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글로벌 누적 판매 600만대를 기록한 아반떼의 미친 존재감은 여전했다. 1.6 감마 GDI 엔진과 자동 6단 변속기 및 첨단 편의사양이 대거 적용된 신형 아반떼는 하반기 자동차 시장에 소리없는 돌풍을 일으키며 2010 베스트셀링카 1순위 후보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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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올해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어느덧 한국시장 점유율 10%를 육박하는 성장세를 보인 수입차 시장의 활성화를 꼽을 수 있겠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까지 누적판매 1위를 차지한 메르세데스 벤츠 E300의 경우 수입차 최초로 단일모델 5천대를 넘어서며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미 세계적으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수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까지 앞세운 수입차 브랜드의 성장세는 당장 내년 1월부터 폭스바겐 골프 TDI 블루모션을 시작으로 각 메이커마다 연이어 신차 출시가 예정돼, 꾸준한 상승곡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올 한 해 국내 소비자에게 베스트셀링카 1위로 지목된 차량은 무엇일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속담이 떠오르듯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에도 불구하고, 원가절감에 따른 소비자들의 품질에 대한 원성과 잦은 의문의 사고들로 의혹이 제기되는 쏘나타와 아반떼가 내수시장 판매율 1,2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국민 쏘나타, 국민 아반떼의 명성은 여전히 지켜진 모습.
수치를 보면 지난 1월에서 11월까지 누적판매 139,260대를 기록한 쏘나타에 이어 20,316대의 격차로 아반떼가 바짝 뒤쫓고 있다. 하지만 쏘나타의 출시가 작년 9월, 아반떼는 지난 8월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2010년 베스트셀링카는 아반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젝트명 MD로 시작한 신형 아반떼는 지난 4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외관이 최초로 공개되고, 이어 본격적 판매는 8월에 시작되었다. 1세대 엘란트라를 시작으로 현행 5세대에 이르기까지 20년간 꾸준히 쌓아온 인지도 때문일까? 혁신적인 변화가 불러온 결과는 선대모델들과 비교하고, 바로 전 4세대 아반떼(HD)와 비교해도 어떤 공통분모는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신형 아반떼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쏘나타에서 시작된 현대차의 디자인 조형 미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는 아반떼에서 또 다른 진화를 보여준다. 윈드 크래프트로 일컫는 역동성이 가미된 디자인 컨셉은 쏘나타의 그것과는 유사하지만 다른 듯 확실한 패밀리룩을 연출하며, 한층 스포티한 분위기다. 디자인에 대한 완성도를 떠나 쏘나타, 아반떼, 엑센트 그리고 곧 출시될 그랜저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조형 미학으로 완성된 현대차의 패밀리룩은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
전면부는 그랜드 스타렉스와 호환 될 법한 대형 헤드램프가 시선을 압도한다. 동급 차종에선 드물게 HID 프로젝션과 에스코트 기능이 겸비돼 실용성에선 합격점. 이와 함께 다크 크롬이 적용된 6각형의 헥사고날 라디에이터 그릴은 헤드램프와 함께 역동성을 강조하는 부분. 무형의 바람을 조형적으로 표현한 컨셉 때문인지 전면 대형 범퍼의 하단에서 시작한 후드 캐릭터 라인은 조금 과한 느낌과 이른바 곤충룩이란 빌미를 제공한 디자인으로 보인다.
측면 디자인은 매끄러운 날렵함이 돋보인다. 전세대보다 늘어난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프런트와 리어 오버행을 짧게 가져간 모습과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사이드 캐릭터라인, C필러의 유연한 곡선처리는 이번 컨셉과 가장 잘 부합한다. 후면부는 전체적 디자인과 조화에 중점을 둔 모습으로 대형 테일램프, 범퍼가 자리한다.
신형 아반떼의 내부는 유난히 곡선처리가 두드러진 디자인을 보여준다. 대시보드를 비롯한 센터페시아, 센터콘솔은 실버프레임을 강조한 블랙 하이그로시와 메탈릭 컬러가 적절히 혼용되었다. 인테리어에서 가장 시선을 압도하는 부분은 외계 우주선에서 온 듯 그 시초를 알 수없는 센터페시아로 젊은 감각의 미래지향적 컨셉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
상단 오디오 컨트롤 패널 및 하단 에어컨 컨트롤 패널의 주행 중 버튼 조작감은 떨어지나, 독창적인 디자인과 운전자를 비롯한 동승석 사용자 모두에게 편리하도록 설계되었다. 젊은 감각의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도.
