 약간 아쉽다.


전체적인 실내 인테리어는 친숙한 G시리즈의 모습 그대로. 대체로 준중형급 크기인 경쟁모델들 대비 차체 사이즈와 실내 공간이 가장 넉넉하다는 것은 또 하나의 장점. 뒷좌석도 상당히 여유가 있어 성인 4명 정도가 장거리 주행을 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 덩치가 너무 커서 스포츠 세단의 예리한 감각을 해치는 모델이 있는 반면, G37은 절묘한 크기로 인해 운전재미와 실내 공간 모두를 타협해낸 모습이다.


워즈 오토 선정 세계 10대 엔진 최다 수상에 빛나는 VQ엔진의 최신판 VQ37VHR 엔진은 최고출력 330마력(7000rpm), 최대토크 36.8kg.m(5200rpm)를 뿜어내며, 효율이 높아진 7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린다.


수치상으로만 봐도 다분히 고회전 지향임을 알 수 있듯이, 그리고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높은 회전수를 구사하면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한 가속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물론 그 대가로 기름 값 걱정을 해야겠지만, 사실 G시리즈도 신경 써서 연비모드로 주행하면 실연비가 꽤나 훌륭하게 나와 준다. 단지 오른발에 스스로 봉인을 걸기엔 녀석의 성능이 워낙 출중한 이유로, 유혹을 참지 못하고 결국 가속페달을 괴롭히게 되니 이건 마치 양날의 검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기왕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할 터, 시승 당일은 비가 많이 내리고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대는 궂은 날씨였으나 사진기자님은 100km/h 전후의 속도에서 몸을 내밀어 몰아치는 비바람을 다 맞아가며 주행사진을 촬영했고, 이후 G37 세단의 짜릿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에 악천후 따위는 방해가 되지 않았다.


젖은 노면에서도 불안한 기색 없이 내달리는 녀석, 밸런스가 뛰어나기 때문에 어지간한 주행에선 마른 노면과의 차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준. 7단 자동변속기는 촘촘해진 기어비로 인해 효율이 높아졌으나 예전의 5단 대비 간결한 맛은 약간 떨어지는 느낌이다. 일각에선 5단일 때가 변속 타이밍도 더 빨랐고 가속성능이 더 나았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구 파워트레인과의 차이점을 체감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7단으로 변하면서 더 천천히 줄어드는 연료게이지는 체감 가능한 수준이다.


후륜구동 특유의 코너링 감각은 뉴트럴한 거동을 기본으로 한 오버스티어 성향. 전날의 와인딩 코스에서도 다시금 느꼈지만 운전자의 실력에 따라 어느 정도의 편차를 보인다. 급격한 코너에서 리어를 날려대며 그 감각을 파악하고 나면, 이후엔 고출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코너 진입 전과 후의 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한계점을 마음먹은 만큼 높여갈 수 있다.

그래서일까, 익숙한 코스에서 평소에 욕심내지 않던 속도를 탐하다가 크게 스핀을 일으킨 상황이 연출되었지만 카운터를 먹이며 가속페달을 다독여주자 VDC가 적당히 개입하며 이내 자세를 바로잡아준다.


일말의 아쉬움이 남는다면 녀석의 출중한 가속력처럼 브레이킹 성능도 조금만 더 강력했으면 하는 것, 또한 스포츠 서스펜션이 장착되었다지만 그 역시 조금만 더 탄탄했으면 하는 욕심이 난다.

물론 대안은 있다. 이런 아쉬움들을 처음부터 해결하고 싶다면 강성이 높고 강화된 브레이크가 장착된 G37 쿠페를 선택하시라.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G 세단이기에 약간 부족한 퍼포먼스적인 부분을 G 쿠페가 말끔히 해결해줄 것이다. G 세단으로 신나는 주행을 즐기고 나면 어느덧 G 쿠페가 그리워지는 이유다.


에필로그
파워트레인과 내외관이 차츰 업그레이드된 인피니티 G 세단은 그와 비례해 성능과 스타일 모두 진화를 이루며 여전히 매력적인 스포츠세단으로서의 실력과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쯤 되면 지금껏 가격 대비 가치를 인정받아온 모델이니 신형이라며 가격을 은근슬쩍 올리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그런 방식을 사용해도 판매량에 별 영향은 없을 것 같은데, 되려 가격이 살짝 인하되었으니 이 또한 G37 세단의 매력을 배가시켜주는 또 하나의 요소가 아닌가 싶다.
{del}



Copyright © CARISYOU. All Rights Reserved.

토크/댓글|0

0 / 300 자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쿨하지 못해도 괜찮아 - 미쓰비시 뉴 랜서
다음글
다음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