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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푸조의 이중성, 뉴 308 1.6 블루 HDi


지난해 풀 체인지 모델로 국내에 선보인 푸조 뉴 308. 최근에는 1.6 디젤 엔진을 얹은 308 해치백과 왜건 모델을 추가해 라인업을 확장했다. 기존 모델보다 뛰어난 가격 경쟁력과 실용성을 내세워 치열한 국내 수입차 시장의 문을 다시 한 번 노크한다.

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뉴 308 1.6 디젤 모델은 앞서 출시된 2.0 모델과 외형상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으나 소소한 디테일에서 변화가 있다. 푸조의 아이덴티티인 펠린룩을 재해석해 더욱 심플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 전면의 크롬이 가미된 세로결 라디에이터 그릴은 여전히 스포티하고, 헤드램프에 있던 주간주행등은 범퍼 하단부에 그릴과 수평으로 크롬 몰딩과 함께 자리 잡았다. 후면부 역시 기존과 동일한 모습으로 사자 발톱 모양을 형상화한 부메랑 형태의 LED 리어램프가 멋스럽다. 2.0 모델이 스포티한 분위기였던 반면 1.6 모델은 다소 순해진 느낌.


비행기의 실내 디자인을 모티브로 한 아이콕핏 인테리어 역시 기존과 동일하며,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아닌 헤드업 클러스터가 달려있어 전방 시야를 해치치 않고 속도와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다만 시트 포지션을 낮게 설정하고 스티어링 휠의 위치를 높게 조절할 경우 계기판을 가리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직경이 매우 작은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만족스럽다.


9.7인치 풀 터치스크린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내비게이션, 차량 제어, 멀티미디어, 블루투스, 공조장치 등을 통합시켜 센터페시아가 간결하고 깔끔하다. 1.6 모델의 시트는 가죽이 아닌 직물이며, 차체 대비 뒷좌석 공간은 부족함 없는 편. 푸조의 자랑거리인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새롭게 작은 심장을 이식한 308은 1.6 블루 HDi 디젤 엔진으로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한다. 수치상으론 최근의 다른 디젤 엔진에 비해 부족한 것 같지만 작은 차체를 움직이기엔 모자람이 없다. 유로6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요소수가 첨가되며, 교체주기는 약 7만km 정도다.


푸조는 지금껏 배기량 2.0리터 이하의 저배기량 엔진이 적용된 모델에는 경제성을 고려해 수동 기반의 자동변속기인 MCP를 장착해왔으나, 이번 1.6 모델에는 아이신제 6단 자동변속기가 결합된다. 국내 기준 복합연비는 16.2km/L로 MCP 변속기 대비 연비는 11% 정도 하락했다. 하지만 변속 때마다 울컥거리는 이질감에 불편해하지 않아도 되니 6단 자동변속기의 적용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경기도 가평 일대의 강변과 고저차가 심한 산길을 달리며 308 1.6 모델의 주행성능을 확인해봤다.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아도 사뿐하게 노면을 박차고 달리는 느낌이 경쾌하고, 속도 감응형 전동식 스티어링은 가볍게 움직이면서도 타이트하게 들어맞는다.

16인치 알로이 휠과 편평비 높은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어 기본적인 승차감은 부드럽지만 노면이 고르지 못한 상황에서는 다소 통통 튀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러나 재빠른 서스펜션 반응과 듬직하게 노면을 움켜잡는 능력은 프랑스의 울퉁불퉁한 도로에서 다져진 솜씨를 자랑하는 듯하다. 후륜 서스펜션이 토션빔 방식이라 타이트한 코너에서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으나, 옆으로 흐르지 않고 잘 따라주는 거동이 불안감을 해소시켰다. 제동성능도 출력과 비례하며 전반적으로 무난한 성격을 띄고 있다.


무난한 주행성능을 보상하기 위해서일까, 1.6 모델만의 숨겨진 반전 매력도 존재한다. 2.0 모델과 달리 스포티한 주행감각을 강조하기 위한 다이내믹 스포츠 모드와 패들시프트가 마련됐다. 스포츠 모드 버튼을 약 2초간 누르면 계기판의 조명이 붉게 물들고, 중앙의 작은 패널에 파워, 부스트, 토크가 실시간으로 표시되며 횡가속도를 보여주는 게이지도 나타난다.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하면 스티어링 휠의 무게와 가속페달의 반응이 보다 즉각적으로 변하면서 변속도 더욱 재빠르게 진행되고, 사운드 제네레이터가 달려있어 가상의 배기사운드까지 들려준다. 출력 자체가 높진 않지만 충분히 스포티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308 1.6 블루 HDi 모델의 큰 장점이다.


푸조 308은 오랜 시간 동급 경쟁차종인 폭스바겐 골프와 비교대상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유독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모델의 구성 대비 뒤처지는 가격 경쟁력, 부족한 서비스센터 등의 요인들 때문에 2인자의 자리도 차지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소비자들은 절대 스스로 다가서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의 308은 없던 관심도 불러일으킬만한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훌륭한 파워트레인, 빼어난 주행감각, 우수한 효율과 실용성 모두 흠잡을 곳 없다. 푸조의 국내 공식 수입사인 한불모터스는 이 매력적인 모델을 많이 팔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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