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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스포츠 DNA를 숨겨라, 닛산 맥시마


알티마가 고군분투하던 한국 닛산의 세단 라인업은 플래그십 모델 맥시마의 등장으로 숨통이 트였다.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들이 플래그십 모델을 소개할 때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며 ‘럭셔리’로 포장하는 반면, 닛산은 맥시마를 내세우며 ‘스포츠’를 강조했다. 8세대로 진화한 맥시마가 스포츠라는 표현과 어울리는지 확인해봤다.

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이전 세대의 두리뭉실하고 유선형에 가까웠던 디자인은 입체적이고 날렵한 모습으로 완전히 변했다. 닛산의 차세대 패밀리룩인 V 모션 스타일 그릴이 강한 인상을 연출하고,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의 디자인은 이전 세대의 형태를 계승하면서도 새롭게 재해석했다. C필러의 독특함은 컨셉트카를 연상케 한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쿠페형 세단의 스포티한 느낌. 큼직한 차체 대비 앞뒤 오버행이 길어 휠베이스가 짧아 보이기도 한다. 18인치 알로이 휠은 덩치에 비해 왜소한 느낌이어서 19인치였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스포티한 외관만큼 실내 디자인 역시 스포티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운전자 중심으로 7도 기울어진 센터페시아, D컷 스티어링 휠과 다이아몬드 퀄팅 디자인이 가미된 저중력 스포츠 시트 등이 인상적이다. 계기판과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한글화는 기본. 한국 시장을 공략을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플래그십 모델답게 가죽으로 마무리된 도어트림과 대시보드가 고급스럽다.


넓은 시야와 쾌적한 공간도 만족스러운 부분. 2열 공간은 낮은 루프 형상으로 인해 머리 공간이 부족하게 느껴지지만 등받이가 깊게 파였고 1열 시트와 마찬가지로 저중력 설계된 시트가 적용되어 불편함을 느낄 수 없다.


파워트레인은 다소 고전적이지만 완성도는 믿음직스럽다. 3.5리터 V6 자연흡기 VQ35DE 엔진은 최고출력 303마력, 최대토크 36.1kg을 발휘하고, 무단변속기와 결합한다. 복합연비는 9.9km/L. VQ35DE 엔진은 과거 올해의 엔진상을 수없이 수상한 검증된 엔진이다. 다운사이징과 과급기가 넘쳐나는 시대에 자연흡기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아직까지는 자연흡기 엔진의 감성을 과급기 엔진이 따라올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닛산이 이야기하는 스포츠 세단이라는 말을 검증해보기 위해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가속페달을 살포시 지르밟자 튀어나가려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적응이 필요하다. 엔진룸에서 실내로 전해지는 경쾌한 사운드는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무단변속기의 즉답적인 반응도 우수한 편. 맥시마의 매끄러운 가속 성능은 나무랄 데가 없다.


걸출한 파워트레인 대비 하체 세팅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 그동안의 닛산, 인피니티 차종들에게서 느껴왔던 세팅과는 다른 감각.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단단하던 하체가 고속 코너에서는 차체 균형을 다소 흐트러트리는 상황을 연출한다. 닛산이 강조하는 스포츠성과는 거리가 있는 부분. 물론 시승 당일 완전히 마르지 않은 노면 상황의 영향도 있었지만, 고속 안정감에 있어서만큼은 스포츠성이 강한 여타 중대형 차량들과 비교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브레이크는 꾸준한 반응으로 일관성은 있지만 급제동 시 타이어가 잡아주는 역할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닛산은 맥시마에 대해 닛산의 스포츠 DNA를 물려받은 세단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스포츠 주행보다는 넉넉한 출력을 바탕으로 하는 여유로운 주행이 더 어울리는 성격이다. 맥시마의 가장 큰 강점은 차별화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각종 편의 및 안전장비들을 대거 포함하면서도 상당히 착한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화제가 됐던 급제동 시 발생하는 뒤 차축 떨림 현상은 하루빨리 개선될 필요가 있다.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주요 고객들이 등을 돌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닛산은 이와 관련된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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