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정체성 확립, 인피니티 Q30
2017-09-11 20:19:44 조회수 7,448ㅣ댓글 19
자동차는 사람과 닮은 구석이 여럿 있다. 외모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며, 출신 국가에 따라 선입견을 갖고 바라보기도 한다. 태생부터 허약한 사람일수록 잔병치레가 심한 것도 마찬가지. 이렇듯 자동차와 사람은 비슷하게 연결 지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렇다면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올바른 사고방식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다른 이들의 장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자동차 중에 비유하자면 인피니티 Q30이 그런 경우다. 겉모습은 인피니티의 고유의 정체성을 띄고 있지만,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의 MFA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품고 다양한 부품을 공유하며 영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인피니티 측은 세단과 SUV의 장점을 섞어 크로스오버라는 명칭으로 Q30을 소개하고 있는데, 차고가 조금 높아 보일 뿐 외형은 엄연한 해치백이다. 외관 디자인은 양각과 음각을 조각하는 유려한 라인들이 어우러져 한껏 멋을 부린 모습. 전면의 치켜 올라간 헤드램프와 큼직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독특한 C필러를 지나 후면으로 가면 전면 디자인과 흐름을 같이하고 있다.
실내로 들어서면 몸을 감싸주는 헤드레스트 일체형 버킷시트와 D컷 스티어링 휠, 계기판과 각종 조작버튼 등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그것들과 닮은 익숙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러나 외관 스타일을 이어가는 대시보드의 라인들과 스티어링 휠 중앙에 자리 잡은 브랜드 엠블럼, 보라색 실내조명 등이 이 차가 인피니티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키를 돌려 시동을 걸면 엔진의 회전질감과 음색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의 느낌이 전해진다. A클래스의 엔진과 변속기를 공유하기 때문에 당연한 현상이다.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발휘하며 1,200rpm이라는 낮은 엔진 회전수부터 4,000rpm까지 최대토크가 발휘되기 때문에 효율이 상당하다.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그러한 효율을 극대화시키면서 운전재미까지 제공한다.
다음은 본격적인 달리기 실력을 확인해볼 차례. 과거 인피니티 G 시리즈부터 Q50에 이르기까지 답답함이 없었던 동급 최고수준의 동력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차가 없는 한적한 장소로 향한다. 기존의 닛산 차들이 품었던 VQ 엔진과 다른 독일제 엔진을 품고 어떤 주행감각을 보일지도 궁금해진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짓누르자 몸을 감싸주던 시트가 놀란 듯 온몸을 끌어안고, 엔진의 음색이 고음으로 바뀌며 지체 없이 튀어나간다. 터보렉은 어느 정도 존재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며, 엔진음과 노면소음 또한 신경 쓰이지 않는다. 말 많고 탈 많은 디젤 엔진보다 정신건강에도 좋다.
굽이진 길이나 노면이 고르지 못한 도로 등 어떤 상황에서도 서스펜션은 단단함을 잃지 않는다. 기분 나쁜 충격은 어느 정도 걸러주면서 차체를 잘 잡아주는, 꽤나 성의 있게 조율된 감각이 전해진다. 급격한 코너에서도 단단한 하체를 바탕으로 해치백 특유의 운동성능을 통해 발군의 능력을 발휘한다. 부드러운 답력을 지닌 브레이크의 제동력도 수준급. 결과적으로 Q30은 인피니티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장점을 골고루 잘 흡수한 주행감각을 선사한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많은 이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점차 성장해 나가는 사람이 있듯,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르노닛산과 메르세데스-벤츠의 협력은 Q30이라는 잘 다듬어진 자동차를 만들어내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남의 말에 귀를 닫고 소통할 줄 모르며 편협한 사고로 일관하는 사람은 점차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동안 소통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일부 제조사들은 인피니티 Q30의 성공적인 정체성 확립을 통해 교훈을 얻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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