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에 가자.” “아니, 그 막히는 제부도엘 왜!”

언제부턴가 제부도는 쉽게 갈 수 없는 곳이 됐다. 오히려 교통편은 예전에 비해 아주 수월해졌는데도 말이다. 서해안고속도로가 뚫려 서울에서 한달음에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자동차 행렬은 제부도를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곳’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은 섬 제부도가 지닌 신비한 매력은 쉽게 외면할 수 없다.

제부도는 심한 조수간만의 차로 하루 두 차례 바닷길이 열리면서 육지와 연결되는 신비한 섬이다. 바닷물이 갈라지면 2.3km의 시멘트 포장길이 마치 제부도와 육지를 잇는 생명선처럼 나타난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그 길에는 아직 채 마르지 않은 굴이 더덕더덕 붙어 있고 미역류의 해산물이 나뒹구는 등 너무나 생생한 자연의 모습이 감탄을 자아낸다.

바다를 양쪽에 거느리고 섬을 향해 달려가면 그림같은 해안선과 우뚝 솟은 기암괴석, 드넓게 펼쳐지는 들판이 때묻지 않은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바닷길이 끝나면서 오른쪽으로 포구가, 왼쪽으로는 해변과 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각각 연결된다. 해안쪽으로 나가면 우뚝 솟은 매바위가 기이한 모습을 자랑한다.

주변에 결 고운 백사장이 펼쳐져 아쉬운대로 해수욕을 즐기기도 하는 이 곳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제부도의 명소다. 바닷물이 들이치는 암초에 붙은 천연굴을 따기도 하고 바람을 막는 바위 뒷편으로 모닥불을 지펴 바비큐를 즐기며 야영하는 가족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처음 제부도가 개발될 당시만 해도 영세한 횟집이 몇 있을 뿐이었던 이 곳에 요즘은 크고 작은 음식점과 숙박시설이 많이 들어섰다.

제부도를 찾아갈 때는 반드시 물길이 열리는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아무 때나 그 곳을 찾아가면 바로 코 앞에 제부도를 두고서도 한 발짝도 발을 들여놓을 수가 없다. 넘실대는 푸른 바다가 가로막혀 있기 때문에.


물길이 열리는 시간은 일정치 않으므로 떠나기 전 현지사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제부도 입구 매표소 위에는 전자시계로 바닷길이 열리고 닫히는 시간을 표시하고 있어 당일에 돌아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알려준다.

제부도를 건너기 바로 전에 \'제부 해수탕\'이 있다. 해수탕은 바닷물을 정화해 40℃ 내외로 데워낸 것이다. 바닷물에 포함된 각종 미네랄, 염화나트륨, 마그네슘 등이 녹아 있어 몸에 흡수되면 노폐물을 체외로 밀어내는 작용을 해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031-356-9889)

제부도와 바로 이웃해 대부도가 있다. 육지와 대부도 사이에는 탄도, 불도 등 작은 섬들이 마치 징검다리처럼 이어지며 방조제로 모두 연결됐다. 대부도 곳곳에는 요즘 좀체 찾아보기 힘든 염전과 낭만적인 모습의 소금창고며 물레 등이 향수를 자극한다.

*먹거리
제부도의 식당들은 대부분이 횟집이고 바지락 칼국수를 기본으로 한다. 석구네횟집(031-357-2485)은 초기부터 자리잡았던 터줏대감. 신선한 횟감의 생선회와 매운탕, 큼직한 꽃게찜이 무료다. 그러나 이 곳 어느 집이나 다 비슷비슷한 수준과 맛을 자랑하므로 섬을 한 바퀴 돌면서 맘에 드는 집을 찾아가도 그다지 후회하지 않는다. 횟감은 놀래미·우럭·농어(7∼8월)·도다리 등.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비봉 IC(306번 지방도)→사강(309번 지방도)→광평리(336번 지방도)→제부도에 이르는 게 기본 코스. 사강을 지나 서신으로 오게 되면 \'제부도\'와 \'제부도·대부도\'로 가는 두 갈래 길이(지방도 309번) 있는데 어느 길을 택해도 상관없다. 서해안고속도로로 진입 후 남안산 IC가 막힌다고 생각되면 매송 톨케이트 가기 전 남안산(매송) IC에서 빠져 나와 39번 국도와 만나는 3거리(매송IC 진입로)에서 좌회전(비봉)해 진행하다가 새로 개통된 306번 국도(남양,사강)로 진입하면 된다.

인천이나 부천쪽에서는 수인산업도로 이용도 가능하다. 인천→신천리→시흥→안산을 거쳐 구반월 4거리에서 비봉(39번 국도)으로 들어서 달리다가 비봉 4거리 100m 못미처 새로 난 306번 지방도를 이용해 남양→사강(송산)→서신(309번 지방도)으로 계속 직진한다. 육일리 교차로에서 2차선 지방도로 바뀌는데 계속 직진하면 제부도 이정표가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