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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하이브리드 무릉도원, 닛산 뉴 무라노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의 최대 이슈는 디젤 배기가스 조작사건이다. 그에 따라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반면,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실제 판매량에서도 디젤은 감소하고 하이브리드는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을 미리 예측이라도 한 듯, 완전변경을 거치며 새로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 무장한 닛산의 3세대 신형 무라노를 시승했다.

글 / 김태준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한동안 못생긴 차 순위에 빠지지 않을 것 같았던 2세대 무라노에 비해 3세대 신형 모델의 외관은 몰라보게 일취월장했다. 마치 영화 인디펜던스데이에 등장하는 우주선을 연상시키듯 미래지향적이면서 우람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전면은 V모션 그릴과 부메랑 형상의 LED 시그니처 헤드램프가 적용되어 이전 세대의 둥글고 답답해 보였던 마스크 대신 날렵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로 변모했다.


전면과 후면을 이어주는 캐릭터라인과 플로팅 루프는 매혹적이다 못해 만져보고 싶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입체감 있는 후면은 변화무쌍한 굴곡의 조화를 통해 듬직함, 안전함, 역동성을 표현한다. 닛산의 최신 패밀리룩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지만, 무라노는 분명 이전 세대보다 크게 호감 가는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실내 디자인은 무난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넉넉한 공간과 더불어 중력의 영향을 줄여주는 저중력 시트로 인해 몸으로 체감되는 안락함만큼은 단연 최고수준이라 할 수 있다. 여느 자동차의 시트에서도 느낄 수 없던 편안함은 마치 값비싼 고급 소파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운전자뿐만 아니라 탑승자 모두를 만족시킬 것이라 단언한다.


신형 무라노는 2.5리터 가솔린 슈퍼차저 엔진과 15kw 전기모터를 조합해 합산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3.7kg.m의 넘치는 힘을 자랑한다. 또한, 인텔리전트 듀얼클러치 시스템을 적용한 CVT 변속기를 통해 빠르고 매끄러운 주행감각과 더불어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복합연비 11.1 km/L를 갖추고 있다. 이는 이전의 가솔린 모델보다 35% 향상된 수치이며, 동급의 유럽산 디젤 SUV 들과 비교해도 엇비슷한 수준이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자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서울 한복판의 꽉 막힌 도로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무라노. 출퇴근 시간대의 강남대로는 늘 답답하고 짜증나지만, 모나지 않은 적당한 승차감과 탁월한 정숙성, 저중력 시트의 편안함이 어우러져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덕분에 한결 여유로운 운전이 가능하다.


막히는 도로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올리면 전기모터보다 엔진이 힘을 내기 시작한다. 그런 상황에서의 순간가속능력과 매끄러운 주행감각은 대형 세단 못지않다. 고속에서의 차선변경이나 요철을 지날 때의 거동은 묵직하고 날카로운 핸들링과 적당한 하체 반응으로 인해 SUV의 태생적 한계를 거스르는 듯하다. 제동력 또한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수준이며, 하이브리드 특유의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신형 무라노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디젤 엔진과 비슷한 연료 효율을 발휘한다. 그런 하이브리드 기술을 바탕으로 SUV와 세단의 성격을 모두 담아낸 무라노는 유럽산 디젤 SUV들의 막강한 경쟁차종으로 전혀 손색없는 실력을 내세운다.


그동안 디젤 엔진의 단점을 오직 연비로만 보상 받았던 SUV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새로운 무라노는 그 스트레스를 한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차를 시승하는 기자의 입장에서 앞뒤 잴 것 없이 계약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차는 굉장히 드물다. 무라노가 바로 그런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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