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기통 vs 6기통 논란도 가열
국산 2,000cc급 중형 승용차가 때아닌 숫자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그 논란의 내용은 바로 엔진 실린더 숫자와 변속기. 이들 숫자 논란은 GM대우자동차가 중형 세단 토스카를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GM대우는 토스카에 6기통 엔진과 5단 자동변속기를 얹었다. 다른 중형차가 대부분 4기통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 것과는 다른 선택인 셈이다.
GM대우는 4기통보다 6기통 엔진이 성능과 진동·소음면에서 유리한 점을 들어 토스카의 상품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GM대우 관계자는 "성능면에서 6기통이 4기통보다 앞서 있다는 건 이미 입증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00cc급에는 4기통이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는 적은 배기량의 엔진을 6기통으로 만들 경우 연료소모가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 연료효율면에선 6기통이 4기통에 비해 실린더가 많아 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GM대우는 이 같은 연료효율의 불리함을 5단 자동변속기로 극복했다고 설명한다. 4단 자동변속기보다 동력전달 손실이 적은 5단을 채택, 4기통에 비해 낮은 연료효율을 극복했다는 것.
다른 업체 관계자는 "4단과 5단 자동변속기의 차이를 실제 체감하기는 어렵다"며 "5단이라 하더라도 연료효율이 크게 향상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처럼 중형차의 엔진 기통수 및 자동변속기 단수 논란은 판매현장에서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한 판매영업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먼저 엔진 기통수와 자동변속기 단수 차이에 대해 영업사원에게 묻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대비해 회사별로 상대 차종의 단점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데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사실 엔진 기통수 논쟁은 지난 98년 대우 마티즈와 현대 아토스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4기통 엔진을 장착했던 현대는 기통수 논쟁에서 경승용차는 실린더가 많을수록 힘이 좋다는 의견을 내세워 마티즈를 공략했다. 그러나 중형차에는 반대로 실린더가 지나치게 많으면 오히려 부담이 된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에 반해 GM대우는 당시 경차는 3기통이 적당하고, 현재 2,000cc급 중형차는 실린더가 많을수록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서로 입장이 뒤바뀐 것.
당시 대우측은 ‘기통수가 적은 것이 좋다’는 전제 아래 경차는 800㏄의 제한된 배기량과 차체 크기에 적합한 전용엔진을 탑재해 최대의 성능을 발휘하는 게 중요해 3기통이 제격이라고 주장한 반면 현대는 ‘기통수가 많을수록 좋다’며 같은 배기량일 경우 기통수가 많아야 각 기통 당 할당된 폭발력이 작아 소음과 진동이 월등히 개선돼 그 만큼 승차감이 좋아진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지난 98년 당시 경차 엔진 기통수 논쟁은 광고전으로 이어져 양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객관적 근거없이 경쟁사 제품보다 우월한 것처럼 부당하게 비교광고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3개 중앙일간지에 부당 광고사실을 공표하라는 명령을 받은 바 있다.
결국 엔진 실린더 수와 자동변속기 단수의 숫자논란은 이번에도 소모적인 논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어떤 메커니즘이 좋은 지는 소비자들이 판단해야 할 문제가 됐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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