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새롭게 출시한 GM Korea의 2세대 캐딜락 SRX를 본다면,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외국인을 만난 듯한 기분이다. 이유인즉 수입차 최초로 적용된 한글 음성 인식 시스템과 순정 한글 인터페이스를 비롯한 각종 국내 맞춤형 최첨단 편의장비 그리고 이전 세대에 비해 컴팩트하게 변화한 차체에 기인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그 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던 캐딜락 SRX를 새롭게 관심 갖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글 /
김훈기 기자
(MegaAuto)
사진 /
박환용 기자
(MegaAuto)
최근 한 식품사 광고를 통해 “한뚝배기 하실래예”라는 멘트로 TV출현이 잦아진 방송인 로버트 할리를 떠올려 본다. 누가 봐도 준수한 40대의 이국적인 외모에 구수한 부산 사투리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모습은 어딘지 어색하지만 친근감이 물씬 풍겨나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친숙함마저 들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서로 상반된다고 생각되는 것들, 이를테면 이국적인 외모와 국내에서도 방언으로 사용되는 사투리라는 요소의 조합은 언듯 생각해도 어색한 조합이며, 어울리지 않을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어색한 조합은 곧 일반적이지 않음으로 인해, 쉽게 관심의 대상이 되게 마련이다. 로버트 할리를 비롯한 매스컴에서 자주 화자가 되는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기인 한다고 본다.
로버트 할리와 캐딜락 SRX의 공통분모는 캐딜락에 탑재된 수입차 최초 국내 맞춤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꼽을 수 있겠다. GM의 고급브랜드인 캐딜락의 차세대 프리미엄 중형 크로스오버 모델인 SRX는 세단과 SUV의 장점을 고루 갖춘 차량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럭셔리 SUV시장을 겨냥해 GM이 야심차게 개발한 모델이다.
1세대 SRX는 2004년 국내에 첫선을 보였으며, 2009년 하반기에 2세대 모델이 환골탈태에 버금가는 모델체인지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이전 세대에 비해 기존의 틀을 깬 스타일링과 최첨단 신기술이 적용된 고급사양 및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성능 등은 국내에서 캐딜락 돌풍을 일으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모델로 손꼽이고 있다.
직선을 강조한 대담함으로 역동적인 디자인
SRX의 전체적 디자인은 전 세대에 비해 더욱 강인한 모습과 수직 및 에지라인을 강조한 모습이 두드러진다. 캐딜락의 차량들을 마주 할 때면 언제나 드는 생각이지만, 빛나는 갑옷으로 중무장한 중세시대 기사를 떠올리게 되는데 아마도 전면의 강인한 디자인이 이러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라 생각된다. 이번 SRX 역시 캐딜락의 전통적인 디자인 요소와 새로운 트랜드가 반영된 모습들을 찾아 볼 수 있다.
전면의 방패형 그릴은 라이트 파이프 테크놀로지 및 어댑티브 포워드 라이팅 기능의 수직형 헤드램프와 함께 웅장함과 캐딜락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차량 뒤쪽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바디라인과 조화를 이루는 스포일러는 루프 후방에 통합 내장되어 루프라인을 매끄럽게 보이도록 연출한다. 사이드마커 램프를 장착한 크롬 프런트 펜더 벤트는 SRX를 고성능 차량으로 인식시켜주며, 헤드램프 끝에서 시작된 사이드 캐릭터 라인은 펜더 벤트를 지나 프런트와 리어의 도어핸들을 거쳐 테일 램프 상단으로 직선을 이루며 올라가는 형태로 전체적인 바디라인을 강조하고, 스포티한 멋을 한껏 살리고 있다.
후면디자인에서는 리프트 게이트의 상단까지 연장되어 클래식한 멋을 보여주는 가로형태의 LED 테일 램프가 눈에 뛴다. 더불어 루프에 통합된 하이 마운트 센터스톱 램프는 리어 스포일러와 함께 심미적 기능 뿐 아니라 안전과 공기역학적인 특성을 위해 반영되었다.
