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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허세 가득한 완벽함 - BMW 6시리즈 그란쿠페


4도어 쿠페라는 장르가 이제는 어느덧 익숙하고 흔해졌지만, BMW가 만들었다면 다시금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 아니,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는 지난 부산모터쇼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3.0L 터보엔진이 달린 640i 두 가지 모델이 정식 출시되면서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시승차는 장비가 풍부하고 M패키지가 적용된 640i 익스클루시브 그란쿠페. 가격표를 확인한 순간 BMW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양봉수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도로 위에 낮게 깔린 거대한 쿠페의 실루엣,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라인, 날카롭고 매서운 눈매부터 탄탄한 뒤태까지. 화려한 외모를 한껏 뽐내는 6시리즈에 네 개의 도어가 달려있다. 외관 디자인만 놓고 보면 경쟁자들을 이미 물리치고도 남았으니,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게임은 끝나버릴지 모른다.


하지만 겉모습만 보고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값비싼 차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윈도우 프레임 없는 말끔한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7시리즈 부럽지 않은 럭셔리한 속살이 모습을 드러낸다. 동급에서 가장 화려한 실내 인테리어와 품질은 그란쿠페의 확실한 장점이다.


시트 하나가 경차 한 대 값은 되고도 남아보이는 운전석에 앉으면 포지션이나 시야를 비롯한 모든 느낌은 완연한 쿠페 그 자체. 가만 멈춰있는데도 타이트한 감각이 온몸을 휘감아버린다. 폴딩까지 되는 뒷좌석은 필요한 경우 3명이 앉을 수도 있겠지만 2명이 탑승하면 굉장히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640i 그란쿠페는 달려보기도 전에 너무 많은 점수를 획득했다. BMW의 디자인과 짜임새와 마감은 여지없이 최고수준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얼핏 당연한 듯 보이지만 이 정도로 흠 잡을 곳 없는 완성도를 가진 차를 다른 브랜드에서 찾아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다음은 그란쿠페의 성능과 주행감각을 알아볼 차례. 매끄러운 회전질감이 돋보이는 직렬 6기통 터보엔진은 충분한 출력을 발휘하고, 8단 스포츠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커다란 차체를 가뿐하게 이동시킨다.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곧바로 튀어나가는 타입은 아닌데 속도가 붙을수록 예상보다 빠른 가속이 이뤄진다. 비슷한 배기량을 가진 대부분의 차들은 물론이거니와 직접적인 경쟁자들 또한 640i 그란쿠페의 사이드미러 안에 가둬버릴 수 있다.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은 언급할 필요도 없이 탁월하다.


큰 차를 운전할 때 갖게 되는 부담스러움도 6시리즈 그란쿠페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길쭉하고 넓은 차체가 달리는 순간만큼은 줄어든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자신감 넘치는 실력과 운전재미를 선사하기 때문. BMW라서 가능한 드라이빙의 묘미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그란쿠페에서도 약간의 아쉬움은 존재한다. 쿠페라는 이름에 걸맞게 적당히 탄탄한 하체는 믿음직스럽지만 노면에 따라 편식하는 느낌이 든다. 약간의 하드함이 가미된 5시리즈라고 하면 적당한 표현이 될지도 모르겠다.

급격한 차선변경이나 코너에서 전해지는 스티어링 감각도 어중간한 면이 없잖아 있다. 도로 위를 손으로 만지면서 지나가듯 노면정보를 충실히 전달하는 것은 인상적이지만,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서 느껴지는 반응이 직관적이지 못해서 약간의 이질감도 느껴진다. 물론 실제로 코너를 돌아나가는 차체의 운동성능 자체는 짜릿하면서도 완벽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부분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에필로그
6시리즈 그란쿠페는 4도어 쿠페도 BMW가 만들면 다르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는 멋진 차다. 환상적인 디자인과 다이내믹한 주행성능 모두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며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한편으로 BMW의 라인업에서 가장 허세 가득한 모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렇게 크고 잘빠진 BMW라니, 분명 거리에서 존재감 넘치는 호감 가득한 대상일 수밖에 없다. 5시리즈나 7시리즈의 스타일에 만족하지 못했던 오너드라이버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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