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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먹이를 쫓는 치타처럼 - BMW xDrive


깊어지는 가을 하늘 아래, 단풍으로 짙게 물든 강원도 일대에서 예사롭지 않은 차량들의 행렬이 굽이진 도로를 빠른 속도로 돌파해나간다. 이달 초 BMW 그룹 코리아가 강원도 속초를 기점으로 개최한 미디어 대상 xDriving 익스피리언스 시승행사의 모습이다.

이번 행사에는 BMW의 인텔리전트 사륜구동 시스템 xDrive가 장착된 다양한 모델들이 함께했다. BMW X1, X3, X5, X6, ActiveHybrid X6, 535i xDrive, 550i xDrive, 그란투리스모 xDrive, 750Li xDrive까지. ALL4 시스템이 장착된 미니 컨트리맨 ALL4도 빠질 수 없다.


춘천과 속초를 왕복하는 코스는 xDrive의 특성에 맞게 고속도로 외에도 와인딩, 오프로드, 산악지형을 넘나드는 다양한 구간으로 마련되었으며, BMW의 행사가 늘 그래왔듯 진정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번 행사에서 기자는 550i xDrive, 그란투리스모 xDrive, 750Li xDrive, X5 xDrive 40d 등 4종의 xDrive 모델들을 번갈아 타고 달렸다. 각각의 시승 느낌에 앞서 BMW의 네바퀴굴림 시스템인 xDrive에 대한 내용을 소개해 본다.


BMW의 첫 번째 네바퀴굴림 모델인 325xi가 등장한 것은 1985년. 이후 전자제어 방식 시스템을 도입하며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게 된다. 1999년에는 X5가 등장하면서 BMW의 네바퀴굴림 방식은 SUV 모델들을 기반으로 발전을 거듭했고, 이제는 3시리즈부터 7시리즈에 이르기까지 xDrive 시스템이 적용된 다양한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다. xDrive 모델들의 판매량 또한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


그렇다면 어째서 뒷바퀴굴림 방식보다 무겁고 연료 소모가 많다는 단점을 감수하면서 xDrive 모델을 선택하는 것일까. 단지 겨울철 눈길 위에서 민망해지기 싫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BMW 전통의 후륜구동 방식이 선사하는 특유의 날카로운 주행감성은 세계 최고가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xDrive가 매력적인 이유는 더욱 안정적인 접지력을 확보하여 어떤 상황에서도 차량을 운전자의 의도대로 제어할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눈길이나 빙판길 또는 장마철 물이 고인 도로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쾌적한 환경에서도 xDrive는 후륜구동의 그것과 또 다른 만족감을 선사한다. 긴박한 상황에서 사고 위험을 줄여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BMW 특유의 짜릿한 운전재미에 든든한 안정감까지 더해져 더욱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xDrive의 진가라 할 수 있다.


BMW xDrive의 가장 큰 장점은 앞 뒤 구동력 배분이 0~100%까지 자유자재로 이루어진다는 것. 앞바퀴가 모두 빙판위에 있어 헛도는 상황에서도 뒷바퀴에 100%의 구동력을 몰아줄 수 있어 동력을 전혀 낭비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 최대한의 힘과 접지력을 제공한다. 뒷바퀴가 헛도는 반대의 상황이라도 마찬가지. 비교가 되는 다른 메이커의 네바퀴굴림 시스템들은 앞 뒤 구동력을 30:70 정도로 배분할 수 있다 해도 앞바퀴에 전달되는 30%의 힘은 쓸모없이 버려지게 된다.


xDrive의 또 다른 장기는 모든 과정이 전자식으로 제어되기 때문에 엄청나게 빠르고 정확하다는 것. 기계식 제어 시스템의 경우 이미 조금이라도 바퀴가 미끄러진 이후에 이를 감지해서 기계적 반응을 통해 구동력이 분배되지만, xDrive는 각 바퀴의 구동 상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여 실제 미끄러지기 이전에 구동상태의 변화를 감지해 반응함으로서 한 차원 높은 안정감을 제공한다.

단언컨대 콰트로는 더 이상 최고의 네바퀴굴림 시스템이 아니다. 단지 머릿속에 그렇게 인식되어왔을 뿐이다. 아우디는 본래 전륜구동 기반이라 후륜구동의 탁월한 핸들링과 주행감성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콰트로를 전면에 내세웠으나, BMW xDrive와 벤츠 4매틱 등의 전자제어 시스템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이미 기계식 콰트로가 진리인 시대는 막을 내렸다.


다음은 기자가 시승한 4종의 xDrive 모델들에 대한 느낌을 전해본다. 먼저 가장 애착을 갖고 탐닉한 550i xDrive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발휘했다. 4.4리터 V8 엔진으로 407마력의 최고출력과 61.2kg.m의 최대토크를 내뿜는 강력한 출력에 xDrive의 안정감이 더해져서 굉장히 빠르고 민첩하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이상적인 스포츠세단의 모습을 보여준다.

