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Q3의 경쟁차종으론 BMW X1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사실 Q3 자체만 놓고 보면 폭스바겐 티구안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티구안이 꾸준히 사랑받아온 이유는 무난한 가격대비 가치 때문인데, 현재 판매중인 티구안 2.0 TDI 모델 3종의 평균 가격은 4,300만원인 반면에 Q3 2.0 TDI 모델은 5천만원대다. 과연 이정도 가격차를 수긍할 만큼 아우디 엠블럼의 값어치가 있을까?
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김동균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Q3의 외관 디자인부터 살펴보면,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필두로 곡선적인 차체 라인과 직선적인 디테일들이 맞물려 있다. 처음 실물을 접했을 때 다소 의외였던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이미지가 부족하다는 점. 다른 아우디 차종들과도 느낌이 다른데, 아무래도 작은 사이즈에 가뜩이나 심플한 아우디의 패밀리룩이 더 심플하게 적용되다보니 속된말로 조금 없어 보이는 역효과가 나지 않나 싶다.
겉모습은 저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라 그렇다 치지만, 실내로 들어서면 전혀 아우디 답지 않은 모습에 당황스러움이 밀려온다. 동급에서 가장 고품질 실내 인테리어를 자랑하던 아우디가 맞나 싶을 정도로 Q3의 실내는 지극히 평범한 수준. 프리미엄 브랜드, 그중에서도 아우디이기 때문에 기대가 컷던 만큼 실망도 클 수밖에 없다.
전체적으로 그리 고급스럽지 못한 플라스틱 재질이 많이 쓰였고, 특히 센터페시아를 바라보면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아우디 차종들과도 전혀 다른 질감이 확연히 드러난다. 전반적인 실내 분위기가 고급스럽지 못하다면 편의장비들이 아무리 많아도 소용없다. 프리미엄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똑같은 플라스틱이라도 일반 대중 브랜드보다 고급스러운 질감이어야 하는 것이다.
편의장비 중에서 반드시 언급해야 하는 것은 최근의 아우디 차종들에 공통적으로 장착되고 있는 한국형 내비게이션. 그동안 수입차에 달린 내비게이션은 쓰임새가 불편하다는 평이 많았고, 벤츠의 경우 그나마 조금 개선되기 전까지는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힐 정도였다. 그런데 아우디의 한국형 내비게이션은 벤츠 저리가라 할 정도로 사용할 의지 자체를 상실하게 만들어버린다.
지도화면은 쳐다보기 싫을 정도로 조악하고, 음성안내는 마치 한국어가 서투른 외국인이 말하듯 알아듣기 힘든 아리송한 멘트만 해댄다. 그 이전에 목적지 검색 입력부터 너무 불편해서 굉장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렇게 스트레스만 받다가 결국 스마트폰을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예전처럼 에프터마켓 제품을 매립한 방식이 훨씬 낫겠다.
이제 내비게이션은 없는 셈 치고 Q3의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주행에 집중해볼 차례. 2.0리터 디젤 직분사 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38.8kg.m를 발휘하며 듀얼클러치인 7단 S-트로닉 변속기와 맞물린다. 0-100km/h 가속은 8.2초, 최고속도는 212km를 기록한다. 동급에서는 꽤나 우수한 수치를 가진 편에 속하며, 소음과 진동 억제력은 수준급이다.
가속력 자체는 다부지게 발진해 나간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넉넉하고 여유롭게 달려주며, 적극적인 주행에서는 꽤나 앙칼지게 뻗어나가는 맛이 인상적이다. 독일차 특유의 단단한 섀시를 바탕으로 직진 안정성이나 고속주행에서의 급격한 차선변경은 훌륭한 편. 차체가 작아도 불안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고, 마치 핫 해치를 운전하듯 아기자기하고 날렵한 핸들링도 느낄 수 있다.
여기서 티구안과 비교해보면, Q3에 장착된 콰트로 시스템은 기계식이 아닌 전자식이라 티구안에 달린 4모션과 동일하다. 전반적인 파워트레인이나 섀시 등이 형제차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닮아있는 것이다. 다만 Q3는 출력이 높고 연비가 평범한 타입, 티구안은 출력이 무난한 대신 연비가 우수한 세팅이다. 약간의 성격 차이가 드러나지만 주행감각 자체는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에필로그
Q3는 아우디의 SUV 중에서 가장 최신 모델로, 모든 부분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컴팩트 SUV라는 것이 아우디측의 설명. 하지만 기자의 판단으론 아우디 라인업에서 가장 무난하고 평범한 모델이 아닌가 싶다. 기본적인 실력은 두루 갖추고 있지만 딱히 눈에 띄는 장점도 찾기 힘들고, 오히려 프리미엄 브랜드답지 못한 실내 재질과 최악으로 꼽힐만한 내비게이션 등은 상당히 실망스럽다.
비슷한 성격의 폭스바겐 티구안 대비 Q3의 가격 경쟁력은 보잘 것 없다. 티구안보다 출력이 높은 대신 연비는 낮고, 디자인과 품질 등에서 별다른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과연 많이 판매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출시한 것에 의의를 두는 정도인지, 아우디의 속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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