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질’이 난무하는 도로.
조폭들의 집단난투 현장을 말하는 게 아니다. 아슬아슬하게 끼어들기를 밥먹듯이 하는 차들이 많다는 말이다. ‘칼질’은 아주 좁은 공간을 파고들며 끼어드는 운전행태를 말하는 은어다. 아무리 봐도 차가 끼어들 틈이 없는 곳을 ‘칼같이 끼어든다’고 해서 칼질이다. 몇 해 전 하이테르 천리안 등 통신동호회의 게시판에서 처음 사용된 단어라는 풀이도 있다. 하지만 확인할 방법은 없다.
비슷한 행태를 가르켜 ‘휘어치기’라는 말도 사용한다. 모터사이클을 타는 이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옆으로 타원을 그리며 휘어들어가며 끼어든다는 말이다.
뜨개질이라는 말도 사용된다. 도로 위에서 차가 그리는 동선이 뜨개질할 때의 실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말이다.
칼질이나 휘어치기, 혹은 뜨게질은 한번에 끝나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한번 칼질을 하기 시작한 운전자는 끼어들었다가 빠지고 다시 끼어드는 연속적인 ‘끼어들기’로 주변 운전자들을 불편하게 한다.
깜빡이를 켜는 일도 없다. 무조건 자기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나 핸들을 틀어댄다. 차는 지그재그로 도로 위에서 칼질, 혹은 뜨개질을 하다 사고가 나는 경우도 많다. 설마 이 좁은 곳을 끼어들까 하다가 끼어드는 차와 부딪히는가하면 끼어들자마자 급브레이크를 밟아 뒤따르던 차가 추돌하는 경우도 생긴다.
칼질이 횡횡하는 도로는 자유로, 고속도로, 올림픽대로 등 비교적 차량 흐름이 원활한 길이다. 과속을 해야 칼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속이 불가능한 정체도로에서는 칼질이 불가능하다.
이런 차들을 만났을 때에는 멀리 떨어지는 게 상책이다.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막거나 무례한 운전에 항의한다면 추격전을 벌이다가 사고가 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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