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3를 재조명하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1일 저녁, 서교동에 위치한 예스24 무브홀에서 SM3 고객과 사내외 초청 패널, 기자단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SM3와 함께하는 카바레 라이브’ 행사를 개최했다.
‘SM3의 다양한 매력을 추천한다’는 뜻의 ‘카바레’로 이름 붙인 이날 행사는 장기간 크고 작은 변화를 거치며 스테디셀러 모델로 자리한 SM3가 지닌 가치를 재조명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올 한해 르노삼성자동차에 보내주신 고객 여러분들의 뜨거운 관심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오늘 다양한 분야의 패널들이 전하는 진솔한 대화를 통해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SM3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래 끓여도 정도가 있지
SM3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뜻깊은 시간, 시작부터 끝까지 빠지지 않고 자주 언급된 말이 있다. 일명 ‘사골’이라는 단어. 같은 차체를 조금씩 바꿔가며 매번 새로 출시하는 SM3를 뼈 하나로 계속 우려내는 사골에 비유한 것이다.
행사진행자의 입에서는 이런 말도 나왔다. “사골은 끓일수록 깊은 맛이 난다.” 그러나 공산품은 예외일뿐더러, 정말 오래 끓일수록 맛이 깊어질까? 오래 끓이더라도 분명 마지노선은 존재한다. 적당히 우러났으면 새 뼈로 갈아서 새로운 국물을 내야 할 시점이 찾아오는 법이다. 하나로 계속 끓이다간 밍밍해서 별 맛이 없어진다.
SM3는 지난 2002년 출시 이후 2009년 완전변경을 거친 바 있다. 그 후론 소식이 없다. SM3가 2009년부터 올해까지 약 8년간 사골을 우려낼 동안 경쟁차인 아반떼는 2번의 완전변경을 거쳤다.
올해 아반떼는 약 8만대 이상 판매됐고, 그에 반해 SM3는 아반떼의 1/10 수준인 9000대 가량에 머물렀다. 국내 준중형 시장에서 1위와 2위는 아반떼와 K3가 각각 8만대와 3만대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SM3의 판매량은 2위인 K3에 비해서도 1/3이 안 되는 수치다.
자업자득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 현재 SM3의 판매 가격은 2009년 당시보다 높아졌다. 이것저것 개선이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같은 차의 가격이 계속 높아지는 것은 분명 소비자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일이다. 오히려 개선을 이루며 가격을 인하했다면 ‘사골’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희석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한편, SM3 후속모델로 불리는 르노 메간의 신형모델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출시 일정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이미 신형 메간을 SM3나 SM4로 출시했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아니 오히려 그게 더 자연스러운 지금 이 시점에 기존 SM3의 가치를 재조명한다는 르노삼성의 행보를 보면 르노가 한국시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기업이 신제품을 아끼면 고객도 주머니를 아낀다. SM3는 완전변경을 미뤄오며 초기 개발비와 투자비용을 절감했지만, 경쟁차종보다 부진한 판매율로 그저 그런 입지를 유지하는데 그치는 결과를 불러왔다. 자업자득이라 할 수 있다. 이제라도 판세를 뒤집고 싶다면 기존 SM3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이전에 후속모델의 빠른 출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박신원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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