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는 한때 애스턴마틴,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 등의 빛나는 럭셔리 브랜드들을 거느렸다. 하지만 경영위기 속에 모두 다른 주인들 품으로 떠나보냈고, 이제 포드에게는 유일하게 링컨만이 남았다. 포드는 뼛속부터 달라진 링컨을 만들어내기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쏟아 부었으며, 그 결과로 신형 MKZ가 탄생했다. 뉴 MKZ는 링컨의 달라진 현재와 달라질 미래를 제시하는 차다.
글, 사진 /
김동균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고사 직전까지 내몰렸던 포드는 그동안 부활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펼쳤다. 브랜드는 포드와 링컨 단 두 개만을 남기고 정리했으며, 90여개가 넘었던 차종은 ‘원-포드’ 전략에 의해 20여개로 정리했다. 그 결과 포드는 적어도 미국에서만큼은 완벽히 부활에 성공했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빠르게 회복하는 중이다.
하지만 링컨 브랜드는 아직까지 제 길을 찾지 못한 모습이다. 품을 떠난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인도의 타타모터스 산하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면서 자존심을 구겼을 법도 하다. 미국산 프리미엄을 상징하는 링컨의 부활이야말로 포드의 완전한 부활을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을 터. 따라서 포드는 링컨에 기존과 다른 혁신을 불어넣기로 결정했다.
우선 링컨의 고리타분한 외모부터 뜯어고쳤다. 기왕 마음먹은 김에 보다 확실히 일을 추진할 수 있도록 링컨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했고, 이곳에서 처음 빚어낸 작품이 바로 신형 MKZ다. 그렇게 탄생한 MKZ는 링컨의 유전자를 분명히 드러내면서도 다분히 파격적으로 다가온다. 날개를 펼친 듯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는 링컨 고유의 우아한 기품을 지키면서도 날렵하고 자극적이다.
지붕 전체가 움직이는듯한 파노라마 썬루프는 경쟁 모델과 차별화된 매력. 컨셉트카를 연상시키는 사이드미러 디자인과 후면을 가로지르는 리어램프는 그 위에 새겨진 링컨 엠블럼이 어색할 정도로 미래지향적이며 독창적이다. 한편으로는 개성의 표현이 지나치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후면 좌측에 솟아오른 안테나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실내는 최근의 포드 차들과 마찬가지로 터치가 주요 테마. 센터페시아에 마련된 오디오와 공조장치 조작부에는 버튼이 없고, 심지어 뒷좌석 독서등도 터치 방식이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세련미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겠지만 정작 조작성은 우수하지 못한 편. 더불어 디스플레이에 나타나는 모든 것들이 터치로 이루어지는데 반해, 오로지 스티어링 휠 우측의 버튼을 눌러야만 나타나는 내비게이션 화면도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어리둥절하다.
전반적인 실내의 소재나 품질은 딱히 나무랄 곳 없으며 가죽 시트의 질감 및 착좌감도 무난한 편. 하지만 포드 퓨전과 비교해 크게 나아보이지 않는 것이 흠이다. 포드와 링컨에 앉았을 때의 느낌은 분명 달라야 하지 않을까. 프리미엄 브랜드만의 메리트가 필요해 보인다.
세부적으로는 물론 차이가 있다. MKZ만의 아이템을 살펴보면,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센터페시아 좌측에 마련된 변속 버튼을 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구조적으로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실현하면서 중앙 콘솔 하단에 쏠쏠한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더불어 동급에서 가장 큰 파노라마 썬루프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그렇다면 MKZ의 주행성능은 어떨까. 정숙성은 가솔린 엔진답게 빼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사뭇 색다른 음색을 낸다. 개인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다를 수 있으므로 ‘색다르다’는 표현을 썼지만 솔직히 매력적인 음색은 아니다. 제조사 측에서는 스포티한 감각을 주기 위해 의도한 것으로 보이지만 쉽게 납득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KZ의 2.0리터 에코부스트 엔진은 놀라운 존재다. 아무리 터보 엔진의 전성시대라지만 아직까지는 이정도 크기의 차에 2,000cc급 엔진이라면 솔직히 마음 한구석에 의구심을 지우기 어려운 것도 사실. 하지만 오른발에 한껏 힘을 주면 역시나 기우였음을 깨닫게 된다. 초반부터 제법 강하게 차체를 이끌어내며 고회전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힘을 낸다. 덩치를 감안하면 상당한 능력. 에코부스트 기술로 최근 2년 연속 올해의 엔진을 석권한 포드에게 한층 신뢰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부드럽지만 너무 무르지 않고 차체의 균형이 잘 유지되는 편이다. 제동력도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스티어링 휠을 돌려보면 제법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독일산 경쟁자들과 비교하면 핸들링의 예리한 맛은 떨어지는 편. 과격한 움직임에서는 아무래도 몸집이 큰 차의 한계를 드러낸다.
종합적으로 일상적 주행에서는 충분한 운동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보다 다이내믹한 주행에서의 대응력은 독일산 경쟁 상대들에 비해 부족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승차감은 뒤질 것이 없고 노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노면 충격을 분산하는 연속 댐핑 제어 시스템 같은 기술도 기본으로 탑재해 더욱 안락한 느낌을 선사한다.
새로운 MKZ는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달라졌고, 그만큼 훌륭해졌다. 국내 시장에서 MKZ의 문제는 상품성이 아니라 경쟁 상대들이 너무나 강력하다는 점. 하지만 MKZ의 가격은 분명 소비자들을 유혹할 힘을 갖고 있으며, 가격 대비 가치가 출륭한 차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아울러 지금 당장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순 없을지라도 MKZ가 비추는 링컨의 미래는 분명히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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