고저차가 심한 강원도의 굽이진 와인딩 코스에서도 약간의 직선만 펼쳐지면 순식간에 속도를 높일 수 있으며, 강력한 브레이킹 성능과 경쾌한 엔진 반응으로 속도를 줄여 코너에 진입하면 스티어링 휠을 과도하게 잡아 돌려도 탄탄한 섀시와 네바퀴의 접지력으로 가열차게 돌아나가는 깔끔한 실력을 자랑한다. 게다가 얌전하게 달릴 땐 더 없이 조용하다가도 가속페달을 짓누르는 즉시 뿜어져 나오는 스포티한 배기음이 귓가를 자극하며 오른발을 부추기는 맛이 일품이다.


BMW 550i xDrive는 현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5시리즈의 위용을 드러냄과 동시에 xDrive라는 신무기를 장착함으로서 시종일관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았다. 시각적으로도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외관과 실내, 커다란 휠, 카본으로 된 사이드미러와 리어스포일러 등이 고성능의 존재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


다음은 그란투리스모 xDrive와 함께 달려볼 차례. 앞서 괴물 같은 녀석과 신나게 내달렸던지라 분위기는 다소 차분하게 가라앉았지만, 부족하지 않은 출력과 이상적인 섀시의 반응은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GT xDrive와 함께한 코스는 극심한 코너가 반복되는 구간이었는데, xDrive의 안정감에 괜한 반발심이 생긴 기자는 일부러 앞머리를 가혹하게 코너로 몰아붙였다. 결국엔 타이어를 미끄러트리는데 성공하나 싶다가도 곧바로 자세를 추스르는 거동에 절로 감탄사가 튀어나올 따름.


그란투리스모는 넓은 실내공간과 적재공간을 갖추고 더없이 편안한 주행을 선사하는 매력적인 모델이며, BMW 특유의 다이내믹한 감성 또한 잃지 않은 팔방미인으로서 뛰어난 상품성을 자랑한다. xDrive 모델은 안정감까지 배가되었으니 금상첨화.


와인딩 코스를 내달린 첫날과 달리, 둘째 날에는 고속화도로 위주로 진행된 구간에서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며 편안한 주행을 즐겼다. 마침 750Li xDrive와 함께했는지라 전날처럼 눈에 핏대를 세우면서 집중하지 않아도 충분히 빠르고 안락했으며, 거대한 차체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안정감 있고 탄탄한 주행감성이 돋보였다.

차분하게 달려도 가속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으면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보여주는 속도는 순식간에 치솟는다. 가속이 너무나 매끄럽게 이뤄지기 때문에 체감속도와 실제속도 사이에서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고속에서도 일체의 불안한 기색은 느껴지지 않는다.


더없이 화창한 날씨, 한산한 도로에서 럭셔리한 대형 세단을 타고 달리며 볼륨을 크게 높여 잔잔한 음악을 즐기는 여유로움. 그런 와중에 급차선 변경이 필요하거나 인터체인지를 빠르게 돌아나가는 등의 어떠한 상황이 다가와도 xDrive가 전해주는 훌륭한 접지력은 한 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가볍게 조작하면 그만일 정도로 든든함 그 자체.


마지막 시승은 X5 xDrive 40d 모델. 750Li xDrive와 함께하며 스르르 잠이 들 지경이었던 기자는 단숨에 활기찬 기분으로 스티어링 휠을 움켜잡고는 가속페달을 짓눌렀다. X5 40d는 30d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이지만 출력을 높임으로서 보다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하며, 특히 국내 판매사양은 M 패키지가 적용되어 차별화된 외관과 거대한 휠/타이어가 당당한 포스를 자랑한다.


단단한 하체와 묵직하고 날카로운 핸들링으로 인해 SUV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게 된다. 앞서 시승한 모델들과 비교해도 시야만 높을 뿐 하드코어한 감성은 더 뛰어나며, 네바퀴의 접지력 또한 과도할 정도로 탄탄한 느낌을 전달한다. 주행감성에서만큼은 X5 M과 별다른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 게다가 디젤 특유의 연비 효율성은 장거리 주행에서 커다란 이점으로 작용한다.


xDrive 시스템에 대한 BMW 장성택 기술이사의 프레젠테이션에서 그는 BMW xDrive 시스템을 치타와 비교했다. 사냥감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달리면서도 급격한 방향 전환을 순식간에 안정적으로 해내는 유일무이한 동물. 이 얼마나 적절한 비유인가. 마치 먹이를 쫓는 치타처럼, BMW xDrive 모델들이 보여준 완벽하고 안정감 넘치는 실력과 주행감성은 진한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양봉수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BMW 그룹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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