이번 아반떼의 변화에서 가장 큰 매력은 실내 공간과 수납성 측면에서 여유로워졌음을 꼽을 수 있겠다. 기존 모델보다 실내 길이는 30mm, 폭이 10mm 늘어나 준중형에서는 드물게 휠베이스도 2,700mm에 이른다. 세상에 없던 중형 컴팩트라는 카피를 도입하는데 이 부분이 한 몫 했다. 실내 플로어와 센터 터널, 시트 위치는 낮게 설계되어 2열 시트에 탑승 시 무릎 공간 및 발 공간이 여유롭게 느껴진다.
또한 대용량 콘솔 트레이, 센터콘솔 및 후석 컵홀더, 9리터 글로브박스 등 다양한 수납공간도 만족스럽다. 그 밖에 420L에 이르는 비교적 넓은 트렁크 용량과 뒷좌석 폴딩이 가능한 부분은 활용성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1.6 GD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아반떼는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0kg·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준중형 뿐 아니라 중형차급과 비교해도 출력과 토크에서 부족하지 않은 성능임에는 분명하다. 출시당시 해외시장에서 비교차종으로 언급된 혼다 시빅이나 토요타 코롤라와 비교해도 제원상 뒤쳐지지 않는 세팅.
문제는 주행안정성인데 잘 달리는 만큼, 잘 서고, 잘 컨트롤 되는게 관건이다. 디자인의 변화와 함께 젊은 감각에 맞춰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국민 준중형답게 불특정 연령층이 실소유주가 되는 게 현실이라, 주행성에 있어 세대를 통합하는 합의점도 찾아야 한다.
차량에 탑승 후 시동을 걸면, 내·외부에서 들리는 소음은 거의 없다. 평균적인 시내 주행에서 저속에서 변속감도 부드럽게 전달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정체상황에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의 간극이 운전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설정되었다. 브레이크의 응답성은 즉답식이라 예민하게 반응하며, 급제동시 비상등이 자동으로 점멸하는 급제동 경보 시스템도 탑재되었다. 동급차종에서 드물게 오르간 타입 가속페달이 채용된 부분도 이색적이다.
스티어링 휠은 4스포크 타입으로 조향응답성과 민첩성에서 개선된 부분이 보인다. 크기나 위치도 차체를 적당히 컨트롤 할 수 있도록 자리한다. 하지만 여전히 타 브랜드와 비교해도 저속에서 지나치게 가벼운 핸들링은 불만족스럽게 전달된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타고미터의 바늘이 거침없이 오르며, 가솔린 직분사 4기통 엔진이 반응을 보인다. 밟는 만큼 오르는 속도에 다소 의아해질 무렵, 약간의 두려움과 조우를 할 시점에 정확히 더딘 반응 속도를 보이게 된다. 이 지점이 150~160km/h 정도며 그 이상의 반응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 판단. 아반떼는 국민 패밀리 세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체는 앞쪽에 맥퍼슨 스트럿, 뒤쪽으로 토션 빔 액슬이 사용된다. 출시 초, 뒤쪽 서스펜션 채용에 관한 논란이 있었지만 직진 주행성에 있어서는 문제를 느끼지 못했으며, 저속에서 적당히 단단한 느낌마저 들었다. 과속 방지턱이나 요철에서는 민감하다 생각될 정도의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다만 급한 코너링에서 약간 뒤가 흐르는 불안한 움직임은 의아하게 생각된다. 2열 시트에 탑승 할 경우 앞쪽에서 단단히 느껴졌던 승차감은 저속과 중가속에서 일관된 반전을 보이기까지 한다.
세상에 없던 중형 컴팩트는 이제 2010 베스트셀링카로 등극하며, 여전히 국민 아반떼의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아반떼 판매의 주역은 지난 20년간 쌓아온 인지도와 중형에 가깝게 개선된 상품성에 기인한다. 상품성 개선은 완성차 브랜드에서 치열한 경쟁구도로 치닫는 국·내외 시장으로 인해 당연히 이뤄져야 하는 과정 이였다. 중요한 부분은 제품에 대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의 신뢰다. 신형 아반떼를 포함한 후발 주자들을 통해 소비자의 신뢰도가 향후에도 굳건히 지켜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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