그 밖에 차체의 당당함을 상징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휠에서는 럭셔리 모델의 경우 18인치 브라이트 머신 마감 알로이 휠과 프리미엄 모델은 20인치 크롬 알로이 휠이 기본 장착되어 익스테리어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눈에 띄는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실내 디자인은 프리미엄의 감성과 품격을 높여주는 다양한 편의 장비가 눈에 띈다. 먼저 재단부터 스티칭까지 장인이 손수 작업한 인스트루먼트 패널 커버와 앰비언트 실내조명은 고급스러움을 선사하는 덕목이다. 통합된 센터 스택에는 에어컨디셔닝 시스템과 오디오 시스템의 컨트롤 버튼이 위치해 있으며, 8인치 팝업형 LCD 터치스크린 등이 위치하고 있다. 또한 리어시트에도 플립형 8인치 듀얼 LCD 스크린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점이 이색적이다.
그밖에 SRX의 화려한 편의장비는 한글화가 적용된 2.5인치 풀 컬러 LCD 드라이버 인포메이션 센터, 40GB 하드 디스크를 활용한 순정 내비게이션 시스템, BOSE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지능형 주차 보조 시스템, 블루투스 핸즈프리 등 정말 부족함 없이 과분하다 생각될 정도의 편의장비가 장착되어있다.
이러한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구축은 운전자를 포함한 탑승객에게 지루함을 느낄 여유가 없게 만들어 준다. 특히 국내 고객의 높은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특별히 개발된 순정 한글 인터페이스는 그 동안 수입차에 대한 주요 불만 사항으로 제기되던 영문 인터페이스를 대체함으로써 국내 고객에게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파워 넘치는 주행성능, 아쉽게 생각되는 연비
SRX에 장착된 신형 3.0L V6 직분사 엔진은 2008년, 2009년 2년 연속 美 워즈 오토 월드의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된 3.6L V6 직분사 엔진의 소형 버전으로, 최고출력 265마력의 넉넉한 엔진파워와 3.6L V6 엔진 대비 12.5%의 연비 향상이 이뤄졌으며, 최대토크 30.8kg·m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전자제어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이 적용된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은 주행 시 토크를 전방에서 리어엑슬 뿐 아니라 좌우 방향으로 배분하여, 전자제어 주행 안정 시스템인 스태빌리트랙 시스템의 브레이크 작동과 함께 운전자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차량을 주행시키고 차체 안정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눈길과 같은 미끄러운 도로를 지날 때는 물론이고, 퍼포먼스 드라이빙 시에도 더욱 빛을 발하며 안정적인 주행을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프런트에 독립형 SLA, 리어에 멀티링크 코일스프링이 사용된 서스펜션은 외형에 비한다면 다소 안정적인 승차감을 선사한다. SUV 보다는 세단에 가까운 승차감을 선사한다고 해야 맞을 듯하다.
하이드라매틱 6단 오토 트랜스미션은 평균보다 조금 더 강하게 설정된 1단 기어로 파워가 넘치는 출발과 가속력을 가능케 하며, 스포츠 드라이브 시프트 컨트롤은 기어를 가볍게 위아래로 움직여 수동 변속의 느낌을 선사하는 모습까지 갖추고 있다. 출력과 토크에서 2톤 가까운 무게를 능가하는 성능을 갖춘 SRX는 상시 4륜구동 시스템, 6단 트랜스미션과 맞물려 중저속 주행은 물론, 고속에서도 부족하지 않은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갖추고 있는 등 이점을 지니고 있지만, 리터당 8.1km에 달하는 연비가 아쉽게 생각되는 부분이다.
차량의 안정성 부분에서는 SRX의 차체는 고강성의 마르텐자이트 스틸이 적용되어 충돌 시 충돌 에너지를 흡수하고, 충돌 하중을 분산함으로써 전·후방 충돌로부터 탑승객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사고 시 충돌 강도에 따라 팽창 크기가 달라지는 운전석 및 조수석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 사이드 임팩트 에어백 및 측면 충돌 시 앞좌석과 뒷좌석의 창 측 탑승객을 보호하는 전·후 사이드 커튼 에어백을 기본사용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의 차량 루프 안전도 테스트에서도 차량 중량의 4.14배를 견디는 성과를 보여주며, 럭셔리함은 물론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전성까지 확보하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이전 세대의 부담스러웠던 몸집을 슬림하게 줄이고, 각종 국내 맞춤형 편의장비로 무장한 SRX. 역동적이고 다이내믹한 인상과 함께 세단의 안정감을 공유하는 프리미엄 크로스 오버 모델로서, 국내·외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트랜드에 대응한 캐딜락의 변화가 앞으로 어떤 결과들을 속출해 낼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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