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구입을 앞두고 있다면 누구나 신중해지기 마련이다. 허위매물, 사고이력, 추가 수리비용 등의 이유로 신차 구입보다 꺼림칙한 부분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고 관리가 잘 된 중고차를 선택한다면 신차보다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6년 한 해 등록된 중고차가 승용차 기준으로 300만대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수치에는 개인이 등록한 중고차뿐만 아니라 업자매입, 상사이전, 상속 등의 중복된 수치들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에 실제 중고차 등록대수와는 큰 차이가 있다. 현실과 동떨어지게 부풀려진 숫자라는 것.

보다 현실적이고 정확한 중고차 등록대수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개인거래, 업자매도, 업자알선의 세 가지 분류로만 집계를 해야 한다. 그에 따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가 제공한 2016년의 실제 중고차 등록대수는 213만 3,100대로 확인됐다.

지난해 중고차 등록대수 213만 3,100대 중 가장 많이 등록된 상위 TOP10 차종을 살펴보면, 2011년부터 올해 초까지 판매됐던 기아 모닝(TA)이 1위를 차지했다. 중고차 등록대수 상위 TOP10에는 초기 싼타페와 SM5 등 연식이 오래된 차종들도 이름을 올렸지만, 나머지는 비교적 최근 연식의 차종들과 경차들이 차지하고 있다. 참고로 현대 쏘나타의 경우 EF 쏘나타, NF 쏘나타 등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각각의 등록대수는 차종별 TOP10에 오르지 못했지만, 쏘나타 전체를 합친 대표차종으로는 가장 많은 등록대수를 기록했다.

연령별 중고차 등록대수는 40대가 가장 많은 53만 3,138대로 전체의 27.7%를 차지했다. 각 연령대별 등록대수 1위 차종은 20대부터 50대까지 모두 기아 모닝이 차지했고, 60대는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 70대는 현대 그랜저 HG를 가장 많이 등록했다.

법인 및 사업자를 제외한 개인의 성별 중고차 등록은 남성과 여성이 각각 73%, 27%의 비율을 나타냈다. 이는 신차와 비슷한 수치이며, 남녀 모두가 가장 많이 등록한 차종은 기아 모닝이다. 모닝은 첫차로 부담 없는 경차인데다 저렴한 비용으로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가장 인기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많은 소비자들이 가격대비 가치가 높은 중고차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고차시장은 이미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인한 뒤 부당한 비용을 요구하기도 하며, 침수차량이나 사고차량이 멀쩡한 차량으로 둔갑해 판매되기도 한다. 경기침체로 인해 중고차 시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중고차 관련법 개정과 체계적이고 정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