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진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폭스바겐·아우디 수입사인 고진모터임포트는 자회사격인 판매회사 고진모터스를 시장에 매각물건으로 내놓았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매각 시도다. 이 회사는 현재 상장사인 D사 등과 비밀리에 매각조건을 협상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이를 두고 고진이 수입차사업을 포기하는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고진모터임포트가 아우디 수입권을 뺏긴 데 이어 폭스바겐의 직접 진출에 대비해 \'웃돈\'을 받을 수 있는 확실한 수익원을,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 미리 넘기려는 조치라는 해석이다. 고진의 모회사인 극동유화에서 잔뼈가 굵은 장영준 전 선인자동차 사장이 신임 사장으로 온 것도 회사측이 장 사장에게 정리를 맡긴 것으로 풀이한다.
업계가 이 같이 판단하는 건 수입사의 경우 매각대상이 아닌 데다 올 10월 진출하는 아우디와 함께 폭스바겐도 12월 국내에 지사를 설립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서다. 두 회사가 국내에 들어오면 고진모터스가 장악하고 있는 서울시장에 딜러를 늘릴 게 확실해 그 전에 회사를 팔아 차익을 최대한 챙긴다는 것. 그렇지 않다면 폭스바겐까지 진출하더라도 수입차사업에 발을 딛을 수단인 고진모터스를 매각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아서다.
고진 내부에서도 말들이 많다. 회사 관계자는 \"소문이 무성해 회사가 어떻게 되는 지 모르겠다\"며 \"아우디코리아 설립으로, 가는 인원과 그만 둬야 하는 인원이 있는 데다 판매까지 부진해 전반적으로 뒤숭숭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폭스바겐의 경우 재고가 넘치지 않는데도 장기 저리할부 판매를 실시하는 게 재고정리 차원인 지, 아니면 실적을 올려 폭스바겐에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건 지도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고진모터스의 매각 여부가 고진모터임포트의 향후 갈 길을 나타내는 이정표로 볼 수 있다. 실제 매각이 된다면 이 회사는 정리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회사 내부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현재 매각협상이 비선조직에서 진행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중단될 가능성이 90%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연말부터 아우디의 판매대수가 수입차업체 중 유일하게 줄어드는 등 고진의 상황이 최악이어서 위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렸지만 현재는 많이 달라졌다\"며 \"장 신임 사장의 경우 회사를 살리기 위해 투입됐다고 보는 게 옳다\"고 설명했다.
즉 수입권을 뺏긴 아우디야 어쩔 수 없더라도 한국시장을 지켜 보고 있을 폭스바겐에 확실한 인정을 받기 위해 우선은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게 회사 의지라는 것. 이번 폭스바겐의 판촉이벤트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 사장의 투입도 그가 수입차사업 경험이 풍부하고 근성이 있는 인물이란 점에서 침체에 빠진 내부조직을 추스려 뚝심있게 밀고 나가도록 판을 짰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폭스바겐까지 진입이 확실시되면 고진은 고진모터스를 매각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고진의 미래는 향후 몇 개월간의 판매실적과 직결돼 있는 셈이다. 업무파악을 끝낸 장 사장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는 만큼 \'신임 사장\'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 지 주목되는 이유다.
강호영 기자(ssyang@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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