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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오픈 에어링 롤러코스터, BMW M4 컨버터블


가을의 정취가 만연한 고속화도로와 와인딩 코스를 함께할 M을 선택해야 할 시간. 큰 차 보다는 작은 차를 선호하는 스타일인데다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교외인 만큼, 답답한 쿠페보단 컨버터블이 눈에 들어왔다. e93 M3 컨버터블의 뒤를 잇는 모델로 작년 하반기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된 M4 컨버터블. BMW가 쿠페와 컨버터블 모델들의 네이밍을 짝수로 바꾼 뒤 처음으로 만들어진 고성능 컨버터블이다.

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외관은 상당히 날카로운 이미지. 이제는 익숙해진 앞트임 디자인을 바탕으로 LED 헤드램프와 더블 블레이드 키드니 그릴이 전면에 자리 잡고 있다. 보닛에는 M 모델의 상징인 우뚝 솟아오른 파워 돔이 인상적이다. A필러 라인은 쿠페와 동일하고, 3피스 리트랙터블 하드 탑 루프는 새롭게 적용된 흡음재를 사용해 풍절음을 이전보다 2데시벨 정도 감소시켰다.


루프라인을 따라 트렁크 리드까지 이어지는 M4 쿠페의 더블 버블 스타일 라인이 컨버터블에서는 희석된 모습. 과거 M3 CSL처럼 볼륨감 있는 스타일이 아닌 평범한 라인의 트렁크 리드는 아쉽게 느껴진다. 시승차의 듀얼 트윈 테일 파이프는 별도의 M 퍼포먼스 제품으로 장착되어 풍성한 배기음을 기대하게 만든다.


인테리어 레이아웃은 익숙한 분위기. 카본 인테리어 트림과 블랙 나파 가죽으로 차분하고 시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M4 컨버터블의 시트 상단에는 추운 날씨에도 따뜻한 오픈 에어링을 만끽할 수 있도록 BMW 최초로 넥 워머가 적용됐다. 주행 상황과 운전자의 기호에 맞게 3단계로 풍량 조절이 가능하다. 후면에서 들이치는 바람을 막아주는 윈드 디플렉터는 더 작고 가벼워졌으며 뒷좌석 후면에 보관할 수 있다.


뒷좌석 헤드레스트에는 차량이 전복됐을 경우 0.2초 만에 작동하는 롤오버 바가 숨겨져 있다. 컨버터블의 단점으로 여겨지던 트렁크 용량은 370리터로 이전보다 20리터 확장됐다. 탑을 열면 220리터의 공간이 제공되며, 로딩 어시스턴트 기능이 추가되어 버튼으로 수납된 하드탑 일부를 올려 트렁크 안쪽까지 짐을 적재할 수 있어 편리하다.


F8x 모델은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다운사이징을 감행했다. 3.0리터 직렬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431마력, 최대토크 56.1kg.m를 발휘하고, 이전 세대보다 진보된 7단 M DCT와 결합된다. 컨버터블의 0-100km/h 가속시간은 쿠페보다 약간 느린 4.4초, 안전 최고속도는 250km/h로 제한된다. 자연흡기를 포기하고 터보를 장착해 연료 효율성은 향상됐다. 여전히 일부 매니아들은 높은 회전수를 사용하며 쥐어짜는 맛이 일품인 자연흡기 방식이 더 매력적이라고 하지만, 터보가 가진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부정하긴 힘들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5링크 서스펜션은 M을 위해 경량 알루미늄 재질로 설계됐으며, EDC 버튼을 이용해 감쇠력을 조절할 수 있다. 전륜 4피스톤, 후륜 2피스톤의 타공 디스크를 장착한 M 브레이크 역시 빠른 응답성과 정확한 제동력을 선사한다. 여기에 미쉐린 파일럿 슈퍼 스포츠 타이어가 기본 장착되어 노면과 호흡한다.


일단 하드탑을 오픈하고 한적한 와인딩 코스를 달려본다. 머릿결을 스쳐 지나는 바람과 귓가를 타고 넘어오는 배기음을 즐기며 달리는 맛이 바로 오픈카의 백미. 분위기를 즐기다보니 어느덧 눈에 익은 익숙한 코스가 펼쳐진다. 평소보다 빠르게 달려보기 위해 M 버튼을 눌러 미리 세팅되어 있는 스포트 모드로 변경. 엔진과 변속기는 곧바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기어단수를 낮추고 높은 rpm을 유지한다. 스티어링의 무게감도 묵직하게 변하면서 서스펜션의 강도는 탄탄해진다. 노면정보가 더욱 빠르게 시트를 타고 전해져 온다.


코너가 끝나는 지점에서 가속 페달을 깊숙하게 밟자 엉덩이가 흐트러지며 DSC 경고등이 들어온다. 쿠페보다 무거운 무게 때문에 후미가 흐르지만 곧바로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잡고 빠르게 노면을 박차고 나가는 M4 컨버터블. 짜릿하다. 다음 코너는 어떻게 탈출할지, 머릿속에 미리 밑그림을 그리면서 달려 나간다. 비록 컨버터블이지만 M 은 역시나 M.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면서도 그 상황 자체로 운전자를 즐겁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M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오픈 에어링을 만끽하며 M4 컨버터블을 경험하고 나니, 자연스레 더욱 탄탄한 M4 쿠페의 운동성능이 그리워진다. 국내에서도 이미 많은 오너들이 M4의 매력에 빠져 서킷을 찾아 달리고 있다. 모터스포츠의 정신이 가득 담긴 M 모델,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는 BMW M GmbH의 오랜 철학이 변치 않는 이상 전 세계의 M 팬들은 열광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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