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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꽃보다 아름다운 절집

선암사의 대표적인 풍경으로 손꼽히는 승선교의 아름다운 모습.
전남 순천에 있는 선암사는 절 자체로도 유명하지만 꽃과 차(茶)로 이름난, 아름다운 절집이다. 유달리 넓고 부드러운 어깨를 지닌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송광사와 동서로 갈라져 자리잡고 있지만 두 절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한 곳인 송광사가 대찰의 위엄을 자랑한다면 선암사는 은근하고 그윽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선암사는 운암사, 용암사와 더불어 호남 삼암사라 불린다. 백제 성왕 7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해 청량산 해천사라 하였으나 그 후 도선국사가 재건해 조계산 선암사라 불린다. 그 동안 여러차례 소실됐는데 현재의 건물은 순조 25년(1825년) 해붕이 중건한 것이다. 목조건물은 조선후기의 것이지만 대웅전의 기단과 돌계단은 고려 때의 것이다.

주차장에서 출발해 10여분 남짓, 하늘을 가린 빽빽한 숲길을 걸어오르면 선암사의 대표적인 풍경으로 손꼽히는 승선교의 아름다운 모습이 앞을 가로막는다. 특히 계곡 아래에서 보는 승선교와 강선루의 절묘한 조화가 넋을 앗아갈 지경이다.

대웅전 뒤에 있는 대사전은 평면형이 T자 모양으로 돼 있는 게 특이하고 ‘치간’으로 표시된 화장실은 선암사의 또 다른 명물이다. 규모가 크고 깊기로 소문났는데 볼일을 보고 나면 배설물 떨어지는 소리가 한참 후에 들린다고 한다.

꽃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선암사의 명물인 차(茶). 무성한 차나무가 군락을 이룬 차밭은 선암사의 운치를 더욱 그윽하게 그려낸다. 먹물 장삼을 걸친 동자승이 차밭에서 찻잎을 따내는 풍경은 한 폭의 담백한 수묵화를 방불케 한다.


승방을 기웃거리는 낯선 속세인을 은은한 미소로 손짓해 불러 작설차를 우려내 대접하는 스님도 이 곳에서는 만날 수 있다. 해탈한 노승과 작설차 한 잔을 마주하고 앉아 허허로운 웃음을 나누며 먼 산을 바라보면 지친 세상사가 저 멀리 물러앉는다.

선암사에서 나와 벌교로 방향을 잡으면 낙양읍성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선암사 바로 앞에서 이어지는 지방도 857번을 타고 인적드문 한적한 길을 기분좋게 내달으면 견고한 모습을 고스란히 보존한 낙안읍성이 눈에 들어온다.

임경업 장군이 하룻밤만에 쌓았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낙양읍성은 다른 지역 성벽과는 달리 평야지대에 축조된 점이 특이하다. 1~2m 크기의 정방형의 자연석을 이용해 쌓은 성벽은 높이 4m, 너비 3~4m, 성곽 총 길이가 1,410m나 된다.

동내, 남내, 서내 등 4만1,000평에 달하는 3개 마을 생활근거지를 감싸 안은 장방형으로 견고하게 쌓아져 400년이 가까운 지금도 웅장하기 이를 데 없다. 성 안에는 108세대가 실제 생활하고 있어 낙양읍성은 그야말로 살아 숨쉬는 민속 고유의 전통마을이다.

*맛있는 집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 있는 ‘소문난곱창(061-858-1589)’은 그 맛 때문에 가게를 세 번이나 옮기는 수난을 겪었다. 손님들이 줄을 잇자 세준 집주인이 딴 욕심이 생겨 가게를 비워달라고 하거나 터무니없는 프리미엄을 요구해 세 번 이사 끝에 이젠 ‘내 가게’를 마련하고 소문난 그 맛을 더욱 아낌없이 내보이고 있다.


곱창맛이란 게 ‘거기서 거기지 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곳을 찾을 필요가 없다. “곱창은 긍께 이 똥창(막창)이 제일이제”라며 단골을 반기는 주인아낙의 곰삭은 애정과 그 애정만큼이나 진짜배기인 곱창맛을 본 사람이면 이 곳을 잊지 못한다.

깨끗하게 손질한 곱창을 24시간 양념에 재워 숯불에 구워내는 곱창구이를 비롯해 갖은 양념으로 얼큰하게 끓여 먹는 전골, 그 전골국물에 김과 야채를 더해 고소하게 볶아내는 볶음밥까지 맛봐야만 “소문난곱창집에서 제대로 먹어봤다”는 명함을 내밀 수 있다.

*가는 요령
호남고속도로 승주 인터체인지에서 빠져 나와 지방도 857번을 타고 3.2km 가면 선암사 입구 작은 3거리다. 여기서 우회전해 2km 들어가면 주차장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서울에서 순천까지 고속버스나 전라선 열차를 이용, 현지 교통은 순천에서 선암사행 버스가 수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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