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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특별하지 않은 매력, 혼다 뉴 시빅


혼다는 9세대로 진화한 뉴 시빅을 국내에 출시하면서 미디어 대상 시승회를 개최했다. 시빅과 함께한 시승코스는 강원도 춘천에서 홍천 일대로, 국도와 고속도로가 어우러진 다양한 구간에서 시빅의 달라진 면모와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글 / 김동현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양봉수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신형 시빅은 기존모델과 달리 패밀리카로 한층 가까워졌다.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무난한 듯 하면서 날렵한 이미지를 잘 살렸다. 날카로운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양 옆으로 길게 뻗은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스포티하면서 깔끔한 전면 이미지를 보여주고, 낮게 누운 A필러를 시작으로 두껍고 유연하게 처리된 C필러를 지나 트렁크리드까지 쿠페형 세단의 형상을 잘 표현했다.


특히 뒷모습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구형의 어색한 모습에서 벗어나 한층 세련되고 공격적인 형태로 변했으며 어코드와 비슷한 느낌도 든다. 전체적으로 간결하면서도 날렵함을 표출하고 있는데, 비교적 초라해 보이는 16인치 휠은 효율적이지만 시각적으론 아쉽기도 하다.


실내의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이전모델과 비슷하다. 시빅의 자랑거리인 멀티플렉스 계기판은 시인성이 뛰어나고 화려하며, 운전석으로 살짝 틀어져 있는 센터페시아는 간결하고 사용하기 편리해 뛰어난 조작성을 보여준다.


차량 크기에 비해 넉넉한 실내공간도 시빅의 매력 포인트. 휠베이스가 이전모델 대비 약간 줄었다고 했는데 실제 체감공간은 오히려 넉넉해진 느낌이다. 착좌감도 훌륭하고 편안한 운전 자세를 연출할 수 있다.


시동을 걸면 고요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아이들링 정숙성에 놀라게 되지만 주행을 시작하면 힘차게 회전하는 혼다 특유의 회전질감이 전해져온다. 1.8리터 i-VTEC 엔진은 142마력의 최고출력과 17.7kg.m의 토크를 4,300rpm이상에서 보여주는 고회전 엔진이다. 이 엔진과 짝을 이루는 변속기는 평범한 5단 자동변속기. 최근엔 국산 소형차에도 수동겸용 6단 자동변속기가 올라가는 추세여서 비교가 되지만, 일단 주행을 시작하면 아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민감한 엑셀 리스펀스로 운전자가 의도하는 반응을 즉각 연출하는데, 시원한 가속감을 얻고자 하면 엔진 회전수를 높여야한다. 높은 회전수를 유지하면서 달리는 느낌은 혼다차 특유의 느낌 그대로. 특히 4000rpm이상을 유지하면 깔끔한 회전질감과 함께 들려오는 힘찬 엔진소리가 시원한 느낌마저 선사한다.


핸들링은 깔끔하고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너무 가벼운 편이다. 특히 속도가 올라가도 그러한 가벼움이 지속되는데, 익숙해지면 상관없겠지만 불안감이 떨쳐지지 않는다. 일반적인 국도에서는 편안하고 부드러운 느낌으로 안락한 주행이 가능했다.


댐핑 스트로크가 기존모델보다 길게 세팅된 서스펜션은 소프트한 승차감을 나타낸다. 곰보딱지가 더덕더덕한 노면을 매끈하게 타고 넘나든다. 그러나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예전의 날카롭고 스포티한 감성은 약간 퇴색된 느낌이다. 코너에서는 약한 언더스티어가 발생되고 타이어 접지력도 부족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하이브리드 모델도 시승해봤다. 91마력의 1.5리터 엔진과 하이브리드 모터가 결합되어 CVT 변속기와 짝을 이루고, 휘발유 모델과 다르게 15인치 사양의 휠/타이어가 달렸다. 외형적인 차이는 크지 않지만 후면부의 리어램프 디테일이 다르고 트렁크에 립 스포일러가 추가되었다.


주행을 시작하면 묵직한 감각이 오른발 끝으로 느껴진다. 엔진에서 모터로 동력이 변해도 모니터를 보지 않는 한 알아채지 못 할 만큼 동력 변환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엑셀레이터를 깊게 가져가면 의외로 날렵한 가속감도 맛볼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필요 충분한 성능을 보여주는 시빅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역시 연비. 실시간 연비게이지는 시종일관 20km/l이상을 나타내고 어렵지 않게 25km/l이상도 표시할 수 있었다.


기존모델의 스포티한 감성은 줄었지만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만족감을 안겨준 9세대 시빅은 준중형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성격이 더욱 짙어졌다. 쟁쟁한 경쟁차종이 많은 국내 현실에서 시빅이 어떤 행보를 이어나갈지 궁금해지면서, 언젠간 밋밋함을 상쇄해줄 고성능 Si모델도 정식 출시되어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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