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글로벌 생산거점인 슬로바키아의 동유럽공장 건설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18일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 소재 수상관저에서 미쿨라스 주린다 슬로바키아 총리와 기아차 유럽공장 협력각서 조인식을 체결하고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2010년 세계 5대 자동차회사로 가기 위한 \'글로벌 톱5\' 전략의 일환인 해외 생산기지 구축의 완결이자 본격적인 유럽시장 공략의 신호탄이라고 기아측은 밝혔다.

이 날 조인식 체결로 현대차그룹의 해외 생산은 터키(1997년), 인도(1998년), 중국(2002년), 미국(2005년)에 이어 유럽(2006년)에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슬로바키아정부는 조인식에 파볼 루스코 부수상 겸 경제부장관 등 부수상 2명을 포
함, 총 6명의 부처 장관이 배석해 기아 유럽공장에 대한 슬로바키아 정부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표명했다.

정몽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슬로바키아정부와 기아는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슬로바키아공장을 유럽에서 가장 경쟁력있고 품질좋은 차를 만드는 공장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힌 후 \"올해부터 공장건설에 착수, 연산 20만대 규모로 2006년부터 생산할 계획이며 시장상황을 고려해 향후 30만대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린다 슬로바키아 수상은 이에 대해 \"기아의 질리나공장 투자유치가 슬로바키아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슬로바키아정부가 동반자로서 역할을 성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슬로바키아는 오는 5월 유럽연합(EU)에 가입, 기아는 현지생산을 통해 관세부담없이 효율적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기아공장이 들어설 질리나 지역은 슬로바키아의 수도인 브라티슬라바 북동쪽 203km에 위치해 있으며, 기아는 50만평의 부지에 연산 2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승용차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총 투자비는 7억유로(약 1조220억원)로 최첨단 설비를 투입해 세계적 수준의 생산성을 가진 공장을 운영할 방침이다.

기아는 슬로바키아공장에 2006년부터 유럽형으로 개발될 소형 및 준중형 승용차를 단계적으로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지에서 2,400명의 종업원을 채용할 예정이며, 현지 공장의 신차 품질 및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대모비스를 포함한 7~8개의 부품업체가 동반 진출할 계획이다.

한편 기아는 지난해 유럽에서 15만대를 판 데 이어 올해에는 25만5,000대 수출 계획을 세우는 등 높은 판매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아는 2008년에는 50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중장기계획 아래 지난 1년간 동유럽을 대상으로 승용차공장 건설을 위한 사업성 검토와 부지선정 작업을 추진해 왔다.

기아는 이번 투자와 관련, 슬로바키아정부로부터 대규모 투자로 지정돼 총 투자비의 15%를 인센티브로 받는다. 그 내용은 ▲부지 무상 제공 ▲인프라 제공 ▲고용창출 지원금 ▲시설장비 구입자금 등이 포함돼 있다.

김기호 기자(kh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