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승기

행운을 가져다주는 부적, 르노삼성 SM6


르노삼성의 6번째 신규 라인업인 중형 세단 SM6가 드디어 국내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QM3 출시 이후 소형 SUV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나, SM5나 SM7이 속한 중형 세단 시장에서는 고전은 면치 못하던 상황. 이에 르노삼성은 모회사인 르노의 중형 세단 ‘탈리스만’을 국내 실정에 맞게 변경해 SM6로 개명하고 1.6 TCe, 2.0 GDe를 주력 엔진으로 적용해 중형차 시장에 새롭게 뛰어들었다.

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SM6의 디자인은 ‘낮고, 넓은 (Low & Wide)’ 컨셉으로 3박스 형태의 이상적인 프로포션을 취하고 있으며, 날렵하지만 묵직함도 느껴진다. 짧은 전방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 낮은 전고에서 쿠페형 세단의 느낌도 풍겨난다. 탈리스만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전면 그릴 중앙의 엠블럼. 르노삼성 엠블럼 크기에 맞게 보닛 끝 라인을 성형한 것이 인상적이다. 르노의 차세대 패밀리룩인 C자 형상의 LED 포지셔닝 램프와 풀 LED 헤드램프도 최초로 적용되어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19인치 투톤 알로이 휠 역시 동급 최초로 적용됐다. 커다란 휠만큼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완성도 높은 밸런스를 선보인다.


후면 리어램프는 3D 효과를 갖춘 풀 LED 타입이 적용됐고, 1.6 TCe 모델에는 이미테이션 크롬 듀얼 머플러 팁이, 2.0 GDe 모델에는 일반 히든 머플러 팁이 장착됐다. 한 가지 거슬렸던 부분은 바로 후방 카메라 위치. 르노 탈리스만 역시 같은 자리에 있지만 엠블럼 디자인 차이로 르노삼성 엠블럼에선 유난히 도드라져 보인다.


화려하고 세련된 외관만큼 실내 역시 호화롭다. 시승차량은 RE 등급으로 최상위 트림에 모든 옵션이 포함된 모델. 넓은 실내 공간에서는 여유가 느껴진다. 퀄팅 디자인이 가미된 나파 가죽 시트에 도어트림과 대시보드에도 가죽이 적용되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팝업 방식의 헤드업 디스플레이, 7인치 LCD 계기판, 센터페시아 중앙에 세로로 자리 잡은 8.7인치 LCD S-링크 시스템, 블랙 하이글로시 마감 등 지금까지 출시된 SM 모델들과는 차별화된 모습들이 눈길을 끈다.


센터 콘솔에는 S-링크 컨트롤러와 주행모드를 변경할 수 있는 버튼이 있고, 실내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가변식 엠비언트 라이트가 적용되어 있다. 각 주행모드에 따라 색상이 달라지며 기본적으로는 5가지 색상으로 세팅되어 있다. 엠비언트 라이트는 취향에 따라 색상을 임의로 변경할 수도 있다. 오디오는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훌륭한 사운드를 연출한다. 트렁크 용량은 571리터로 골프백, 보스턴백 4개 모두 적재가 가능한 크기. 트렁크 하단에 별도의 짐을 수납할 수 있는 비밀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SM6는 가솔린 1.6리터 GDI 터보차저 엔진, 2.0 리터 GDI 엔진, 2.0리터 LPG 엔진의 세 가지로 출시되었으며, 디젤 엔진은 올해 중반에 추가될 예정이다. 가장 기대가 컸던 1.6리터 GDI 터보차저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6.5kg.m를 발휘하며 게트락사의 습식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그로 인해 0-100km/h 가속시간은 7.7초, 복합연비는 12.3km/L를 나타낸다.

2.0리터 GDI 엔진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0.6kg.m로 같은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결합한다. 0-100km/h 도달시간은 9.8초. 19인치 알로이 휠 장착 기준 복합연비는 12.0km/L다.


기대가 컸던 1.6 터보 모델을 시승했다. ‘커다란 덩치를 낮은 배기량의 엔진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도 잠시,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자 기민한 움직임을 보인다. 가벼운 몸놀림으로 무게감을 느낄 수 없을 만큼 경쾌하게 뻗는 가속이 만족스럽다.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역시 똑똑한 편이며, 변속 충격 없이 부드러운 감각을 이어나간다.

노면 소음과 풍절음은 상당히 억제되어 NVH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엿보인다. R-EPS 전자식 스티어링의 무게는 적당히 가볍고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조향을 가능케 하며 노면 정보를 최대한 전달하려 노력한다. 다만 변속기 레버를 통해 올라오는 잔 진동은 거슬릴 만큼은 아니지만 신경이 쓰인다.


시승 코스는 고속화도로와 4km 정도의 와인딩 구간, 그리고 도심구간을 지나는 코스. 원가절감을 위해 토션빔을 장착했다는 악성 여론이 많았지만, 막상 타보니 그로 인한 불안감은 느낄 수 없었다. 토션빔을 장착한 탈리스만에는 뒷바퀴 일정 부분이 조향되는 4코너 4WS가 적용되지만, SM6는 AM 링크를 적용해 국내 시장에 맞게 세팅했다. 고속에서의 직진 안전성도 우수한 편. 급격한 차선 변경에서도 엉덩이가 흐르지 않고 재빠르게 따라온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니 계기판과 엠비언트 라이트가 붉게 물들고, 스피커를 통해 커스텀 엔진 사운드가 연출된다. 엔진 사운드는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고, 스티어링의 무게감이 더해진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차선을 변경할 경우 “드드드드”하는 경고음이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데, 처음엔 이것이 커스텀 엔진 사운드에 녹음된 소리인줄 착각했으나 실제론 차선이탈 경고음이었다.


승차감은 지금까지 느껴본 토션빔과는 꽤나 다르다. 액티브 댐핑 컨트롤 기술을 통해 노면 충격을 상당히 억제하고, 코너에서는 전륜 특유의 언더스티어는 발생하지만 엉덩이가 빠지거나 흐른다는 느낌은 크지 않다. 19인치 휠과 금호에서 SM6를 위해 함께 개발한 타이어는 접지력이 우수하며 브레이크 성능 또한 무난한 편. 스포츠성이 강한 세단은 아니지만 나름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기 때문에 즐거운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중형 세단 시장에서 고전하던 르노삼성이 드디어 제대로 된 칼을 뽑아들었다. SM6의 출시로 답답했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SM5의 입장은 난처하게 됐다. 가격 포지셔닝이 SM5와 겹치며 애매한 상황이 연출된 것. 차라리 SM5의 후속으로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화려한 모습과 탄탄한 주행 성능, 풍부한 장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다면 SM6는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 새로운 선두주자가 될 수 있지 않겠냐는 전망도 해보게 된다. 부적이라는 뜻을 가진 탈리스만의 이름처럼 SM6는 르노삼성에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부적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SM6는 분명 도로에서 많이 보이는 차가 될 것이다.



Copyright © CARISYOU. All Rights Reserved.

토크/댓글|0

0 / 300 자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