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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재미에 더해진 품격, 뉴 미니 해치백


자동차 이상의 문화 아이콘으로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미니 해치백이 3세대로 진화했다. 국내 출시 라인업의 시작은 새로운 1.5리터 3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은 쿠퍼. 간단하게 시승해본 결과 부족함 없는 성능과 효율성, 부드러워진 성격으로 누구에게나 만족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S 이니셜이 붙은 쿠퍼 S를 빼놓고는 미니다운 운전재미를 논할 수 없기에 다시금 암팡진 스티어링 휠을 잡았다.

글 / 이진혁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더 커지고 통통해진 3세대 모델의 차체 실루엣은 미니 특유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헤드램프에 가미된 LED 주간주행등과 큼직해진 리어램프, 늘어난 전륜 오버행 등은 지금의 시대가 요구하는 스타일과 안전 모두를 충족시키기 위한 디자인이다. 쿠퍼 S는 에어 인테이크가 추가된 보닛과 범퍼 중앙에 배치된 머플러로 기존의 공식을 이어간다.


실내는 한결 넉넉해진 공간이 인상적이다.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도 넓어져서 더 이상 작은 미니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이전 세대보다 훨씬 고급스러워졌으며 현실과 타협한 흔적들도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사용이 불편했던 속도계와 윈도우 스위치가 일반적인 위치로 되돌아갔다는 것. 이제는 시선을 돌리지 않아도 속도 확인이 가능하고 창문을 여닫기 위해 센터페시아로 손을 뻗지 않아도 된다.


기존에 속도계가 있던 커다란 원 안에는 비상등 버튼, 모니터, 오디오 조작부가 자리 잡았다. 원의 테두리에는 밝기가 조절되는 LED 조명이 가미되어 주행모드 변경이나 이런저런 기능들을 조작할 때마다 다양한 색상 변화와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미니다운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 조명은 특히 야간 주행에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시동 버튼은 빨간색 토글스위치로 변경되었는데, 시동을 걸기 전에 간접조명을 비추며 어서 빨리 멈춰있는 심장을 깨우라고 유혹한다.


파워트레인과 성능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쿠퍼 S는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 28.6kg.m를 발휘하는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었다. 상당한 출력에도 불구하고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되어 13.7km/L의 복합연비를 기록한다. 이는 같은 형식의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차종 중 가장 뛰어난 수준의 연료 효율성이다. 엔진 스타트/스톱 기능도 추가되어 공회전으로 인한 연료 소모를 방지한다.


낮은 회전수부터 최대토크가 발휘되기 때문에 도심의 출퇴근길이나 마트에 장보러 가는 정도의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S 이니셜이 붙어있는 미니는 미니답게 운전할 때 가장 빛나는 법. 가속페달을 깊게 밟기 시작하면 머리가 뒤로 젖혀지는 강한 가속력을 선물한다. 쿠퍼 S의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시간은 6.7초로, 기존의 고성능 모델인 JCW와 동일한 수치를 자랑한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방식을 채택한 미니는 여전히 짧은 스트로크의 서스펜션을 사용한다. 따라서 차체의 불필요한 움직임이 적고 급격한 조향에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해 안정적인 스포츠 주행을 보조한다. 특히 급가속이나 급제동을 할 때 차체 롤링 현상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에 운전자가 느끼는 불안감을 미연에 방지한다. 이러한 장점들을 모두 발휘하며 코너가 많을수록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미니의 주특기다.


너무 단단한 서스펜션은 일상적인 주행에서 오히려 불편할 수도 있다. 짧은 스트로크는 아무리 잘 세팅했더라도 승차감과 고속주행 안전성에서 불안감을 줄 수 있는데, 짧은 만큼 빠른 댐핑이 스티어링 휠 조작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3세대 미니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토크스티어를 최대한 억제하고 속도감응식 서브트로닉이라는 조향시스템을 탑재했다. 아울러 이전 세대보다 개선된 감쇠력 조정으로 부드러워진 승차감을 제공해 즐거움과 편안함 모두를 챙기는 세심함을 보여준다.


미니는 여전히 강력한 달리기 성능만큼 확실한 제동 성능을 갖추고 있다. 브레이크 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아도 곧바로 멈추려는 믿음직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스포츠 주행에서도 이러한 든든함은 계속된다.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진 휠과 캘리퍼는 패드와 디스크의 마찰로 발생되는 열을 최대한 전도시켜 대기로 방출한다.

또한, 앞범퍼에서 휠하우스까지 이어진 통로로 들어오는 찬 공기는 휠하우스 내부의 열기를 밖으로 밀어내며 제동마찰열로 인해 패드와 디스크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최대한 방지한다. 결과적으로 지속적인 감속을 반복해도 제동성능이 쉽게 떨어지지 않아 어떤 주행상황에서도 믿고 달릴 수 있게 해준다.


미니는 반세기에 걸쳐 독보적인 아이콘으로 군림하며 끊임없이 운전의 재미를 추구했다. 새로운 3세대 미니는 뛰어난 운전재미와 공존하기 힘든 승차감까지 잡으려 했고, 그 도전은 상당히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시승하는 내내 운전이 불편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미니는 더 이상 ‘재미있지만 오래 타기 힘든 차’라는 평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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