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대부분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부품 회사와 손을 잡고 리튬-이온 배터리의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이 리튬-이온의 개발에 매달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미국 CAFE와 유럽 CO2 규정을 반드시 만족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실생활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이하 PHEV)의 개발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또 그들이 공언한 때에 맞춰 PHEV와 전기차가 양산되기 위해서는 동력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문제가 선결되어야 한다. 따라서 리튬-이온 배터리는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0년 볼트 양산’을 계속 외치고 있는 GM은 누구보다도 리튬-이온의 개발에 적극적이다.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 선보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도 바로 리튬-이온이다. 이번에 공개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볼트에 얹혀 2010년부터 양산될 예정이다. GM은 새 리튬-이온 배터리 팩이 현재의 니켈-메탈 방식 보다 3배 이상 성능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GM이 이번에 공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일반 모델에 비해 연비가 20% 가까이 좋다. 기본 구조는 1세대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동일하지만 내용은 큰 변화가 있다. 36V 니켈-메탈 배터리는 보다 작고 가벼우면서도 힘은 3배나 강한 리튬-이온으로 대체되었다. 이 시스템은 사브 9-X 바이오파워 하이브리드 컨셉트에도 첫 선을 보였고 양산형은 2010년에 나올 볼트에 가장 먼저 쓰이게 된다. 이 리튬-이온 배터리는 일본의 히타치 비클 에너지가 개발했다.
새 CAFE를 만족하기 위해서 현 라인업을 갈아엎어야 하는 미국 빅3는 배터리 업체 등의 부품 회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플러그-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드는 작년 7월부터 남부 캘리포니아 에디슨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PHEV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20대의 이스케이프 PHEV가 작년 말부터 내년까지 공급된다. 크라이슬러 역시 20대의 닷지 스프린터 PHEV를 올해 상반기까지 시범 운행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GM은 시보레 볼트 컨셉트의 양산을 위해 분주하다. 볼트 컨셉트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기존의 하이브리드 보다 월등한 패키징 때문이다. 볼트는 배터리의 힘만으로 최대 64km의 거리를 갈 수 있고, 1리터 3기통 터보 엔진은 전기 모터를 돌리는 데만 사용해 자체 충전도 가능하다. 이 엔진은 가솔린과 E85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일반 하이브리드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엔진 자체는 차를 움직이는 데 사용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것이 다른 시리즈 하이브리드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고, 최근에 선보이는 많은 컨셉트카들이 볼트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 즉 볼트는 엔진을 통한 충전과 외부 소켓을 통한 플러그-인 타입 두 가지 방법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GM은 6시간 완충이면 64km 이상의 거리를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만약 하루 주행 거리가 60마일(96.6km)를 넘는다면 가솔린 엔진이 제네레이터를 돌리기 때문에 이론상 연비는 150mpg에 달한다.

연방 간선 도로국(FHA, 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약 40마일(64.4km)이다. 그리고 3천 4백만 명에 달하는 미국인들의 하루 평균 주행 시간은 1시간이다. 이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대도시 운전자들의 패턴과 어느 정도는 일치한다.
볼트를 비롯한 PHEV는 바로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볼트가 전기 모터의 힘으로 갈 수 있는 항속 거리와 미국인들의 하루 평균 주행 거리가 거의 일치한다.

이런 장점들이 있지만 모든 메이커들이 ‘쓸 만한’ PHEV와 전기차를 내놓지 못하는 이유는 자동차 배터리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멀게 느껴지지만 사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과 노트북, MP3 등 거의 모든 소형 기기에는 일반화된 배터리 방식이 리튬-이온이다. 그러나 자동차에 쓴다고 가정한다면 얘기가 달라지는 것이 문제다.
리튬-이온은 다른 방식 보다 가볍고 컴팩트하며 힘도 좋다. 그러나 코스트가 비싸고, 무엇보다도 장시간 사용할 경우 과열의 우려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종종 발생하는 노트북와 휴대폰의 폭발 사고가 그 증거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요타 프리우스를 비롯한 모든 하이브리드카는 니켈-메탈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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